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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화

스페이스 카뎃(Space Cadet, 2024) | 금발이 너무해 절망편

by 조잼 202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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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간 가까이 되는 비행 시간 동안 평소에 찾지 않는 영화를 본다는 것은 나에게 특별한 모험과도 같은 것이다. 엠마 로버츠의 로맨틱 코미디는 여러 편 봐왔기에 어느정도 신뢰를 갖고 선택한 것도 있었지. 그래서 이 영화를 추천하냐구?????? NOOOOOOO!!!!!

줄거리
 플로리다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 렉스(엠마 로버츠). 그녀의 꿈은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이었고, 학창시절 조지아 공대 전액장학금을 받고 들어갈만큼 영특했다. 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인해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할 수 없었고, 그녀는 바텐더가 되었다. 어느 날 동창회에서 우주항공 사업을 시작한 어린 시절 라이벌을 만났고, 그를 보며 나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욕망이 끓어올랐다. 그래서 나사에서 화성으로 갈 4인의 희망자로써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나사에 합격하게 됐는데, 알고보니 렉스의 친구 포피가 경력을 부풀리다 못해 속여서 다시 작성한 뒤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렉스는 같은 꿈을 가진 동료들과 공부하고 훈련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녀의 거짓말은 계속 되는데.....

 

우리는 모두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다. 우린 모두 같은 우주먼지다. 

 

 맘에 들었던 장면은 단 하나, 우리는 모두 같은 물질로 만들어진 인간이므로,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말자. 할 수 있다! 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저 대사가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비행기에서 급하게 따라적었을 뿐...ㅋㅋ) 나름 렉스(엠마 로버츠)가 다른 경쟁자에 비해 배움과 경력이 부족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기 암시를 하는 내용에 불과하지만 난 이런 장면을 생각보다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칭찬하고 싶은 장면은 오직 이것뿐....;;;


 

 

  경력 뻥튀기를 하고, 속이고 들어간 렉스. 그녀의 룸메이트에게 과외를 받으면서 폭풍 성장을 하고 있지만 결국 룸메는 떨어졌고, 렉스는 최후의 4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걸 보면 꽤나 렉스는 주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플로리다에서 렉스의 친구 포피는 그녀를 위해 경력 뻥튀기도 해주고, 추천인 행세도 열심히 해줬다. 룸메이트 이름은 생각 안 나지만 몸매 관리를 부탁하면서 공부를 가르쳐줬다. (말도 안되는 딜...) 나름 렉스는 사람들에게 편견없이 친절했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진심을 다 했기 때문에 이런 도움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근데 일단 속여서 나사에 들어간 것부터가 진정성이 떨어졌다!!!

 

 

첫눈에 반해버리는 로건과 렉스의 3류같은 러브 스토리, 너무 예쁜 여자가 똑똑하기까지 하다니! 금발이 너무해 우주항공사 버전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금발이 너무해가 여전히 명작인 이유는, 엘은 자신을 속이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의 차별 속에서 스스로 성장했고 증명했다. 내가 금발이 너무해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렉스의 눈속임과 어줍잖은 러브스토리는 오히려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을 욕보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늦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늦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가 되기는 커녕, 어거지로 밀고 들어가서 자신의 자리를 증명하면 된다는 어거지 교훈 영화ㅋㅋㅋ

 

 

 그렇다고 렉스가 정말 나쁜 캐릭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위기의 순간들을 잘 모면하려는 렉스의 모습은 그녀의 따뜻한 모습과 리더같은 면모를 보여주고, 환상적인 팀워크의 킥이 되어주는 것 같이 보인다. 이로 인해, 기회가 없었던 것이지 그녀에겐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차라리 부풀리지 않고, 그녀가 영화 초반에 보여줬던 자신만의 독특한 행보로 나사에 들어갔다면 나에게 좀 더 진정성있는 영화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이미 그녀는 조지아 공대에 전액 장학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10년 동안 여러가지 일들로 공부를 끝내지 않았음을 서사를 만든 뒤에 10년 동안 쉬지 않고 사회를 위해 어떤 일들을 행해왔는지 설명하면 충분히 멋진 캐릭터가 될 수 있었다. 어차피 영화라면, 그런 드라마같은 서사를 받아줄 나사 캐릭터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관객이 있었을텐데 말이다. 왜 속였냐구!

 

 

 로건(루서;넷플릭스 엄브렐라 아카데미)가 연기하는거 너무 오글거려 미쳤다. 영국 발음이 이렇게 장난같고 듣기 싫을 수 있는거냐고. 근데 실제로 로건 역을 맡은 톰 호퍼는 영국 런던 출신이라고 한다;;; 그냥 나는 로건의 역할이 꼴보기 싫었던 걸까?ㅋㅋ 징그럽게 참가자에게 첫눈에 반하질 않나, 렉스의 추천인들에게 다소 공정하지 못한 태도로 자꾸 전화하질 않나...;; 렉스의 경력을 검증받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렉스를 뒷조사하는 듯한 징그러움 대폭발!

 

 

“움직일 여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움직인다” 팸이 은근 아량이 넓다. 렉스의 지식보다는 돈많은 친구까지 끌어올만한 그녀의 야망을 높게 샀다 아… 진짜 아무리 여성서사 드라마를 좋아한다지만 너무 짜치는 스토리였다구... 그렇게 유능한 사람들만 다 모아놓은 나사에서 백업 플랜 하나 두지 않았다는 것도 열받고, 그렇게 공정한걸 좋아하는 팸도 나사 돈이 안 들어가고 다른 회사 우주선을 사용할 수 있다니까 오케이~ 해준 것도 어이없고ㅋㅋㅋ!!! 그리고 우주에 도착하고 플로리다걸의 악어잡는 힘을 발휘하기! 고스펙이고 유능한 동료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 생각도 못하고 우주선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로건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너무 어이없었다. 


 결말은 친구 우주 회사에 취업힌건 꽤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여튼 뭐가 됐든 꿈은 이뤘다. 결과나 과정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것이 나에게 불쾌한 골짜기였냐면 충분히 렉스는 자신의 철학과 신념, 꿈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것을 언젠가부터 멈춰왔다. 자신의 현위치는 바텐더인데, 내면의 깊은 꿈은 우주비행사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모순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사람들 앞에서는 쿨한 금발 미녀의 매력을 뽐내듯 굴지만, 자세히 알면 깊은 내면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너드 행세.... (아... 이거 거울 효과인가보다ㅋㅋㅋ 내가 이렇게까지 꼴보기 싫어하고 긁혔다니!) 솔직히 엠마 로버츠의 영화를 자주 접하진 않았다, 즉 빅 팬은 아니다. 내가 봤던 두 편의 영화 <와일드 차일드(2008)>, <홀리데이트(2020)>을 본 것을 토대로 말하자면, 쿨한 미녀의 진지한 내면을 보여주는 캐릭터 솔직히 진부하다. 이미지 변신한 작품이 있는지 다른 작품도 한 번 봐야겠다.

 오랜만에 망작을 보니, 너무 신나게 글쓴 것 같다. 나에게 명작과 망작은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다. 애매한 영화를 보느니, 명작이나 망작을 보는게 더 좋은듯:)

 

 

이미지 출처:
https://www.imdb.com/title/tt21469794/?ref_=tt_mv_close
 

Space Cadet (2024) ⭐ 4.9 | Comedy

1h 50m | PG-13

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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