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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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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한 사람은 결국 하나의 섬이 아닐까 생각해요. 섬처럼 혼자고, 섬처럼 외롭다고요. 혼자라서, 외로워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도 생각해요. 혼자라서 자유로울 수 있고, 외로워서 깊어질 수 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은 등장인물들이 섬처럼 그려진 소설이에요.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소설은 섬처럼 살고 있던 각각의 인물이 서로를 발견해내는 소설이고요. 어, 너 거기 있었니? 응, 난 여기 있었어, 하는 소설들 말이에요. 혼자여서 실은 조금 외로웠는데 이젠 덜 외로워도 될 것 같아, 너 때문에, 하고 생각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에요. 이 소설은 저에게 이런 기쁨을 맛보게 해줬어요.'
 민준은 메모장을 원래대로 다시 꽂고 책 제목을 확인했다.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휴남동 서점에 취업한 바리스타 민준이 영주가 코멘트를 달아놓은 책들을 보다 발견 <고슴도치의 우아함>. 이 책은 처음부터 독자에게 우리는 이런 책이에요~ 라고 알림을 주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그녀가 남겨놓은 코멘트처럼 각각의 인물들은 개인의 사연들이 있었지만, 휴남동 서점에서 오고가는 사람들로 그들의 사연이 채워지고 위로받게 되었다. 개인의 사연은 자세히는 모를지언정 그들은 있는 힘껏 위로하고 서로의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 인물들의 사연 그리고 ...?

주요 인물 사건 그래서?
영주 번아웃과 이혼으로 인한 상처  - 어릴적 꿈이었던 서점을 차림.
- 주변 사람들로 인해 서점에 진심을 다 하게 되었고 일도 즐기고 자신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됨.
- 이전의 사랑을 저버렸기 때문에 다시 사랑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결같이 곁에 있어준 승우로 인해 다시 용기내 보려 함.
민준 계속 되는 취업 실패로 낙오자라는 낙인찍힐 것 같은 두려움 - 요가, 영화 등을 보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냄
- 시급 12,000원을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만의 루틴이 생겼음.
- 커피에 대해 연구하고 싶고, 커피를 좋아하게 됨.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됨. 
민철 꿈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어요, 그저 무기력 - 무기력한 청소년. 엄마의 권유로 매일 '휴남동 서점'에서 책 읽으러 출석도장을 찍지만 정작 하는 건 정서의 뜨개질보기.
-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혹은 자신을 찾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 후, 유럽여행을 떠남
정서 능력이 있어도 계약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 분노 폭발 - 계약직이었지만 온 열정을 다 해 완성했던 프로젝트는 정규직의 공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분노하여 명상을 시작하게 됨.
- 명상하면 더 열받아서 수세미 뜨개질을 시작했다. 
- 수세미를 휴남동 서점에 기부함
- 지미와 영주와 친해져 맥주 친구가 됨.
- 가끔 휴남동 서점을 돕고, 다시 일을 시작해보려 함.
지미 남편과의 갈등 - 바가지만 긁던 과거를 되돌아 보며, 남편에게 칭찬해줬는데 남편의 태도가 바뀌었다. 
- 태도가 바뀐 남편에게 요즘 왜 잘 해주냐 물었더니 예전엔 지미가 잔소리가 심해서 일부러 청개구리처럼 굴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 지미는 이혼을 결심한다. 
승우 좋아했던 일에 대한 허무함 - 좋아하던 일을 과감하게 접고, 전혀 다른 부서로 가서 일을 시작함
- 일은 쉽지만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저녁에 그는 글을 쓰는 취미가 생겼다.
-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고, 휴남동 서점에서 영주를 만나 글쓰기 강의도 하게 되었다. 

 

 

