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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n Prisa, Sin Pausa
그냥, 책

<미키7>, 애드워드 애슈턴 | 합법적으로 하는 생체 실험...

by 조잼 2025.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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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교보문고
출처: 내 노션

 

드디어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 개봉!!!!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화 후기를 올리기 전에, 2023년에 작성했던 내 원작 리뷰를 업데이트 하려고 한다. 


 

 

인류는 내 삶의 축이 된 의문을 오랫동안 탐구해 왔던 모양이다. 첫날, 방사선 노출로 완전히 파괴될 위험이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 뒤, 젬마는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를 꺼냈다.
”상상해 봐요. 어느 날 테세우스가 전 세계를 항해하는 여정을 시작했어요.”
”좋아요. 내가 이 이야기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테세우스가 누구죠?”
”지구의 고대 영웅이에요. 아주 옛날 옛적 이야기예요. 디아스포라가 일어나기 3000년 전 이야기죠.”
”흠. 그런데 전 세계를 항해했다고요?”
”맞아요. 테세우스는 나무로 만든 배일까요? 아닐까요?”
”멍청한 질문이네요. 당연히 같은 배죠.”
”좋아요. 만약 배가 폭풍을 만나 산산조각이 나서 다시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완전히 새로운 배를 지어야 하면요? 그래도 여전히 같은 배인가요?”
”좋아요. 만약 배가 폭풍을 만나 산산조각이 나서 다시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완전히 새로운 배를 지어야 하면요? 그래도 여전히 같은 배인가요?”
”아니요. 그건 오나전히 다른 경우죠. 배 전체를 다시 지었다면 테세우스 2호가 되겠죠. 후속작인 셈이니까.”
젬마는 팔꿈치를 식탁에 올리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래요? 왜죠? 모든 부품을 하나씩 하나씩 다 뜯어 고쳤을 때와 한 번에 배 전체를 다시 지었을 때가 어째서 다른가요?”
나는 답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 임무를 맡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에요. 당신이 바로 테세우스의 배라고요. 사실 우리 모두 그렇죠. 지금 내 몸을 이루는 세포 중에서 10년 전에도 존재했거나 몸의 일부였던 세포는 없어요. 당신도 마찬가지죠.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 지어져요. 한 번에 한 부분씩 수리되는 셈이죠. 당신이 이 임무를 맡게 된다면당신은 한꺼번에 새로 지어지는 셈이에요. 하지만 결국 똑같지 않나요? 익스펜더블이 재생 탱크에서 나오는 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천천히 진행될 일을 한 번에 처리하는 셈이에요. 기억이 남아 있는 한 진짜 죽은 게 아니에요. 비정상적으로 빠른 리모델링을 할 뿐이죠.”

 

<줄거리>
주인공 미키7은 익스펜더블로 탐사에 자원한 미드가르드인이다. 미키7은 지난 기억을 담은 데이터를 미리 저장해놓고, 목숨을 건 실험에 참가해 죽게 되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되어있는 바이오를 통해 다른 몸으로 다시 태어나곤 한다. 이름이 미키7인것은 이미 6번은 죽었다는 뜻이다. 이름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항성을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체가 필요한 데, 그 실험체 자체가 익스펜더블이다. 보통 범죄자들이 후보로 나오지만 미키7은 어이없게 불어난 빚 때문에 죽을 위험에 처하자 ‘불멸의 삶’을 선택했다. ‘불멸의 삶’이라고 불리지만 끊임없이 고통을 겪으면서 생을 마감하는 실험체일 뿐이었다. 미키 반스도 그걸 모르고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미드가르드의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는데, 마침 도피처가 생겼을 뿐이다. 새로운 개척지 후보인 이 행성의 주인은 땅 밑에 살고 있는 거대한 거미같이 생긴 크리퍼들이다. 어느날 미키7은 크리퍼들의 구멍에 빠지게 되어 미르가르드 시절부터 친했던 베르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절친은 구하러 오지 않았고, 여자친구 나샤는 구하러 가겠다 했지만 그녀가 다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미키7이 죽으면 미키8로 부활을 하게 되어 있다. 미키7은 사망처리가 되었고, 크리퍼는 미키7을 살려 밖으로 보내주었다. 미키7과 미키8은 각자의 삶을 나누어 고군분투하게 살게 되는 이야기다.

철학, 과학 그리고 유머가 담겼던 책

SF 소설의 장점은 과학적 주제를 바탕으로 인간의 사고방식, 감정 변화 등을 다채롭게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시점은 지구가 멸망하고 3000년이 지난 시점을 말한다. 인류는 멸망과 과학 발전, 생존을 통해 많은 역사를 쌓아 왔고 그 삶에 대한 사고 방식도 많이 바꼈으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사랑, 존경, 배신, 혐오, 차별,… 등 그 많은 세월의 변화에도 인류의 사고는 크게 변치 않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분명 내 머릿속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면, 그 데이터를 이용해 몸만 바꿔 불멸을 꿈꿀 수도 있는 일이 크게 멀지 않게 느껴진다. 이런 소재는 영화에도 다른 작품에도 많이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개척지를 탐사하는 동안, 주인이 있는 땅의 생명체가 벌레 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지성이 없을거라 오해했던 오만함을 미키7이 현란한 협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던 것도 재밌었다.

