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8. 14:42ㆍ그냥, 책

자극적인 제목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지.
근데 제목 어그로와 달리 독자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내용이지 않을까...?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카마수트라> 버전일거라 생각한 사람?! (나밖에 없나유?)


이런 책은 오해받기 쉽상인지라 내가 이 책을 위해 북커버를 샀다.
나는 지독한 e북파인데, 원서 밖에 찾을 수 없었다....ㅠ
e북 있었으면 북커버 같은거 안 사도 됐잖아?
사실... 이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남자, 여자의 생물학적, 유전학적 신비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란걸 단번에 눈치챌거다.
하지만 이 책을 모르는 사람들이 오해하는 일을 사전에 차단하고 싶었다...ㅋㅋㅋㅋ
아, 그래서 이 책을 왜 샀냐구요?
카마수트라일줄 알고 샀습니다...👉🏻 👈🏻
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ㅋㅋㅋ 속내 들킬까봐 북커버 산거 맞구요.
근데 <섹스의 진화>가 결정적으로 나의 이해를 돕게된 계기가 생겼다.
최근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기 시작하면서 9장 암수의 전쟁에서 궁금증이 폭발했던 것이다.
사실 이기적 유전자의 9장 내용을 한 권 짜리로 길게 풀어쓴 책이 <섹스의 진화>라고 볼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가장 의문이 들었던 점이 있었다.
일단 9장의 팩트를 체크하자면, 일반적으로 난자는 착취당하는 입장이고, 정자는 착취하는 입장으로 본다.
그래서 자손 개체를 갖게 되면, 누가 먼저 손털고 도망갈지 눈치 게임이 시작된다.
대부분 수컷들이 도망가고, 암컷들은 남을 수밖에 없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수컷 입장에서는 일단 자기 자손 싸지르고 딴 집가서 또 싸지르면 사본 추출에 이득이다.
낭만적 사랑이라든지 숭고한 모성의 뿌리에 있는 생물학적 진실이 생각했던 것보다 당혹스럽고 실망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 <섹스의 진화> 옮긴이의 말 중
인간의 성적 특성이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인간의 다른 독특한 특징, 즉 우리의 문화, 언어,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 복잡한 연장을 사용하는 기술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인류학자들은 대개 이러한 특징의 진화가 이루어진 원인으로 인간의 커다란 뇌와 직립 자세를 꼽지만 나는 특이한 성적 습성 역시 그만큼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 <섹스의 진화> 머리말 중
인간의 독특한 생물학적 본능을 나의 궁금증을 어떻게 해소시켜줬는지 아래에 한 번 써내려 가보겠다.
1. 인간 성행위와 오르가즘은 왜 진화했을까?
사실 교미를 하는 동물들은 번식을 위한 것일 뿐이다.
번식 없이 이런 번거로운 활동을 굳.이. 하진 않는다.
근데 왜 인간들은 번식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런 활동을 하려고 하는걸까?
인간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은 '순수 노동'이 아닌 '쾌락 동기 활동'으로 판단된다.
아무래도 '순수 노동'이면 너무 피곤한 활동일텐데, 굳이 이성을 만나 몸을 섞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많은 인간에게 이 정도 묻고 따지지 않을 쾌락 정도는 주어져야 번식과 생존을 이어갈 동기부여가 된다.
2. 인간의 배란기는 왜 육안으로 알 수 없을까?
너무 인간 입장에서만 생각해서 다른 동식물들이 배란기 때 신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걸 망각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남자들은 여자들이 배란기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여자들도 날짜 체크를 하지 않은 이상(혹은 너무 예민하지 않은 이상) 자신의 배란기가 언젠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날짜를 체크한다 할지라도, 그건 오차범위가 있는 예상 날짜일 뿐이다.
이건 진짜 어떻게보면 수렵・채집 활동을 했던 원시 시대부터 인류가 가져온 밀당기술이었다보다.
배란 시기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오히려 자신의 자손을 남기기 위해 겁탈을 할 수도 있고 혹은 부담스러워서 도망갈 수 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감수하는 도박꾼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여자는 배란시기를 왜 알 수 없을까?
배란이 아닌 척 속일 수 있는 유전자라면 너무 좋을텐데, 내가 아는 것을 숨길만큼 뻔뻔하지 못한 여성 조상들이 너무 많았나보다..
그래서 배란 시기를 스스로도 불분명하게 알지 못하게 만드는 수법이 지금까지 진화해온 것이다.
그리고 납득이 간다.
임신 여부가 확실하지 못한 상태면 계속 해서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게 서로에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남자도 아무래도 많이 싸지르면, 그만큼 챙겨야 하는 자녀가 늘어나기 때문에 일단 한 명에게 집중하는 것이 이득이다.
배란시기와 함께 드는 의문 하나 더!
3. 여자는 왜 폐경을 할까?
남자들은 생식 기능이 약화되기만 할 뿐, 폐경은 따로 없다.
