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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화

솔트번(Saltburn; 2023) 배리 키오건 주연 | 인싸가 되기 위한 아싸의 발악

by 조잼 202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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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MDb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는 <솔트번>, 한국에선 아마존 프라임을 구독하지 않아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다. 하와이에 온 김에 한 번 시청해본 영화. 한국어 자막은 지원하지 않아서 영어로 이해한 대로 적어보았지만, 내용과 좀 다를 수 있다는 점 유의하길 바란다. 

 이번 영화는 아주 징그러웠다. 무슨 살인귀가 씌인 주인공도 아니었고, 잔혹하지도 않았지만 주인공 올리버의 행동 하나하나가 징그럽기 그지없었다.... 그만큼 연기를 잘하는거겠지? <솔트번>은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많은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같다. 

 


 

 

 올리브(배리 키오건)은 처음엔 펠릭스(제이콥 엘로디)의 이목을 끌고 싶었다. 펠릭스는 외모면 외모, 옥스퍼드 대학생이니 학력이면 학력, 인기면 인기, 집안이면 집안, 안 갖춘게 없는 알파메일 그 자체였다. 펠릭스가 가진 인기, 친구들을 한 번 옆에서 곁다리로 누려보니 확실히 알았다! 매우 짜릿하다는 사실을!!! 하지만 펠릭스 이름을 걸지 않으면, 결코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올리브는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심각한 중독 문제를 앓고 있었다고 이야기하자, 펠릭스는 올리브를 자신의 본가 "솔트번"에 초대한다. 

 

 

 펠릭스의 집을 가니 궁전같은 집, 쿨한 가족들, 도도한 집사까지 그가 갖고 싶었던 것들이 가득차 있었다. 올리브는 그의 가족들에게 접근하여 펠릭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올리버는 펠릭스를 너무 사랑했고, 갖고 싶었고 소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암만 봐도 이성애자같았고 자신이 성적으로 다가가면 바로 혐오할 게 분명했다. 일단 그를 차지하기 위해선 가족들을 꼬시면서 자리잡는게 나았겠지. 확실히 올리버는 전액장학금을 탈 정도로 똑똑한 친구라서 그런지 뉠자리가 어딘지 잘 아는 전략가였다. 먼저 외로움과 싸우고 있는 여동생에게 접근 성공, 예술을 좋이하는 아버지에게 접근 성공, 과거의 명예로운 모델을 회상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접근 성공, 올리버를 쫓이내기 바빴던 팔리를 쫓아내기 성공!!!! 

 

 

 그러나 거짓말이 계속 되면 꼬리가 잡히기 마련이다. 결국 펠릭스는 올리버가 숨긴 비밀을 일아버렸다. 올리버의 부모님은 중독 문제와는 거리가 멀어보이고 아버지는 살아계셨다. 어릴 때부터 관심을 받지 않은 아이치곤 그의 본가의 잘 가꾼 정원만큼이나 사랑을 많이 받은 아들이었다. 이미 그렇게 부족하지 않은 집의 아들래미였지만, 펠릭스에게 얼마나 많은 욕망을 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올리버는 어떻게서든 다시 펠릭스 옆에 있고 싶었다. 하지만 펠릭스는 자신의 집이 얼마나 공허한지, 얼마나 어두운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올리버가 숨겼던 비밀은 마치 기만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오히려 올리버를 용서할 수 없었겠지. 영영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잡히지 않을 것 같은 펠릭스를 결국 죽여버린 올리브. 그렇게해서라도 가졌어야 했고,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에 고백한다. 그를 정말 사랑했고, 증오했다고. 살아서는 가질 수 없었던 그였기에 펠릭스의 무덤에서 올리버는 흙더미를 부여잡으며 가져보았다. 

 

 

 그렇게 그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펠릭스의 여동생 베네티아를 죽이게 된다. 베네티아는 이미 올리버가 이 집에 들어오고 공허했지만 평화로운 집에 혼란이 찾아온 것처럼 느꼈던 것 같다. 사촌 팔레도 가만히 잘 기생했었는데, 올리버로 인해 쫓겨나게 되었고 사랑하는 오라비도 갑작스럽게 죽었기 때문이다. 펠릭스의 아버지는 마치 올리버가 스파이더맨 같다고 말했다는데, 베네티아는 그가 나방같다고 말했다. 아마 이 포인트가 올리버를 열받게 만들었던게 아니었을까? 스파이더맨은 너드같지만 여기저기 등장하는 주인공같은 느낌이라면, 나방은 정말 있으나 없으나 크게 상관은 없는데 은근 거슬리는 존재다. 올리버는 솔트번에서 자신의 역할이 그저 나방에 그친다고 느끼는 베네티아를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여튼 펠릭스의 아버지가 쎄한 느낌이 찾아왔나보다. 돈 줄테니까 이 집에서 제발 나가라고~ㅋㅋㅋ 그랬던 아버지는 심장이 멎어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 된다. 그 틈을 타 평소에 자신을 신임했던 엘스페스(펠릭스의 어머니)에게 접근한다. 그녀를 통해 펠릭스의 집안 재산은 모두 가장 가까운 올리버에게 갔고, 엘스페스는 올리버에 의해 죽게 된다. 그렇게 올리버는 자신이 차지한 펠릭스 패밀리와 솔트번을 나체로 누리며 춤을 추며 끝이 난다. 

 


 

 그는 잘 자란 가정, 전액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옥스퍼드 학생이지만 늘 목말랐던게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의 관심.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 너드들끼리 몰려 다니는게 너무 싫었다. 대학에 오면 자신의 위치가 조금은 달라져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너드 중의 너드였다. 마침 잘나가는 펠릭스를 보고 그를 동경하면서도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올리버의 두가지의 욕망을 품었다고 생각이 든다. 인싸가 되고 싶은 욕망, 펠릭스를 갖고 싶다는 욕망. 이 두가지 욕망들이 겹쳐져 자신의 배경을 속이고, 펠릭스를 포함한 그의 가족들을 죽음으로 소유하게 된게 아닐까 싶다. 그는 솔트번을 차지하고 결국 관심을 얻게 되었을까? 

 내 생각엔 YES, 그는 충분히 솔트번의 소유주가 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파티를 열 수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파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약에 쩔고, 술에 취해 목적없이 방문할 뿐이다. (올리버의 생일파티에서 생일 축하해야 하는 대상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대목에서 알 수 있다.) 결국 재산도, 관심도, 펠릭스도 전부 차지하게 된 올리버의 이야기. 주인공이 너무 크리피하게 연기를 잘해서 너무 징그러웠다......

 

이미지 출처:
https://film-grab.com/2024/01/01/saltburn/
 

Saltburn

[Emerald Fennell • 2023]

film-gr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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