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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화

웨이브 영화 추천 <브루클린(2015)> | 시얼샤 로넌 주연 | 뉴욕 브루클린으로 이민간 아일랜드 소녀 성장 영화

by 조잼 202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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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키백과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 안, 식사를 하면서 볼만한 영화를 찾아보았다. 뭔가 영화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는 이상 보통 내가 고르는 영화의 기준은 하나다. 더군다나 비행기를 타면 인터넷 검색은 안되기 때문에(요즘 인터넷 되는 비행기도 있긴 하다)장르는 '드라마', 내가 아는 배우, 매력적인 포스터 위주로 고르게 된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게도 <브루클린>이라는 영화를 발견하게 되었지! 사실 오래 전부터 <브루클린>이라는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오로지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기에 아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웨이브를 구독하진 않지만, 혹시나 웨이브를 구독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한 번 봤으면 하는 영화다!

출처: YES24

 아, 참! 참고로 <브루클린>은 도서 원작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원작 처돌이한테 정말 매혹적인 영화가 아닌가! 물론, 아직 읽진 않았다😅 시간이 되면 원작을 정말 읽고 싶을 정도로 내 맘에 쏙 드는 영화였다. 

 

아일랜드 소녀의 뉴욕 이민 이야기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화려한 모험과 지독한 외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엘리스(시얼샤 로넌)는 미스 켈리가 운영하는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평범한 아일랜드 소녀였다. 그녀의 언니는 동네에서 소문한 유능한 경리였다. 그녀도 언니처럼 더 많이 배우고, 더 좋은 곳으로 취업하고 싶었지만 배움이 부족했던 그녀가 일할 수 있는 곳은 미스 켈리의 빵집이었을 뿐이다. 어느 곳에서 일하든지 자부심을 가지면 될테지만, 평상시에 바가지를 많이 씌우기도 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미스 켈리의 빵집에서 일하는 건 그저 이웃 사람들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셈이었다. 

 

 

 언니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앨리스는 뉴욕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는 그저 아일랜드에 계속 있길 바랐지만, 언니는 동생이 더 큰 곳에서 배우고 성장하길 바랄 뿐이었다. 어쩌면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경제적인 지원은 어렵기 때문에 동생까지 공부를 시키긴 어려웠을 것이다. 언니는 동생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임을 알기에 어떻게든 뉴욕으로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하필 당시 많은 아일랜드인들이 뉴욕으로 이민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민자들끼리 괜찮은 인프라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동생을 보내도 괜찮았을 것이다. 

 

 

 뉴욕행 크루즈에 타게 된 앨리스.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동네를 벗어나는데, 아일랜드 시내도 아닌 미국의 있는 땅 뉴욕을 향해 떠난다. 그녀는 배를 타게 되고, 자신의 침대를 배정받고, 음식을 찾아 먹었다. 음식이 먹었던게 탈이었다. 화장실은 누군가가 문 잠궈놓고 열지 않아 그녀는 온 바닥을 토범벅으로 만들어놓았다. 그러고 정신 차려보니 뉴욕으로 향하는 여자 한 명이 앨리스에게 조언을 해준다. 배에 탈 때는 빈 속으로 타는 것이 좋고, 뉴욕에서 너무 촌뜨기같이 입어서도 안 되며, 어수룩하게 보여서도 안 되며,... 등등

 

 

 그렇게 그녀의 뉴욕은 시작되었다. 

 

 

 앨리스는 아일랜드인들이 터잡은 가톨릭 교회 측에서 구해준 숙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숙하게 되었다. 이 하숙집 또한 모두 아일랜드계 여자들만 살 수 있는 곳이었다. 당연, "금남의 집"이었고, 매번 같이 식전 기도를 드리는 엄격한 곳이었다. 모두 국가만 같을 뿐, 다른 가족이었지만 하숙집 주인은 어떤 책임의식같은게 있었다. 이 하숙생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길 바라고, 시집도 잘 갈 수 있고, 공부도 해서 자리도 잡길 바라며, 파티도 참여하면서 데이트도 하길 바란다. 무뚝뚝하고 엄해보이지만 나름 열심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앨리스는 운이 좋게도 금방 취업에 성공했다. 백화점에서 응대하는 점원이었는데, 처음 그녀는 어리숙했고 사람들에게 스몰토크도 건네기 어려웠다. 그리고 어느 날은 지독한 향수병으로 인해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가족이 그립고 힘들었다. 그걸 지켜본 매니저는 앨리스가 가는 가톨릭 교회의 신부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그리고 앨리스는 새로운 인생의 국면을 맞게 된다. 