근데 왜! 여자만 폐경을 해야하는 것일까?
폐경으로 인해 오히려 여성의 수명을 늘리려는 자연적 이치였던 것이다.
여자는 출산 한 번 하면 그냥 요단강 건널랑 말랑 목숨을 거는 행위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젊은 몸으로 임신을 하는 것도 위험한데, 늙은 몸으로 임신을 한다? 와우 자살행위다.
근데 남자는 따로 출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손을 번식할 수 있는 것이다.
아, 여기서 여성으로서 굉장히 불쾌한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할머니 이론"이다.
나이 든 여성은 출산 후 직계 자손을 돌보는 것보다 오히려 손자나 손녀를 돌보는 것이 사본 생존률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만 착취하는 이런 X같은 유전자ㅠ
4. 왜 여성에게 더 가혹한 부담이 주어졌나
어떤 동물들은 암수 모두 양육에 가담하기도 하고, 수컷 혼자 온전히 부담하기도 한다.
인간은 여성에게 임신·출산·양육 모두 책임지도록 시스템이 되어있다.
일단 난자 생산은 한 달에 한 번만 나오니까 실패 비용도 너무 크고,
남자는 자유롭게 가정을 버리고 딴 곳에 집중할 수 있으니 사실상 가정을 떠안는건 여자다.
자유로운 남자를 부여잡기 위해, 여자는 남자 비위 맞추기도 하고, 바가지를 긁어 세뇌시키기도 한다..ㅋㅋㅋ
뭐 억울해도 어쩌겠나...
유전자의 공정한 시스템이 아니라 번식의 효율성을 위해 진화되기 때문인것을!
5.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인정받으려는 이유 & 인간 남성이 꾸밈 노동을 하지 않는 이유
일단 공작, 사슴, 사자만 보더라도 수컷인 동물들은 굉장히 화려하다!!!!
반면 암컷은 아주 칙.칙하다고 표현되어 있다.
그럼 인간 세계에서도 응당 남자가 더 꾸밈 노동을 해야 이치에 맞지 않나?????
동물의 세계와는 반대로 인간 여자에게 굴곡있고 아름다운 미모를 강요한다.
사실, 이건 아주 납득하기 쉬운 이야기였다.
인간 여자들도 잘생기고 몸 좋은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일처다부제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이유가, 쭉정이같은 남자의 첩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고
차은우의 11002번째 와이프가 되는 것이 낫다는 것이 결론이다ㅋㅋㅋㅋㅋ
그래서 여성이 꾸미는 이유는 이런 알파메일의 눈에 들기 위한 것뿐, 쭉정이들을 거르고 싶기 때문이었다.
사실 여성이 남성을 고를 때 보는건 단 2가지다.
(1)가정에 충실한 안정형 (2)매력형(쭉정이들은 다음 세대를 이어갈 수 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ㅜㅠㅠ)
오천만 인구가 있는 지구촌에서 이런 인간 고르기가 쉽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알파메일의 눈에 들기 위해 꾸미는 것 뿐이다.
갑자기 가끔 남자들이 꾸미지 않는 여자들을 보며 화가 났는지 알 것 같다ㅋㅋㅋㅋㅋ
본인들이 쭉정이라는걸 확인사살 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그런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남자들이 공작새처럼 화려하게 진화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남성의 성기다.
인간과 비슷한 고릴라, 침팬지 같은 덩치가 아주 큰 동물은 성기가 3-4cm 밖에 안된다고 한다.
성기가 아주 작아도 임신하는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고 한다.
근데 인간 남성은 고릴라, 침팬지보다 덩치가 작지만 성기 크기가 평균 13cm(할 말 많지만 그냥 대충 넘어가겠음)가 넘어가는 비효율적인 살덩이를 갖고 있다.
인간의 음경은 또한 자하비 핸디캡 이론의 예로도 볼 수 있다.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소유자에게 손해가 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 <섹스의 진화> 276p
사실상 음경이 크다고 해서 늘 여성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질의 크기에 따라 만족감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 어쩌다가 남자 인간의 성기는 진화하게 된걸까?
그저 남자들 사이에서 상위 계급이 되고 싶고, 그들끼리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자들끼리 인정받은 남자들은 남자들 사이에서 치켜세워주고, 그럼 자연스럽게 여자들은 그런 인정받는 남자의 가족이 되니...
(근데 왜 한국은 쭉정이만 남은 것 같지ㅠㅠ... 일제강점기와 6.25전쟁때문에 리셋되어 그런가봄 ㅠㅠ )
크리스틴 호크스가 각각 "부양형(provider)"과 "과시형(show-off)"이라고 이름을 붙인 두 가지 상이한 수렵 전략을 추구하는 남성들의 생식적 결과를 비교해 보자. 부양형 남자는 안정적인 빈도로 어느 정도 높은 보상을 가져다주는 음식-이를테면 야자 전분이나 쥐-을 구하고자 노력한다. 한편 과시형 남자는 커다란 짐승의 꽁무니를 쫓아 다닌다.