<미키7>과 동시에 <코스모스>를 읽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접목되는 부분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물론, 과학적으로는 당연한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코스모스>에서 다루고 있는 우주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 생명체가 살기 위한 조건 등에 대해서 표현할 때, <미키7>을 읽으면서 많은 이해가 됐던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나 칼 세이건은 물, 칼슘, 그리고 각종 유기 분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나와 거의 동일한 분자들로 구성된 집합체이면서, 단지 나와 이름만 다를 뿐이다. 그러나 이것을 전부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이상하다. 분자가 나의 전부란 말인가?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고 언짢아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나는 우주가 분자들로 구성된 하나의 기계를 인간과 같이 복잡 미묘한 존재로 진화하게끔 허용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고양된다. …. 해럴드 모로위츠가 한때 재미있는 계산을 한 적이 있다. 사람 한 명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각종 분자 물질을 화공 약품 가게에서 구입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나 알아봤더니, 약 1000만 달러라는 계산이 나왔다. 내 몸값이 이 정도 나간다니 기분이 약간은 좋다. 그러나 필요한 분자들은 다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그냥 병 안에 넣고 흔들어 섞는다고 해서 거기서 새로 사람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능력을 훨씬씬 넘는 일이며, 이 점에 있어서는 앞으로 아주 긴 기간동안에도 인간의 능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다행히 이보다 훨씬 싸게 먹히면서 사람을 아주 신통하게 잘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의 ‘5장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중

마샬이 내게 여러 번 강조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인간을 만들려면 엄청난 자원이 든다. 특히 칼슘과 단백질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하지만 그 밖에도 첨가해야 할 성분이 한둘이 아니다.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바이오 프린터에 잔뜩 넣을 수도 있지만, 필요한 영양분을 채우려면 밀, 소고기, 오렌지 따위가 산더미만큼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폐기물도 엄청나게 발생한다. 개척지 전체가 굶주리고 있는 마당에 찌꺼기로 음식을 만들어 내지 않는 이상 어마어마한 자원을 낭비하는 셈이다. 에드워드 애슈턴, <미키7> ‘17장’ 중

죽을 위기가 발생할 때 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는 그 삶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인가?

미키7은 여섯 번의 삶을 고통스럽게 끝나는 동안, 매번 죽고 싶지 않았고 그 죽는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내면이 같더라도 자신은 미키1~6과는 같은 역사를 갖고 있는 미키7이지만, 미키8은 미키7의 삶을 모두 흡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미키7이 자신의 데이터를 6주 동안 백업하지 않은 상태로 미키8을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아마 ‘테세우스의 배’를 예로 들 수 있지 않을까? 미키8과 미키7은 미묘한 차이로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다른 객체가 되어버렸다. 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

나는 딱히 영생의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그런 삶을 살게 된다면, 언제나 나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내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없다고 믿는다. 나도 아마 일종의 나탈리스트(작품 내용 중 ‘불멸의 삶’을 믿지 않는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지 않을까? 물론 복제를 할 순 있겠지만 그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역시 SF와 철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건가?

#비슷한 작품

인간의 머리를 백업할 수 있는 “보석”이라 불리는 장치를 심어놓았다. 일반 사람의 뇌를 ‘교사’라고 부르고, 그 교사는 “보석”을 가르친다. 그럼 보석은 그것을 습득한 뒤, 인간은 뇌를 ‘전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전환’이란, 본래의 뇌와 보석과 역할을 바꾸는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로봇의 뇌를 갖게 될거란게 싫었기 때문에 ‘전환’을 계속 피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전환을 하자, 그는 60세가 되어서야 전환을 시도했다. 그렇게 전환이 되어도 그는 끝내 사랑을 하고, 새로운 몸이 바껴도 예전의 기억을 다시 가질 수 있었다. 몸은 바뀌는 영생을 누리게 된 것이다.
새로운 몸을 가진 그는 최초의 그보다 이미 많은 시간을 걸친 뒤였다. 최초의 그는 고대유물 화석이 되었고, 보석의 메모리의 한계가 있었기에 그 전에 기억들은 없어져 간다. 결국 영생이라고 불리는 그 시스템 또한 나의 조상을 만들어내는 똑똑한 유전자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 <내가 행복한 이유> 의 ‘내가 되는 법 배우기’ 중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차기작

[EN:터뷰]소설 '미키7' 저자 "봉준호 감독, 나보다 내 책 더 잘 알아"

 

[EN:터뷰]소설 '미키7' 저자 "봉준호 감독, 나보다 내 책 더 잘 알아"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사를 새롭게 쓴 봉준호 감독이 차기작으로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SF영화를 선택했다. 소설 '미키7'은 복제인간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주인공을 통해 정체성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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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사를 새롭게 쓴 봉준호 감독이 차기작으로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SF영화를 선택했다. 소설 '미키7'은 복제인간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주인공을 통해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계급 간의 모순을 파고든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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