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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

일의 기쁨과 슬픔(2), 인생에서 가장 후회했던 경험과 그 이유를 기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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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소설은 앞으로 읽자마자 기록해야겠다.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한 번에 8편을 쓰려고 하니 쉽게 지치려고 한다. 오늘 아침에 독서 기록에 대해 읽은 것이 있었다. 독후감은 따로 쓰지 않더라도, 책은 읽고난 후 input이 생기면, 그 input과 내 생각을 더해서 output을 내면 되는 것이다. 나는 그냥 무슨 책을 읽더라도 깨달음을 얻을 필요는 없다는 위로를 받았다. 하지만 다 읽고 여운이 남고, 생각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책을 찾고 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의 기록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오늘의 나의 기분의 기록 또한 이 책과 연관되어 있다. 각설하고 시작!

 

5. 도움의 손길

 나는 서재에 들어가 아주 오랜만에 성경책을 꺼냈다. 낡아서 너덜거리는 표지에 삐뚤삐뚤한 글씨로 '윤실비아'라고 적혀 있었다. 고향 집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에 우리 지역에서 가장 큰 성당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곳에 다니면서 세례도 받았다. 하나때는 성가대 활동도 했었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공부한다는 핑계로 성당에 나가지 않았고 그 후로는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었다. 이제는 어디 가서 천주교신자라고 말하지도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성경책은 버리기가 좀 그래서 관성적으로 계속 가지고 이사를 다닌 것뿐이었다. 가름끈이 끼워져 있는 곳을 펼쳤더니 루카복음 16장 19절이 나왔다. 
 '예전에 부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화사하고 값진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그 집 대문간에는 사람들이 들어다 놓은 라자로라는 거지가 헌데투성이의 몸으로 앉아 그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했다. 더구나 개들까지 몰려와서 그의 헌데를 핥았다.'

 주인공은 결혼하고 7년 후, 내집장만을 했다. 전세로 살던 시절 마음대로 인테리어를 바꿀 수 없었던 설움을 내 집에선 맘껏 뽐냈다. 원하는 인테리어로 한땀 한땀 꾸며놓으니 아끼고 싶은 마음에 청소를 꼼꼼히 하고 싶었지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그래서 동료의 추천을 받고 가사도우미를 불렀다. 

 가사도우미를 부를 때마다 잘 청소하는지 믿지 못해 늘 연차나 반차를 쓰고 집에 머물면서 가사도우미들이 청소한 흔적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맘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어느 날 네번째 도우미 아주머니는 완벽하게 청소를 끝내놓았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왜 애를 안 낳냐고 오지랖을 부리는 둥, 살림살이에 대한 지적이 넘쳤다. 하지만 청소는 완벽했다. 그 것 하나만이 그 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할 이유였다. 

 어느 순간부터 아주머니는 빨래부터 시작해서 자꾸 주인공 눈에 거슬리게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늦게 오고 정시 퇴근하고, 돈은 더 받으면서 괜히 청소는 설렁설렁하고.. 그래서 마지막 기회를 주려고 한 날, 아주머니는 다른 집이 더 자주 불러서 거기 가기로 했다면서 먼저 선수쳐서 그만 두었다. 처음 아주머니 고용했을 때, 업체에 연회비를 안 내도 되게 해놓고 그만두기 전에 "참. 아마 업체에서 전화가 갈 거에요. 연회비 내라고."...

 

6.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연봉도 많이 올랐다. 2,663만원. 그러면 이제 세후 월 201만원. 월세 50, 관리비 7, 공과금 10, 인터넷 1, 핸드폰 요금이랑 할부금 7, 남친은 없지만 혹시 모를 언젠가를 대비한 결혼자금용 적금 55, 그리고 이번에 취직 축하 겸 오랜만에 만난 학교 선배를 통해 가입한 환급형 보험고ㅘ 실비보험이 12, 새 블라우스랑 구두, 치마, 바지 하나씩 해서 17, 마트에서 식재료랑 생활용품 이것저것 장 보ㅗ면 7, 이렇게 쓰고 나면 남는 게 35. 앞으로는 교통비 포함 하루 만천원씩 쓰는게 목표였다. 그런데 회사가 한남동이라 조금 걱정이었다. 구내식당이 따로 없어서 점심을 매번 사 먹어야 하는데, 한남동은 예쁘고 우아한 레스토랑이 많지만 대부분 비싸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저렴한 밥집이 잘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어떻게든 하루 만천원은 지켜야 하는데......
 큰일났다. 겨땀이 나고 있어. 황급히 왼쪽 팔을 들어 겨드랑이를 확인했다. 엷은 민트색 블라우스가 어느새 짙은 초록색으로 동그랗게 젖어 있었다. 

