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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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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안이의 방학식입니다. 그래서 오전 10시 반까지 픽업을 하러 가야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자마자 빨래부터 돌리고, 어제 잠들어버려 미처 보지 못했던 미스함무라비 6화를 드디어 시청했습니다.

 

이 작가님 진짜 작정하시고 대본쓰셨네요...

대놓고 러브라인을 이어가는 것을 삼가고 은근하게 진행해서 시청자랑 밀당퐁당 하십니다.

 

미스 함무라비가 끝나서 온 집안 쓰레기 긁어모으고, 빨래 널고 학교로 나섭니다.

지안이와 있으면 바깥에 나가기 어려워서 이렇게 한 번 나갈 때 쓰레기를 버려줘야합니다.

이런 것 마저 알아서 안 하면 언니가 너무 바쁘겠죠..? 그리고 지금 날씨가 집안에 금방 냄새도 날테니까요.

 

 

 

지안이를 데리러 가기 전에 늘 지나가면서 보는 우리 집은 너무 예쁩니다.

 

 

앞으로 일주일간 예쁜 하늘은 못 볼테니 많이 찍어둡니다.

그리고 사실 항상 포스팅을 쓸 때, 대표사진을 정할 때면 바깥 풍경만큼 좋은 게 없답니다....^^

 

 

지안이의 학교를 도착하고, 지안이는 10시 반에 끝났지만 어김없이 더 놀면 안 되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집에 지금 일찍 가봤자 할 것도 없으니 그냥 맘놓고 놀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덕분에 1시간 반이나 학교에서 기다렸네요ㅋㅋㅋ

돌아온 지안이를 보니 온 몸이 젖어있었습니다. 1학년 애들이랑 물뿌리고 놀았다고 합니다;;

물에 젖은 생쥐마냥 홀딱 젖은 모습을 보니 흠.. 많이 뛰어놀았으니 오늘 집에 가서도 놀 에너지를 어느정도 소모한 것 같아 만족스럽니다.

 

지안이를 기다리는 동안 그냥 와이파이 안 되는 카페테리아에서 인터넷 서핑이나 실컷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은 저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애교쟁이 미츠키짱(4세)은 항상 보라색 볼펜을 들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그리고다닙니다. 

오늘은 제가 좋다며 손톱에다 보라색 하트를 그려줍니다. 

미츠키짱과 저는 서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지만 그래도 세상 절친입니다.

 

 

진짜 미츠키짱의 손은 고사리 손 같네요.

가끔은 조용히 혼자 지안이 기다리고 싶지만, 제가 조금만 웃긴 표정하면 배꼽잡고 자지러지는 미츠키짱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는 터라 미츠키짱에게 최선을 다합니다.

 

 

집에 가는 길은 조금 힘들 때도 있습니다. 지안이는 한 번 나갔다 집에 들어가면 잘 바깥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나갈 때 여기저기 들르며 놀러다녀야 직성이 풀립니다.

차기 집순이의 면모를 보이는 듯 싶습니다...

 

그래도 빨리 집에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집까지 달리기 시합을 하면 됩니다.

이렇게 뜨겁다 못 해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저의 늙고 무거운 몸뚱이를 이고 같이 달리기를 하면 핑~ 현기증이 나 쓰러질 것 같지만요... 

 

지안이랑 내기할 땐 최선을 다 해서 하다가 마지막엔 져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이길 때까지 하거든요...;;

 

 

집에 가는 길에 사진 한 장 더 찍습니다.

한국 하늘은 어떤가요?

 

집에 도착했습니다.

 

 

언니가 알려준 일본식 미소국 끓이는 방법을 캡쳐해놨습니다.

오늘 점심은 미소국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지안이가 약간 아버님들 같이 국없으면 밥을 안 먹는 타입입니다...

국없으면 물이라도 말아먹는답니다...

 

 

 

지안이가 오리고기를 정말 좋아한대서 오늘 오리고기를 구워줬습니다.

양배추도 살짝 삶아서 같이 놔줬습니다만 역시 야채 잘 먹는 척 하면서 먹으란 소리 안 하면 아예 손도 안 댑니다.

 

 

요즘 이게 밥도둑입니다. 은근 잘 먹히네요.

 

 

지안이와 같이 식사를 마친 뒤, 같이 자유시간을 가져봅니다.

