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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종이에 손가락을 베이게 해주세요.
어쩌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서 무릎에 시퍼런 멍이 들게 해주세요.
바로 눈 앞에서 출근 버스를 놓치게 해주세요.
내가 먹을 밥 안에 머리카락이 들어가게 해주세요.
길을 걷다가 개똥을 밟게 해주세요.
변비때문에 속에서 방구가 부글부글 끓게 해주세요.
....
이런 생활 속 불행들은 제가 다 가져갈테니, 저에게 소중한 것들을 빼앗지 말아주세요.
언젠가 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가진 게 없어서 잃을 것도 없다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는 가진게 참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내 주변의 소중한 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큰 자산 중에 하나였어요.
평생 제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이유로든 우리는 이별을 하겠죠.
저에게 주신 불행을 모두 받을테니, 이별하기 전에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는 행운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 내가 받은 모든 불행마저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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