 최고기온 39도, 사상 초유의 폭염인 날씨에 주인공은 첫출근을 앞두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너무 더워 곁땀이 넘쳐 흐른다. 그 와중에 "TAKE OUT시 아메리카노 2,000원"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주인공은 매일 11,000원만 써야하는데 오늘의 더위와 첫출근을 위해 2,000원을 소비하려고 한다. 

 아니, 근데 이게 웬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4,500원이다... 사장은 이탈리아에서는 여름에도 다들 뜨거운 커피만 마신다며 너스레를 떤다. 주인공은 어쩔 수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구입한다. 버스가 도무지 잡히지 않는다. 첫날부터 지각해서는 절대 안된다. 그래서 택시를 탔다. 택시비 8,000원. 회사 건물 안에 들어서는 순간 그 건물 다른층에 이탈리아 대사관이 있는데, 그 대사관 직원과 눈을 마주쳤다. 너무 멋있다. 한순간에 10,000원이라는 거금을 쓰게 됐지만, 그녀는 첫출근에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며 힘차게 나아간다. 

7. 새벽의 방문자들

 그 남자, 김은 굴지의 대기업 본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곧 서른을 앞두고 있는 여자를 제법 어리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이가 많다는 점을 제외하면, 여러모로 괜찮은 남자였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구김 없는 성품에,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유머 감각. 그리 빼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특별히 흠잡을 만한 단점도 없는 멀쩡한 체격과 무난한 얼굴. 여자는 이 '무난하다'는 평균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얼마나 희소한 것인지를 해가 지날수록 체감하고 있었다. 여자의 친구들은 모든 면에서 모나지 않고 안정적인 김을 소개받은 여자를 부러워했다. 물론 여자도 그런 김이 마음에 들었다. 결혼하게 되면 부모ㅗ가 자신의 명의로 마련해둔 삼십평대 아파트에 들어가 살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할 때나 금요일 퇴근 시간에 회사 주차장에서 가장 좋은 차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을 때만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퇴근 후에 단골 와인 바에서 만나 회사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다정한 눈빛으로 들어줄 때도, 통화 중에 아이스크림을 한통 사들고 와 있을 때도, 여자는 분명 김을 사랑한다고 느꼈다. 
 다만 그와의 결혼을 미루고 피하다 결국 헤어지게 된 것은 그런 장점들로는 설명이 잘 되지 않는, 아직까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였다. 누구에게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었고 누군가 이해해주길 바라지도 않았다. 굳이 표현하자면 김과 함께 있으면 어딘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갑갑한 기분이 들어서였다. 단지 그런 모호한 이유로 김과의 결혼을 포기한 여자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고 굴러들어온 복을 차버렸다고도 했다. 네 주제에,라는 말도 들었다. 여자는 그런 말들을 흘려보낼 정도로 덤덤하지는 못 했다. 

 주인공은 포털 사이트의 관계사에서 근무하고, 최근 맡게 된 일은 댓글 모니터링 업무였다. "100% 여대생 만남 보장. 상상 그 이상의 섹*스! 만족하실 때까지 책임지겠습니다. 집이나 모/텔로 직접 보내드립니다. 최선의 가격에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3시간 5만원, 긴 밤 10만원, 횟수는 무제한! A급만 있으니까 골라 드세요." 뭐 이런 댓글들을 수동으로 지우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차, 연봉, 집안, 키 뭐 다 보통 이상의 수준을 지닌 남자친구와 교제를 하다 아무 감흥을 느낄 수 없어 헤어졌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이별을 탄식했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친구 김과의 감흥없는 섹스를 생각하면 금방 그 이별의 잔재가 무뎌진다. 그녀는 김과 헤어진 뒤, 낡은 오피스텔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 건물은 2동을 마주보는 쌍둥이 건물이었다. 