 아일랜드계에 왔던 이민자들은 자신과 같은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을 위해 단단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뉴비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고 그들이 고향이 덜 그립게 고향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덕분에 앨리스는 언니처럼 배우고 싶었던 회계 일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회계를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일랜드계 노숙자들을 위한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 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린 친구들은 노숙자가 된 사람들을 보며 무시하지만, 사실 그들이 닦아 놓은 길을 어린 친구들이 걷고 있었다. 당시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은 다른 이민자들에 비해 교육을 덜 받기도 했고, 대기근으로 인해 이민한지라 가난의 이미지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그래서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이룩해놓은 것은 많았으나, 한 편으로는 희생에 대한 대가는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도 했다. 그들은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들이 만약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한들, 더 이상 그 고향은 떠나왔던 그 고향이 아닐 것이다. 

 이건 다른 말이지만,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영어가 모국어라 얼마나 다행인가? 영어를 했기에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거고, 읽고 쓰는 능력이 다른 이민자들에 비해 수월했을 것이다. 

 

 

 이탈리안계 이민자인 토니를 만나게 된 앨리스. 토니는 야구를 좋아했고, 아일랜드계 여성들을 좋아했다. 그는 이탈리안계답게 가족끼리 친밀하고 끈끈했다. 그는 배관공으로 일하고 있었다. 앨리스는 토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좋았고, 그에게 드는 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와 있으면 이 외로운 이방인의 삶도 모두 위로받을 것만 같았다. 토니의 가족은 롱아일랜드에 땅을 사놨는데, 거기에 집을 3채 정도 짓고, 앨리스와 함께 같이 살아갈 생각도 했다. 앨리스는 학교도 졸업해서 취업할 수 있는 기회의 폭도 늘렸고, 가족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설 이 남자와 결혼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의 부고 소식을 들은 앨리스는 고향으로 잠시 떠나게 된다. 토니는 그녀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녀를 잡아두고 싶어 청혼을 한다. 앨리스 또한 토니를 사랑했기에 그 청혼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미혼에서 기혼으로 서류가 바뀐채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향에 가서 자신의 결혼소식을 알려야 했지만, 일단 언니의 부고에 대한 슬픔부터 정리하고 차차 말해도 상관없었을거다. 

 

(좌)앨리스(시얼샤 로넌) / (우)짐 파렐(도널 글리슨)

 오랜만에 갔던 고향은 떠났던 고향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아니, 고향은 달라진 바가 없었다. 그저 앨리스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을 뿐. 떠나기 전 앨리스는 학력도 없고, 벌이도 부족한 그저 흔한 소녀였다. 딱히 누구도 결혼 상대로 점찍어두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저 혼기만 차고, 그렇다고 자신의 힘으로 돈벌지도 못하는 그냥저냥인 소녀.

 하지만 돌아온 고향은 그녀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뉴욕에서 일하면서 얻게 되었던 여유로움과 패션 취향, 야간학교 다니면서 얻었던 학력 등 세련된 그녀는 떠나기 전 앨리스와는 딴판인 사람이었다. 모두 그녀의 옷과 선글라스를 보며 와... 세련됐다. 역시 뉴욕! 하면서 그녀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고향에서 꽤나 부잣집 아들래미로 소문났던 짐 파렐(도널 글리슨) 또한 앨리스에게 자꾸만 눈이 갔다. 

