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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화

<미키 17(Mickey 17)>, 로버트 패틴슨 주연 by 봉준호 | 영생해도 죽는건 언제나 두렵다(스포주의/원작비교)

by 조잼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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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431797

https://jamjamzo.tistory.com/238

 

<미키7>, 애드워드 애슈턴 | 합법적으로 하는 생체 실험...

드디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개봉!!!!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화 후기를 올리기 전에, 2023년에 작성했던 내 원작 리뷰를 업데이트 하려고 한다.   인류는 내 삶의 축이 된 의문을 오랫동안 탐구해

jamjamzo.tistory.com

💡 <미키 17> 줄거리

미키 반스는 지구에서 다리우스를 통해 많은 사채를 끌어다 썼고, 이를 갚을 길이 없어 ‘니플하임(Niflheim)’이라는 행성으로 떠나는 개척 임무에 지원한다. 하지만 그가 맡은 임무는 평범한 개척이 아니었다.
그의 역할은 바로 익스펜더블(Expendable). 익스펜더블은 극한의 위험한 임무를 맡고, 죽을 경우 신체를 다시 재생하면서 기억을 유지하는 존재다.이 개념은 지구에서는 윤리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마샬(Marshall)은 우주 개척을 위해 한 행성에서 단 한 명만 익스펜더블로 활용하는 실험을 허용했다.그 결과, 수많은 생체 실험을 거쳐 인간은 니플하임을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미키는 이 실험의 희생양이었다. 그는 16번이나 목숨을 잃고 다시 태어났고, 이제 미키 17로 다시 깨어난다.그런데 이번엔 운명이 달랐다. 그가 또다시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니플하임의 원주민 ‘크리퍼(Creeper)’들이 그를 살려주며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것.
어렵사리 우주선으로 돌아온 미키 17. 그러나 그곳엔 이미 ‘미키 18’이 존재하고 있었다.
🚨 규칙상, 한 번에 하나의 익스펜더블만 존재할 수 있다.
🚨 두 명의 미키가 동시에 존재하면, 이 사실이 발각되는 즉시 둘 다 제거될 위험이 있다.

이제 미키 17과 미키 18은 공존할 것인가, 아니면 서로를 제거해야 하는 운명에 처할 것인가?과연 미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Mickey 17(미키 17)
SF와 철학의 만남

출처: https://www.warnerbros.com/movies/mickey-17

📌 영생에 대하여

우리의 기억과 신체를 영원히 복제할 수 있다면, 그건 사실상 영생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영화 속 익스펜더블(Expendable)은 생체 실험체에 불과하기 때문에 언제나 죽을 위험에 처해 있다.
그렇다면, 만약 생체 실험 없이 영생을 누릴 수 있다면? 사람들은 과연 기꺼이 선택할까?

삶의 탄생과 죽음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작과 끝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엔딩은 죽음으로 종결된다. 하지만 내 신체를 끊임없이 복구하여 영원히 살아간다면?
내 인생은 영원히 ‘현재 진행형’이 되어버릴 것이다.
정유정 작가의 <영원한 천국>을 인용하자면, 우리의 삶이 한낱 게임같이 계속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인생이 과연 소중할까?

넷플릭스 시리즈 <굿 플레이스(The Good Place)>의 마지막 시즌을 떠올려 보자.
주인공들은 천국에 도착한 후, 영생이 주어진 세계가 생각보다 허무하고 즐겁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성취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언젠가 끝이 난다"는 절실함이 없는 삶은 결국 무의미해진다.
영생이 가능하다면, 버킷리스트도 의미가 없고,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

원작 <미키7>에서도 미키가 죽을 때 엄청난 고통을 겪고, 다시 복구될 때는
몸이 흐물흐물해져서 최악의 기분을 느낀다고 표현됐다.
아무리 "잠깐이면 끝날 고통"이라고 해도, 다시 태어날 때마다 그런 경험을 반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인간적인 존엄성이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다.

게다가, 죽기 직전에 “내가 정말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은 어떨까?
또 다시 복구될 때,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숨막히는 감정을 느낄 것이다.

죽음의 가치는 위대하다.
영화 속 크리퍼(Creeper)들자신들의 종족 아기 크리퍼 루코가 죽었을 때,
모든 크리퍼들이 나와 함께 슬퍼하고, 전쟁까지 벌일 기세
였다.
제니퍼가 크리퍼들에게 깔려 죽었을 때도, 그녀의 친구 카이는 절절하게 그녀를 애도했다.

이처럼 "한 번뿐인 삶"은 존중을 받는다.
그리고 그 죽음의 가치는 역사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익스펜더블 미키 반스의 죽음은?
모두가 가볍게 여긴다.
그의 16번의 탄생과 죽음 속에서, 진짜 그의 고통을 가여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나마 나샤(Nasha) 정도?)