 어느 날, 그녀의 집 초인종을 낯선 사람이 자꾸 눌렀다. 그녀는 이불을 뒤집어 쓰며공포에 떨었다. 다음 날도 또 다시 초인종이 울렸는데,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남자는 번호 키까지 계속 누르면서 시도했다. 그러다가 안 되자 남자는 돌아갔다. 낯선 남자의 방문 이후, 그녀는 잠금장치를 두 개 더 달았고, 고장나 있던 비디오폰도 수리했다. 그래서 그 새벽의 방문자들이 찾아올 때마다 인터폰에 찍힌 그들의 얼굴을 프린트해서 붙여두었다. 여자는 그들이 성매매를 하러 찾아온 남자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별일 아니라고 주문을 거는 듯한 태연함, 남에게 들키기 싫은 일을 할 때의 부끄러움, 돌연 술이 확 깨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의 주저함, 그러면서도 어쨌든 곧 벌어지게 될 눈먼 섹스에 대한 설렘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얼굴들. 어느 날, 그녀의 전남자친구 김이 찾아왔다. 그는 그녀가 새로 이사간 집이 어딘지 모른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새벽의 방문자들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들이 잘났다고 칭송했던 그를 이런 곳에서 마주쳐 기분이 묘했다. 그녀는 A동 1204호에 사는데, 쌍둥이 빌딩인 B동 1204호를 착각하고 오는 것이 아닌가 해서 확인하러 갔다. B동 1204호 여자도 주인공과 같은 일을 너무 많이 당했는지 이미 짜증이 난 상태였다. 


8. 탐페레 공항 

 Do not bend(Photo inside)
 말 그대로 노파심이라는 게 이런 걸까. 사진이 지구 반대편 먼 길을 거쳐가는 동안 행여나 구겨질까, 노인은 많이 걱정했던 것 같다. 나는 시리얼 상자를 가위로 자르고, 그것을 풀로 사진의 뒷면에 단단히 붙이는 노인의 모습을 상상했다. 하얀 밤, 태양이 뭉근한 빛을 내는 창가에 앉아 가위와 풀과 사진 그리고 편지 사이를 천천히 오가며 더듬거리는 노인의 쭈글쭈글한 손을.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오래 울었는데도 이상하게 진정이 잘 되지 않았다. 심장이 물에 뜬 듯 출렁이는 것만 같았다. 나는 봉투 안에 든 편지를 꺼내서 펼쳤다. "글씨를 힘차게 쓰던 용감한 한국의 숙녀분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엇구나. 나는 마치 그 편지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노인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한줄 한줄 읽어내려갈 때마다 알 수 없는 곳을 향한 미안함의 눈물이 자꾸 흘렀다. 편지의 끝에는 연락하고 지내자느 말과 함께 숫자 열세개가 적혀 있었다. 노인이 전화번호까지 적어줬었어? 왜 나는 이런 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대체 왜.

 주인공은 다큐멘터리 피디가 꿈이다. 하지만 그녀는 해외연수 한 번 다녀오지 않은 평범한 스펙을 가진 졸업반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해외연수를 갈 돈이 없기 때문에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했다. 그녀가 준비했던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에 필요한 모든 과정들이 큰 결정이었고, 큰 도전이었고, 큰 이벤트였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남들 다 하는 것 했던 과정 중 일부인 것에 씁쓸하게 느껴졌다. 

 아일랜드로 가기 전, 핀란드의 탐페레 공항에서 환승을 했다. 그 때, 만났던 노인이 영어로 말을 걸어왔는데, 노인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노인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노인 가는 길을 도왔다. 노인은 주인공에게 제안을 했다. 공항에만 있으면 핀란드에 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되지만 공항 밖으로 나가면 핀란드에 와본 적이 있는 사람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노인과 함께 공항주변을 걸었다. 그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했다. 그는 그녀에게 핀란드의 오로라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리고 노인은 그녀를 필름 카메라로 찍어주고, 그녀는 노인을 DSLR 카메라로 찍었다. 