 

 

 언니가 죽고 나니, 빈자리를 앨리스가 채워갈 수 있도록 고향은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언니가 경리 일을 하던 공장에서 경리가 너무 급해 앨리스에게 부탁했다. 앨리스는 그렇게 배운대로 일을 착착 처리하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이 와도 바로 일할 수 있을만큼 인수인계가 편한 시스템까지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사장은 앨리스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그리고 짐 파렐의 어머니와 언니는 골프 회원 클럽에서 꽤나 자주 만났던 사이인데, 짐 파렐은 언니와의 친분으로 앨리스와 계속 엮이고 싶어했다. 그래서 짐 파렐의 집에 초대받아 그의 부모님까지 뵙게 되었다. 차 한 잔 마시러 간 줄 알았는데 웬걸? 그냥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분위기?

 사실 앨리스는 짐 파렐과 여기저기 데이트를 하면서 이런 설렘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무시받던 고향에 다시 귀환하니 모두들 자신을 간절히 원하는게 느껴졌고,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뉴욕에서 이미 결혼한 몸이었다. 사실 미국으로 안 돌아가면 그만이긴 하나... 무언가 찝찝하게 마음에 남았던 것은 두가지 정도 있었다. 

 

 

 어느 날 전(前)직장 대표였던 미스 켈리가 차 한 잔 하자는 연락이 왔다. 별로 달갑지는 않았지만 앨리스는 그녀를 만나러 갔다. 미스 켈리는 그녀에게 "난 네가 뉴욕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며 무언가 협박할 수 있는, 재밌는 가십거리 발견한 듯 히죽대면서 말했다. 갑자기 앨리스는 이 자리에서 머리가 하얘지기는 커녕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정리되기 시작했다. 협박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녀는 단번에 말해버렸다. 

 

내 이름은 앨리스 피올렐로예요

 

 그녀는 그 순간 아일랜드계 성씨를 부인하고, 자신과 결혼한 이탈리안계 이민자 남편의 이름을 붙여 말했다. 그녀는 고향에 돌아온 후, 2가지 정도가 늘 헷갈렸을거라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진작 이 자리에 앉을 수 없었을까? 내가 진짜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일까? 그녀가 얻었던 것들은 전부 언니의 후광이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정말 나를 원했던 적은 없었다. 언니의 빈자리를 채워줄 사람, 뉴욕에서 유학파(유학 아닌 유학이지만...)인 세련된 여자. 그리고 미스 켈리의 추악함은 자신의 후광에 가려져 거의 알아채지 못했는데, 그녀와 얘기를 나눈 후 고향 사람들에게 얽매이는 순간 자신을 또 다시 잃게 될 것 같았다. 

 

 토니에게 좀 늦게 갈 것 같다는 답장 하나 시원하게 하지 못했던 앨리스. 본인도 본인 맘을 몰랐을테니 뭐라고 써도 진정성이 없었을 것이다. 진짜 아일랜드에 눌러앉아있을건지, 아니면 진짜 좀만 즐기다 뉴욕에 가게 될지 본인도 정말 몰랐을 것이다. 하여튼 미스 켈리 덕분에 깨닫게 되고, 드디어 뉴욕으로 돌아와 토니와 재회하게 된다. 

 

중의적 의미가 느껴졌던 양다리
짐 파렐에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이 영화는 공감을 얻을 수 없었다

 

 

 누가 봐도 사람 좋은 토니의 모습을 보고, 그가 그렇게 간절하게 앨리스를 원한 모습을 우리는 먼저 지켜봤다. 어쩌면 앨리스를 쿨하게 보내주지 못하고, 결혼하자고 졸라대는 모습은 앨리스를 믿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토니도 그~~렇게 유니콘은 아니다.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그런 남자는 아니라는거다.

 고향으로 돌아가니 괜찮은 남자들은 이미 다 장가간 줄 알았는데, 아직 남아 있었다. 그것도 알아주는 부잣집 아들래미고 많이 배웠던 짐 파렐. 그는 이미 약혼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의 변덕으로 인해 파혼된 남자였다. 뭘 딱히 한 것도 없는데 파혼 당한 것만으로도 동네에선 약간 '여자에게 놀다 버려진'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하여튼 그는 꽤나 괜찮은 남자여서 남은 처녀들도 눈독들이는 남자였을 것이다. (실제로, 이 배우가 잘생긴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잘생긴 역할로 나와 좀 놀랐음..) 그렇다고 짐 파렐이 놓치면 안되는 남자라고? 짐 파렐은 약간은 앨리스에게 자격지심을 갖고 있긴하다. 앨리스는 뉴욕까지 가서 직장에 대학에 다 갖춘 세련된 여성인데, 아일랜드 시골에 콕 쳐박혀 세계여행을 꿈꾸는 철부지 청년이라고 여겼다. 앨리스에게 우리 여기서 자리 잡아 가정을 만들고, 여기저기 여행다니자는 말로 꼬신다. 그냥 그럭저럭 봐줄만한 남자일 뿐이다. 