# 책? Check!

『고슴도치의 우아함』 민준은 영주가 남긴 책의 코멘트를 보고 '혼자라서 자유로울 수 있고, 외로워서 깊어질 수 있다는 말.'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영주가 한 때 읽었던 이 책은 사랑으로 가정을 떠난 여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주는 인생에서 놓치면 가장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는 여자의 말이 이해가지 않았다. 사랑 그 자체로 좋은 것이지만 다른 그 무엇보다 더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 자신이라면 사랑하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J.D.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어떤 책을 추천해 주어야 하는지 고뇌에 빠졌다. 결국 이 책은 민철이 읽게 되었는데, 민철은 이 책이 재미가 없지만 자신을 닮은 주인공에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에이미와 이저벨』 민철 엄마는 무기력한 자신의 아들 민철에게 어떤 영감을 주기 원해 책을 추천해달라 했는데, 영주는 모녀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민철 엄마는 이 책을 읽고 눈시울이 붉어져 다른 좋은 책을 읽고 싶어한다.
『옳고 그름』 이 책을 읽고 있는 중년의 남성 손님은 도서관처럼 책을 매일 와서 읽기만 할 뿐, 사지는 않는다. 결국 영주가 한마디 하자, 자신이 읽은 책 몇 권 포함하여 열권의 책을 가져와 결제했다. 
라우라 에스키벨,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쿡방을 보는 것 대신 음식이 가득한 소설을 추천해 줌. 
『빛의 호위』 '나는 과연 쓸모있는 인간인가?'라는 생각을 가질 때면... 이 책을 읽으면, 나의 작은 호의가 누군가에겐 '나는 당신 편이에요'라는 말로 들린 적이 있다고 느껴진다 한다.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기 보다 내겐 여전히 기회가 있음을 생각하자!
네루, 『세계사 편력』 2년동안 팔리지 않았던 책이 방송 한 번으로 2권이 한 번에 팔렸다. 베스트셀러를 서점에 두어야 하는가, 마는가는 독립서점의 색깔을 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리 잡는 독립서점이 되기 위해선 색깔도 중요하지만, 매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한낮의 연애』, 『쇼코의 미소』 영주는 밤마다 한챕터씩 번갈아면서 두 권을 읽곤 한다. 그녀에게 이 책은 일한 뒤에 그녀가 가질 수 있는 휴식 시간이다.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열심히 달려왔던 과거에서 지금 휴남동 서점에선 일과 자신을 둘 다 바라보고, 주변도 보며 살아가고 있다. 
괴테, 『파우스트』 민준은 어머니와의 통화 이후, 자신의 삶이 실패한건 아닌지 다시금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렇지만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라는 영주의 인용구로 자신의 방황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하지 않을 권리』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가지고 토론을 한다. 사실 이 책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일하고 싶은 사람들, 좋아하는 일을 찾는 사람들, 일에 지친 사람들, 일에 상처받은 사람들.. 어떤 일이 정답인건가? 정답은 없다. 사실. 모든 건 다 케바케~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일하지 않을 권리』에서 언급됐던 책이다. 나도 솔직히 에리히 프롬 책은 전권 다 읽어보고 싶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는 전 생애에 걸친 성취감을 행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주는 그런 행복은 단 하나의 성취를 위해 갈아 넣는 것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감을 추구하기로 했다. 
박완서, 『저녁의 해후』, 『서 있는 여자』 민철 엄마가 『에이미와 이저벨』을 읽고 감명받아 '민철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 '전희주'로서 독서모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한 박완서 작품으로 같이 모였던 주부 멤버들도 감명받아 박완서 작품들을 읽는 독서 모임을 하기로 한다. 
『태풍이 지나가고』 소설의 주인공의 엄마는 행복이란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손에 잡히는 거라 했다. 주인공이 그놈의 꿈 때문에 소설을 쫓다 불행해졌다고. 민준은 주인공처럼 꿈을 위해 사는 삶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덜 불행한 거라고 생각이 든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다.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된다.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라고 영주가 대답해주었고, 민준은 흘러가는 삶을 살다가 그 다음엔 꿈을 좇는 삶을 살다가 마지막 삶은 나한테 더 잘 맞았던 삶을 살아보는게 좋겠다 대답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영주는 '작가의 인터뷰'를 할 때, 승우에게 "작가님의 글은 작가님 같으냐고"물어봤다. 승우가 시원하게 대답하지 않자, 영주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글을 인용해서 말을 했다. 그 일을 기억하는 승우는 과거에 이 작가의 책이 재미없었지만 영주의 인용으로 이 작가의 책이 재밌어졌다. 
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 승우가 영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때, 이 책을 선물해주었다. "이런 관계 정도면 어떨까 해서요." 영주는 그 책을 폈고 단숨에 그 책을 읽었다. 
샐린저, 『프래니와 주이』 민철은 독서토론에 참여하곤 하는데, 책을 선정하라고 하니 가장 얇은 책을 골랐다. 하지만 가장 심오한 책이었다. 

 작가가 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 있는 작품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는 책이 이렇게 없다니.. 아는 작가 몇 명 나오면 그렇게 반가웠지만, 그 것 또한 겉핥기였지. 책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을 책으로 표현해내 더 풍성해진 기분이다. 

 

 

# 우리 그냥 살자, 응?

 "민준 씨는 삶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네?"
 "전 없다고 생각해요."
 "........"
 "없으니까 각자 찾아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은 그 살마이 찾은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고요."
 "......네."
 "그런 못 찾겠어요."
 "......뭘요?"
 "의미요. 어디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까요. 내 삶의 의미는 사랑에 있을까? 아니면 우정일까? 책일까? 서점일까? 어렵네요."
 "........"
 "찾고 싶다고 해서 금방 찾아지진 않을 거예요. 그렇겠죠?"
 민준이 대답 없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영주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이었다. 
 "무려 내 삶의 의미를 찾는 건데 그렇게 쉽게 찾아지겠어요? 그런데 꼭 찾고 싶은데....... 흐음....... 못 찾는다면....... 아무래도 내 삶엔 의미가 없는 게 되겠죠?"
 이게 무슨 말일까.
"........글쎄요."
 어차피 영주는 민준에게 대답을 원한다기보다 머릿속에서 빙빙 도는 생각을 질문을 통해 정리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얼쑤' 그 이상도 이하도 되지 않는 대답을 매번 하는데도 핀잔 한 번 주지 않은 걸 테다. 한번씩 구름 속에서 몽롱하게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씩씩하게 현실맞춤형으로 살아가는 것이 영주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걸 민준은 조금씩 이해해갔다. 

 이 책은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이 없어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그러니까 이 순간을 너로 정의하지마. 너같은 사람 여기도 많아. 우리 같은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이야기 나누어 보자. 인생 N회차 살아본 적 없고, 모든 게 다 처음인 우리 인류는 늘 서툴다. 그러니 당신의 페이스대로 움직이라고 권한다. 

 

 

영주(서현진)
승우(권율)
민준(장동윤)
민철(현우석)
정서(이이담)
지미(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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