나는 한 번뿐인 삶을 살고 싶다.
세상을 영생으로 누릴 바엔, 그저 스쳐간 내 삶이 귀하게 기억되길 바랄 뿐이다.

출처: https://www.warnerbros.com/movies/mickey-17

📌 기억에 대하여

익스펜더블인 미키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의 기억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날 때마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한꺼번에 휘몰아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인간에게 가장 큰 축복은 ‘망각’ 이다.
때때로, 나도 문득 떠오르는 흑역사나 상처들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익스펜더블이라면? 모든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좋은 기억도 지나치게 곱씹으면, 과거의 영광에 갇히게 될 뿐이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그땐 좋았는데"라는 생각만 한다면,
그것도 결국 불행한 삶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축복은 망각이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재를 즐기는 것.

하지만 영화 속 인간들은 미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묻는다.

"죽을 때는 어떤 기분이야?"

미키는 죽고 다시 복구될 때마다,
온갖 기억이 쏟아지면서 기분이 더러운데도,
사람들은 호기심 삼아 죽음을 가벼운 이야기처럼 다룬다.

미키는 다시 태어날 때마다 조금씩 변한다.
이걸 보면 마치 전생의 한(恨)이 반영된 느낌이 들었다.
복구될 때 그의 자아가 멍청하고, 우유부단하고, 순했다면,
어쩌면 익스펜더블의 삶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냥 받아들이자.", "곧 지나갈 거야."라는 태도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끝없이 죽고 다시 태어나야 하는 존재라는 걸 알면,
과연 정신이 멀쩡할까?

미키 18은 전생(미키 17)의 기억을 완전히 복사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가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됐는지도 모른다.
참다참다 이제는 더 이상 가마니로 지내고 싶지 않았던 그 마음이 미키 18을 분노케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고 싶지 않았던 미키 18은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마샬에게 복수하려고 한다.

이건 단순한 자아분열이 아니다.
전생의 기억이 다음 버전의 자신을 변화시킨 것이다.

Mickey 17(미키 17)
개인적인 감상평

출처: https://www.warnerbros.com/movies/mickey-17

📌 변태 감독 봉준호

나는 기생충을 봤을 때만큼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봉준호 감독의 팬으로서 꽤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봉준호는 진짜 "변태 감독"이다.
박찬욱 감독이 미적 감각에서 변태라면, 봉준호는 "불쾌한데 매력있는 변태"다.

크리퍼(Creeper)라는 이름부터가 "징그럽다(creepy)"는 의미인데,
실제로 영화에서 구현된 크리퍼들은 진짜 징그러웠다.
원작에서 바퀴벌레 비주얼이라고 묘사되긴 했지만,
이걸 이렇게까지 시각적으로 표현해낼 줄이야.

그런데 이상하게도 크리퍼 루코와 보코는 너무 귀여웠다.
그래서 인간들이 크리퍼를 죽이는 장면에서 진짜 가슴이 찢어졌다.
이런 디자인으로 연민을 끌어내다니… 변태 아니고 뭐야?

봉준호 영화는 언제나 자본주의, 계급사회,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고 있다.
👉 옥자 – 기업의 탐욕과 생명 경시
👉 설국열차 – 계급 구조와 혁명
👉 괴물 – 미국과 한국의 관계, 인간의 이기심

심지어 기생충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지.

이번 Mickey 17에서 나는 "봉준호는 정의로운 쿠엔틴 타란티노다" 라는 생각을 했다.
개소리를 진지하게 철학적으로 풀어내는 대사들.
특히 마샬과 그의 부인의 대화는 완전 타란티노스러웠다.

결론적으로, 나는 봉준호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라고 해석했다.

원작보다 이 결말이 더 좋았다. 생명 복구 장치를 파괴하고, 원주민 크리퍼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는 과정까지.

📌 멋진 역할 전문 아니었어? 찌질이까지 마스터한 "로버트 패틴슨"

출처: https://www.warnerbros.com/movies/mickey-17

미친 거 아니야? 테넷의 신사가 맞아?
연기도 연기지만, 목소리까지 완전 다른 사람이 됐어.

사실 2023년에 봉준호 감독이 <미키7>으로 영화를 제작할거라는 기사때문에 읽기 시작했던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미키 반스는 찌질이 그 자체였다.
근데 로버트 패틴슨이 그 역할을 맡는다 해서.. 꽤나 진지하고 잘생긴 역할로 재구성되는 줄 알았다.

<마더>에서 원빈은 그렇게 썼던걸 알았으면, 나도 어느정도 예상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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