 하여튼 결론만 말하자면, 놓치면 안 될 남자는 없고, 누굴 선택해도 앨리스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저 두 남자가 앨리스가 갖는 미국과 아일랜드에 대한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앨리스는 뉴욕에서 직장 다니면서 돈을 벌고, 야간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그리고 사랑까지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찾아갔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 곳(고향)에 다시 돌아가니, 자신을 갑자기 귀빈대접을 해줬다. 이런 환대가 싫지는 않았겠지. 자신에게 이렇게 먼저 다가온 고향 청년들은 딱히 없었는데, 앨리스는 이 공간에 HOT ISSUE였다! 그 분위기에 이끌려 흔들리지 않을 이가 누가 있을까? 오히려 삼각관계로 보여지면서 방황하는 앨리스를 표현해서 더 이방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진다고 생각이 든다. 

 

이방인의 고향?
국가로 정의될 수 없는 '나'

 

 

 사실 <브루클린>을 보고 싶었던 이유가 나와 삶을 위로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짧게나마 외국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할 예정이기도 하다. 매번 해외에 살 때마다 나는 이방인 타이틀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인정했다. 언어, 문화, 종교, 전통, 역사가 다른 사람들에게 뿅 하고 나타난 나는 외국인일 뿐이었다. 적응하는 것도 내 몫,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도 내 몫이었다. 그들은 나를 받아줄 생각이 없었고, 나는 늘 그 안에 비집고 들어가 작은 한 켠의 공간에 내 자리를 마련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때면, 나는 외국에서 살다온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시작할 수 있었다. 꽤나 여행 좀 가본 사람, 꽤나 다른 외국인들과 많이 만나본 사람. 어쩌다보니 나는 어설프게 다녀온 해외살이로 인해 "외국어 가능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취업하거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 이런 타이틀은 어딜가나 나를 멋진 사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나가살면서 놓친 것들이 많이 있다. 책임과 노력이라는 역할을 갖고 수행해나가던 나와 같은 세대와 이야기하면 나는 겉만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의 이미지였기 때문에 정작 나의 고향이 있는 무리에서 이단아였을 뿐이다. 

 이미 이방인의 삶을 겪은 나는 어느 국가를 가도 나는 똑같은 이방인이자 이단아일 뿐이다. 나의 실질적인 고향은 이미 변질되었고, 애증의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회의적이고 냉소적일 필요는 없다. <브루클린>의 앨리스처럼, 결국 나의 자아가 만들어진, 나의 취향과 애정이 만들어진 그 순간이 나의 고향인 것이다. 

 

 

 앨리스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는 배를 타고, 처음 미국 땅을 밟아보는 고향 여자에게 조언을 해준다. 그녀가 처음 나갔을 때 받았던 조언과 같은 말을 해주는데, 그것은 그녀가 잘 적응하기 바라는 한 이민자로써의 동지애라고 생각한다. 나는 외국에 나가면 꼭 한국인을 찾는다. 분명 한국인들을 믿으면 안된다고 말하지만, 결국 내가 도움을 더 얻을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인이었다. 같은 고독, 같은 외로움, 같은 고통, 같은 경험을 겪은 이방인들이야말로 진정한 동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블로그는 다른 주제지만, 다른 블로그에서 내가 열심히 해외살이 이야기를 털어놓으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소명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는 도움이 닿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 출처: Film Grab
https://film-grab.com/2017/03/17/brooklyn/
 

Brooklyn

[John Crowley • 2015]

film-gr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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