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 가나에, <인간 표본> | 부모는 자식의 삶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을까?

2026. 2. 22. 14:16그냥,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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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이야미스'라고 불린다고 한다. 불쾌한 미스터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맞다, 진짜로 정확히 불쾌했다. 

 

살인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태도, 

물려받은 재능으로 비롯된 세대 간의 욕망,

삐뚤어진 인간을 처벌하겠다는 오만함,

자식을 부모의 소유라 판단해서 살해한 것까지 모두.

 

이 책을 읽으면서 독후감으로 나는 스포를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간략하게 내 마음을 얘기해보자면?

"SNS 발췌" 부분의 [사회학자 마에다 에마의 note]를 읽으며 작가가 이 책을 토대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알 것 같았다.

SNS 중 다른 사람들은 예술과 살인을 중심으로 떠들거나 사카키 이치로(1세대)가 과거에 인간 표본을 만들고 싶다는 발언을 한걸 또 이슈로 삼았다. 하지만 마지막 사회학자 마에마 에마는, '아들은 당신 소유물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 글은 댓글을 보다시피 딱히 크게 이슈가 안 되었다. 아마 미나토 가나에는 부모는 자식을 태어나게 했으니 목숨도 거둬갈 수 있는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독성 부모"에 대한 비판을 한게 아닐까 싶다. 

 

옮긴이의 말을 참고해보면, 작가는 이치로-시로, 시로-이타루, 사와코-루미, 안나-루미 이렇게 각자의 부모-자식 간의 관계성을 그려냈다. 루미와 안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안나가 안타까웠다. 그 모진 세월을 부모의 가스라이팅과 실망으로 보냈을걸 생각하면 말이다. 결국 스무살이 되자마자 시로에게 이 사실을 털어냈을 때 그녀는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아마 안나는 속이 후련하지 않았을까? 어찌보면 루미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죄책감도 있었겠지만) 뿌듯함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근데 나는 루미-안나의 관계는 그냥 오히려 싸이코 모녀라 그럴듯하다고 생각이 든다.

 

내 생각엔 시로와 이타루의 삐뚤어진 사랑이 정말 최악인 것 같다. 누가 보면 시로는 아들을 살인자라는 오명을 씌우지 않기 위해 아들을 스스로 처결한 것이다.. ㅁㅊ...;; 아들이 살인을 했든 말든 그건 아들이 헤쳐나갈 일인 것이다. 마지막 아들이 남긴 유언 아닌 유언을 읽으면 오히려 부자가 맘이 잘 통한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삐뚤어진 선택을 하는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인해 아주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게 또 미나토 가나에의 매력이겠지? 

 

<고백>이 명작 of 명작이라 그런지, 그 때만큼의 임팩트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나비에 대해 깊게 공부한 것 같았고, 인간과 닮은 모습들을 끄집어내 나비의 독과 인간의 악한 본성을 매칭시킨 것이 흥미로웠다. 

 

사실 이런 책을 읽으면 하루 날 잡고 후루룩 읽어 버려야하는데, 내가 너무 질질 끌었던 것도 있었다. 

그래서 약간 이야기를 심도있게 파고 들어가지 못했다. 

한동안 정보성 위주의 도서를 읽어야 했기 때문에 이런 소설은 단비와도 같다. 

앞으로도 미나토 가나에가 히가시노 게이고 만큼이나 다작을 좀 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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