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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얄리의 질문: 인류 역사는 왜 대륙마다 다르게 전개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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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리는 그 모든 것을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듯 반짝이는 눈빛으로 다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당신네 백인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개발해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우리 흑인에게는 우리만의 화물이 거의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간단했지만 얄리가 그떄까지 겪은 삶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었다. 그렇다. 뉴기니인과 유럽인이나 미국인의 평균적인 생활 방식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와 유사한 차이는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다른 종족들의 생활 방식에도 존재한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난 데는 뚜렷한 원인이 있는 게 분명하고, 그 원인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명하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벽돌책으로 유명했던 <총 균 쇠>, 합리적인 두께, 정확한 설명 그 자체였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 중 지나쳤던 벽돌책 4권을 발견했다.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완료)
  •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완료)
  • <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완료)
  • <위어드> 조지프 헨릭 (예정)

 물론 저 광고에 홀려 뭘 따로 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단순히 저 광고만 보고 저런 챌린지에 내가 빠질 수 없다는 생각에 도전했던 것 같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사피엔스>는 왜 베스트셀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했던 책이었다. 이 때는 잠시 블로그 휴식기였던지라 따로 올리지 않았지만, 간략하게 말하자면 사피엔스는 자신을 갉아먹는 기술을 통해 제 꾀에 제가 넘어갔다는 것이다. 먼 미래는 사피엔스의 형태는 바뀔 수 있고,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고 있는 윤리 또한 과거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특히, 사피엔스는 인류의 진화를 설명하면서 인간 사회를 형성하고 개인 간의 협력을 촉진하여 복잡한 사회 구조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집단적 신념, 종교 및 공유된 이야기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기적 유전자>는 지구의 진정한 주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바로 "유전자"다. 리처드 도킨스는 유전자를 지닌 모든 동식물(인간을 포함하긴 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사례는 아니었다)을 사례로 들며 유전자의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전자의 진정한 목적은 "생존"이었다. 유전의 단위인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유전자가 생존하고 스스로 복제하도록 유도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라고 주장한다. 그것들은 자연 선택의 단위이며, 그것들의 성공은 그것들이 미래 세대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에 의해 측정된다.

 <총 균 쇠>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명확했다. 누군가는 왜 지배를 당하고, 누군가는 왜 지배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 면밀히 논증을 하는 책이다. 하지만 늘 똑같은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농업의 기원과 농업이 어떻게 복잡한 사회의 부상을 가져왔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중동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중국 일부 지역과 같은 세계의 특정 지역에는 쉽게 길들일 수 있는 식물과 동물이 더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이로 인해 이 지역의 초기 인간 사회는 유목 수렵 채집 생활 방식에서 정착 농업 공동체로 전환되어 인구 증가, 영구 정착지 설립 및 첨단 기술 개발로 이어졌다. 

 그런 다음 저자는 가축화된 식물과 동물의 확산과 이들이 인간의 이주, 무역 및 정복을 통해 대륙을 가로질러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살펴보았다. 그는 특정 지역이 대륙의 방향, 길들일 수 있는 종의 가용성, 운송의 용이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농업과 기술의 확산에 더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로 다른 사회 간의 만남에서 전염병의 역할을 탐구했다. 예를 들어, 유럽인 탐험가와 식민지 개척자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토착민과 접촉했을 때, 그들은 본의 아니게 토착민이 면역이 없는 치명적인 질병(세균)을 도입하여 재앙적인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유럽인의 정복을 더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전염병의 원인은 동물의 가축화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요약하면, <총, 균, 쇠>는 지리적, 환경적 요인이 인류 역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제공하며, 왜 일부 사회가 다른 사회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더 강력해졌는지 설명한다. 그것은 인간 사회 간의 불평등이 본질적인 인종적 또는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주로 환경적 상황의 결과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제시한다.


그래서, 얄리의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인가?

 

 <총 균 쇠>가 주장하는 바는 각 장마다 계속 나오지만 사실 가장 집중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부분은 에필로그에 있다. 

# 각 대륙의 장기적인 역사에서 나타나는 큰 차이는 무엇인가?

  • 작물화 및 가축화할 수 있는 야생식물종과 야생동물종의 대륙별 차이
  • 확산과 이주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유라시아의 빠른 확산 속도는 동서방향에 있다; 같은 위도와 비슷한 기후)
  • 대륙'간' 확산에 영향을 준 요인(대륙의 고립 정도에 따라 확산 속도가 다르다)
  • 대륙별 면적이나 총인구의 차이

 결국 위와 같은 네 가지 차이를 바탕으로 집단, 사회, 국가가 형성되고, 농경사회가 시작됨에 따라 잉여 식량이 생겨 농업 외에 일을 할 수 있는 직업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동물의 가축화는 전염병을 일으키게 되었고, 해당 균을 접한 사람들은 면역력이 생기기도 한다. 결국 지리적•환경적 요인들이 지금의 강국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중국같은 경우 충분한 조건을 갖고 있었지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것 또한 지적했다. 

 

 대부분의 생물학자가 인정하듯이, 생물계는 결국 전적으로 본래의 물리적 속성에 의해 결정되고, 또한 양자역학의 법칙을 따른다. 하지만 생물계가 복잡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런 결정론적 인과관계가 곧바로 예측 가능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에 대해 안다고 해서, 오스트레일리아에 새로 들어간 포식자가 왜 그렇게 많은 유대류를 절멸시켰는지, 또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왜 추축국에 승리를 거뒀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중략)...

 그러나 역사를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더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공룡보다 인간의 행태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는 인간 사회에 대한 역사적 연구도 공룡에 대한 연구만큼이나 과학적일 수 있으리라고. 아울러 그것이 현대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가르쳐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 사회에도 유익하리라고 확신한다. 

 

#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 이유?

 어쩌면 '부동산'을 잘 만난 집단들이 터를 잡고, 정착을 하고, 사회를 만들고 국가를 만들었다. 수렵•채집 사회를 하던 부족 사회를 이루었지만, 농경사회만큼 많은 인구와 땅, 과학 기술 등이 덜 발전을 했다. 2017년에 쓴 후기에서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한국에 대해 예를 들었다. 한국의 땅은 중국에서부터 많은 문물들을 전파받았고, 스스로 개척해 나갔다. 한국은 40년에 가까운 일본의 지배에서 해방된 후로도 1950년대에 여전히 가난했다. 하지만 제도적 측면에서 부국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독립과 군사적 안보 및 미국의 해외 원조가 필요했을 뿐이다. 

 좋은 제도란?

  1. 인플레이션 관리
  2. 교육 기회
  3. 정부의 효율성
  4. 계약의 집행
  5. 무역 장벽의 철폐
  6. 금융자본의 투자를 유인하며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
  7. 부패 척결
  8. 낮은 살인 빈도
  9. 변동환율제
  10. 개인 재산권 보호
  11. 법의 지배, 즉 법치
  12. 자본의 원활한 흐름

(+) 좋은 제도의 근원(제도적 요인) + 지리적 요인

 요약하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가 있으며, 그 이유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이 중대한 질문에 간단히 대답하고 싶다면, 우리 지구만큼이나 복잡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행성을 우주에서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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