본문 바로가기

다음 여행지를 기약하는 기록

열등감, 자기비하가 나 자신을 잡아삼키려고 할 때

반응형

살면서 열등감 하나 안 갖고 산 사람이 있을까? 내 생각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난 열등감 안 느껴봤다는 사람??????...
짜루짜루진짜루 살면서 열등감 안 느껴보셨어요?
만약 당신이 열등감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다고 한다면, 잘 살고 있는거에요ㅋㅋㅋ


 난 열등감 덩어리다. 뭐 가끔은 열등감이 안 생길 때도 있다. 나 스스로 이뤄낸 성취감이 쌓이게 되면, 지금 이 순간 내가 (남들이 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가 멋져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열등감이 생기는 경우는 보통 내 오만함에서 시작하곤 한다. 한 번도 생각지도 못했던 내가 "만만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내가 세상에서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어라?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성장했었다고????? 아주 경솔하고 오만한 생각이었다. 이론상으론 나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지만, 결국 나도 인간인지라 다른 이들과 비교하게 되는건 어쩔 수가 없다. 

 남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으며 고결하고 무결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스스로 성공을 이뤘다는 사람... 뭐 있겠지?ㅋㅋㅋ 적어도 나는 아니야. 왜냐면 비교가 자동적으로 되지만 안 하려고 노력하는 거고, 다른 대상체를 비교군으로 가지며 따라잡으려고 했는데 간혹 넘을 수 없는 벽이 보이면, '쳇... 이거 원래 내 자신과의 싸움이었거든?' 이라고 합리화할 때도 많았다. 남들과 비교하면 뭐해...라고 말할 수 있다는건 본인도 한 번쯤 비교를 해봤는데 내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라는걸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래, 비교 안 하고 스스로의 삶을 살며 스스로 구원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문득, 돌연,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어떠한 상대를 비교하며 나를 내리는 말을 교묘하게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는 늘 갑자기 온다.) 물론 그 "누군가"가 순수한 의도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말했던 가능성이 클 수 있다. 간혹 순수한 의도가 아닌 채, 나의 역사를 한순간에 바보 취급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자(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말했던 사람)로 생각하고 사는게 내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내려치기로 숨겨두었던 내 열등감이 폭발해서 흥분을 가라앉히느라 애먹었던 적도 있었다. 근데 다들 알잖아요? 이 무리사회에서 사람들이랑 이야기 나누다보면 이런 대화들은 너무 자연스러운거야. 그럼 그 상대가 잘못했다는 지적하는 것보다 내 스스로가 열등감에서 벗어나는게 내 삶에 이롭다는거지.

 열등감에서 비롯된 자기비하, 자기혐오, 자기부정 등을 해소하고 싶다. 어렵지만... 의외로 단순하다. 그 사람의 역사와 내 역사의 다름을 인정해야한다. 사람들은 과정은 대충 알고 늘 결과로 평가한다. 모든 사람이 목표에 도달하는 시기는 전부 다르고, 모든 사람이 태어난 체형과 기질이 전부 다르다. 그 사람의 인생을 똑같이 카피해서 내가 산다 해도, 그 사람 인생과 내 인생은 다르다. 상대의 역사를 인정하고, 내가 쌓아갈 역사를 기대하는 것이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하지만... 단순한게 제일 어려운거 알죠? 말은 누가 못하나? 근데...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이 원래 어려운거다. 계속 나락으로 떨어져 살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살면 된다. 

 자기 자신을 더 몰아붙여서 강해지고 싶다? 위의 역사를 인정함과 더불어, 나를 열등감에 빠지게 했던 그 비교군과 친하게 지내자. 내가 직접 부딪히는 것만큼 확실한건 없다. 

 끝으로, 나는 내가 열등감 덩어리라는 사실이 밉지 않다. 열등감 없는 성장과 발전을 믿지 않는다. 나는 내가 봤을 때, 우리가 허구로 만들어 낸 신조차도 열등감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신이 완전한 존재라면 인간도 완전하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인간은 신에 도달할 수 없게 몇스푼씩 빼고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스스로 가질 수 없는 것은 체념하고,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살자. 가지고 있는 것을 성장시키는 일도 바쁘거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