 그녀는 삼개월간의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노인의 편지를 받았다. 그녀는 답장을 하려고 했는데, 학기가 시작하니 바빠 부치지 못하고 미루게 되었다. 그녀는 마지막 기말고사를 앞두고 나니 답장하려는 마음 자체를 거두었다. 그녀는 외주 제작사에서 취업을 했고, 월급이 밀리고 고생만 해서 피디의 꿈을 접었다. 그리고 부전공이었던 경제학으로 소문난 식품회사 회계팀에 취업했다. 연봉계약서에 서명하던 순간, 4대 보험, 상여금, 특근수당, 연차, 실비보험 같은 단어들이 푹신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 신입 피디 채용 공고 자막을 보고, 다시 한 번을 꿈에 도전을 해보려 했다. 자기소개서 중 한 문항은 "인생에서 가장 후회했던 경험과 그 이유를 기술하시오."라고 했다. 그녀는 브라우저 창을 닫고 노트북을 꺼벼렸다. 그녀는 집에 가서 그녀가 받았던 노인의 편지를 열어 보았다. 그녀는 그 편지를 읽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노인이 죽었을지 모르지만 편지 뒤에 있던 전화번호로 노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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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의 손길>에서 주인공은 결혼한지 몇 년만에 얻은 자신의 집을 본인 취향 가득 담은 인테리어로 집을 꾸미고, 자신이 이루어낸 것을 지키기 위해 가사도우미를 쓴다. 가사도우미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용돈을 주거나 신세지지 않기 위해 조금 더 값을 많이 쳐주는 곳으로 옮긴다. 누구에 이입한들, 내가 돈주고 누군가를 고용한다는 것과 내가 돈을 받고 어딘가에 일한다는 것은 오로지 내 입장만 생각하는 법.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에서 첫출근의 힘찬 발걸음이 느껴진다. 중고신입인만큼 사회생활 좀 해본 사람이다. 그녀는 빠듯한 월급에 지출할 곳은 너무 많다. 매일 11,000원씩만 사용해야하는 그녀는 첫출근에 10,000원이라는 금액을 써버렸다. 그렇게 계산해놓은 것이 애석하지만, 그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고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일하는 직원을 보며, 이탈리아 여행을 꿈꾼다. 우리는 꿈을 꾸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닐까?

 <새벽의 방문자들>은 처음 읽었을 때, 갑자기 공포스릴러인가? 싶었다.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가장 웃픈 현실을 잘 표현해낸 작품같았다. 여자는 뛰어넘게 잘나야 잘난 사람인데, 남자는 얼추 조건이 갖춰지면 멋지고 아까운 남자가 된다. 그렇게 고고할 것만 같았던 남자도 결국엔 돈주고 하는 관계에 목매는 남자들 중 하나였다. 

 <탐페레 공항>은 모든 내용들이 내 마음을 울렸다. 내가 바쁘다고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것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주인공이 후회했던 것은 과연 노인에게 편지를 부치지 않아서 였을까? 주인공은 남들 다 가는 어학연수를 갈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해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워킹홀리데이도 1년도 채 채우지 않고, 딱 방학에만 다녀올 수 있게 3개월을 다녀왔다. 하지만 그 워킹홀리데이를 가는 과정은 인생에서 큰 도전이었다. 남들에게는 비루하게 보일 스펙 한 줄에 불과하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노력을 스펙 한 줄로 정리했다. 하지만 탐페레 공항에서 노인과 있었던 순간과 대화는 내 인생에서 나 자신만이 존재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노인이 보냈던 편지는 그 순간의 나였다. 나만을 위해 꿈을 꾸던 나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나 자신을 홀대하며 현실을 보고 달려왔다. 내 생각엔 노인에게 편지를 바로 부치지 못한 그 때가 후회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는 노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그 순간 꿈꾸던 자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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