크리스틴 호크스가 수렵・채집 사회에서 실험 결과 중 남자는 2가지 분류로 나뉜다고 한다.
- 지고지순하게 가족에게 헌신하는 부양형
- 무리지어 나가 큰 공을 세우고 돌아오는 과시형
부양형은 자신의 가족에게만 헌신하는데, 과시형은 나가서 큰 사냥감을 갖고 오면 부족 모두 다같이 나눠먹는다고 한다.
근데 사실상 부양형 보다 과시형이 자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한 여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부양형 남편을 두는게 행복일 수 있다.
개체 종의 입장에서 봤을 때, 과시형이 다 먹여 살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즉, 인간 남자는 인정욕구로 살아가는 동물인 것...
남자에게 여자는 그저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항목 중 하나일 뿐, 자신의 자손을 낳아줄 수단일 뿐...
오히려 이렇게 순수하게 악랄한게 다행인걸지도 모르겠다.
머리만 잘 쓰면 이용하기 좋으니까...;; (근데 굳이 이런 수고를 해야한다는게 절망적이다.)
6. 왜 인간 남성은 양육에서 도망가지 않나
<이기적 유전자>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먼저 가정를 버리는 쪽이 이득인 셈이다.
근데 인간 남성은 양육에서 도망가지 않았을까?
물론, 다 도망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뽑기 운임.
이기적 유전자 9장 암수의 전쟁에서 안정적인 진화 시스템(ESS)이 유지되기 위해 조신녀 5/6, 성실남 5/8 정도가 알맞다고 한다.
바람남 3/8이 걸리지 않을 자신 있나?
그래서 매력적인 인간을 골라야 한다는 걸수도...;;;
어차피 성실하지 못할 바엔 다음 후대를 이어갈 매력적인 자손이라도 낳아야할 수밖에...!
아 일단 각설하고, 인간 남성 중 5/8 정도가 성실하게 가정을 지킨 이유가 있다.
본능적으로 봤을 때, 진짜 가족을 사랑하고 성실해서 지킨게 아니라... 나름 자기만의 이유가 있다.
1) 자녀의 생존률 감소
인간은 거의 20년 가까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손이 많이 간다.
근데 여기저기 많이 싸지르면 애는 태어나지만 양육을 제대로 안 하면 자녀는 살아 남을 수 없다.
식량도 부족하면 배고파서 죽고, 교육이 부족하면 어디가서 억울하게 맞아죽고, ... 뭐 등등의 이유가 있겠지.
여자 혼자 집안을 책임질 경우 자손의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사본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정을 돌보아야 한다.
2) 투자 회수
일단 여자를 꼬시려면 돈과 시간, 마음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 안에 애정도 또한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아주 어렵사리 얻은 가정일 경우, 아까워서라도 일단 한동안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연애할 때 선물하고, 결혼식하고, 집 장만하고, 애들 키우는데 투자하고... 돈 들어갈 곳이 아주 많다.
그리고 다른 여자과 두 집 살림을 하려면 또 이만큼의 돈, 시간, 마음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약간 귀찮다.
다른 여자와 재미는 볼 수 있지만 책임을 웬만하면 안 지고 싶어하는 이유가 자신이 쏟아부은게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본인도 자신의 아내를 빼앗기는 것을 아주 아주 싫어한다.
왜? 남자가 이 결혼에 쓴 돈이 있는데, 엄한 놈한테 빼앗기는건 너무 아까운 것이다.
남자가 제일 억울해 하는 부분은 남의 씨족을 내 돈으로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사회에서는 최대한 여자를 억압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과시욕으로 남자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남자들이 지들끼리 계급사회를 만들었다.
근데 나름 자기의 위치가 있는데, 남의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아주 멍청이같은 짓이나 다름없던 것이었다.
확실하게 여자가 다른 씨의 자식을 갖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할례와 같은 잔인한 방법도 있고, 순결한 여성을 강조했던 사회제도 등이 있었다.
확실한건 모든 사람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 이런 본능들이 안정적인 진화 시스템을 만드는 것 맞는듯?
여자들은 그럼 착취당해야 하는 운명인걸까?
여성의 인권이 없는 사회 같았으면 답이 없었을 것이다.
그치만! 21세기 한국에 살고 있는 여성들은 교육도 받고, 직장도 다니고, 사유재산도 가질 수 있단 말이다.
남자없이 잘 살 수 있다!
인간의 본능은 본능대로 이해하면 된다.
알고 있는 내용을 앎으로 끝내지 않고, 삶에 응용하면 좋을 것 같다.
단순한 남성을 부둥부둥 해주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잘 다루던지,
결혼에 대한 제도가 여성에게 유리할 때까지 비혼을 유지하던지,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이론을 알았으니 각자의 통찰력에 맡기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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