웬 일로 가만히 자기 할 일을 집중해서 하네요.

그래서 제가 책읽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니, 알겠으니 망고 좀 잘라달랍니다....

근데 제가 망고를 잘 못 잘라요,....

 

 

 

지안이한테 이 망고 꼬라지를 보여주기 전에 제가 "망했어,....미안해..." 라고 하니 괜찮다고 위로해줍니다.

근데 저 망고 시체를 보고 지안이가 "먹으라고 준 거 맞아?"라고 묻더니 혼자 깔깔 웃더라구요...ㅋㅋ

 

웃음이 났다면 그 것만으로도 감사하네요;;

 

 

  어제 카페 옵스큐라에서 사갖고 온 드립백이 생각이 나 꺼내봅니다.

 

 

이 드립백은 옵스큐라에서 블렌딩한 드립백입니다.

 

 

냄새는 기가 막힙니다...

 

 

이대로 뜨거운 물을 붓고 마셔봤는데요. 진짜 맛있고 괜찮았습니다.

혹시 어제 옵스큐라에서 맛이 없다고 느꼈던 건 기분 탓이었을까요? 아니면 이 드립백만큼은 진짜 맛있는걸까요!

 

정말 다시 옵스큐라에 가서 카페라떼를 꼭 먹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안이가 수학문제를 풀기 전에는 어떻게든 내 시선을 돌려 다른 걸 하고 싶어서 저에게 먹을 걸 나눠줍니다.

이런 한입거리(?!) 아니 한'니'거리를 주면 제가 퍽도 시선이 돌려지겠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 자꾸 뭐가 먹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령했습니다.

 

 

드디어 수학문제를 다 풀고, 저도 슬슬 공부를 하겠다며 식탁에 앉았습니다.

 

 

정말 만만하게 봤던 일본어가 정말 만만치 않네요. 단어만 외우면 다 마스터될 것만 같았던 오래 전 저의 자만에 깊이 반성을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인강 들을 때만큼은 다 공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안이가 놀아달라고 징징할 뻔 했지만 오늘 하루동안 언니는 개인 시간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공부하는 시간 줬으면 좋겠다고 설득하니 한 번에 오케이 합니다.

그러더니 50분을 조용히 자기 공부 하면서 기다려주더라구요.

 

너무 고마워서 30분 동안 빙고타임을 가졌습니다.

 

 

자기 글씨를 알아보는게 신기하네요.

 

지안이는 빙고는 정말 못 합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빙고로 이겨본 적이 손에 꼽히는데, 10살된 아이를 몇 판이나 이기니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슬슬 지안이와 수준이 맞아 가는 기분이 듭니다.

 

 

 오늘은 지안이의 피아노 레슨이 있는 날입니다. 피아노 레슨은 저녁 6시 반에 집에서 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저녁밥을 미리 먹으려고 진짜 초스피드로 차렸습니다.

빙고를 끝내니  5시 50분이었으니까요....

 

 

김치볶음밥과 계란말이였는데요. 너무 급해서 계란 말이는 구겨졌네요..;;;

 

지안이에게 김치볶음밥을 덜어줬더니 너무 매웠나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먹고싶냐고 물으니 반찬은 계란말이 하나와 함께 밥에 물말아 먹고 싶다고 얘기해줍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해주니 빠르게 슉슉 입 안으로 집어넣습니다.

저는 2인분 양으로 만든 김치볶음밥이 너무 아까워 저의 뱃 속으로 꾸역꾸역 넣습니다.

배가 터질 것 같겠죠? 사실 생각보다 터질 것 같진 않습니다... 그냥 적당히 배부릅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죠?

 

 

 

피아노레슨을 마치고 언니 퇴근하고 좀 편하게 쉬시라고 샤워시키고, 언니가 식사하실 때 지안이와 열심히 놀아줬습니다.

 

처음엔 언니가 집에 돌아오면 저한테 바로 쉬라고 권하셨지만, 언니 식사 시간만큼은 지켜드리고 싶어졌어요.

아마도 언니가 저에 대한 배려를 정말 잘 해주셔서 저도 어떻게든 언니가 집에 오면 편안해지게 만들어 드리고 싶었네요.

 

 

그래도 오늘 하루는 지안이와 같이 있어서 핸드폰은 자주 들여다 볼 수는 없었지만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던 하루였습니다. 매일 오늘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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