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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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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도쿄에 태풍이 오는 날이랍니다.

정말 비바람이 장난아니네요. 그리고 정말 춥습니다....

아침에 정말 지안이도 학교에 가기 싫고, 저도 정말 데려다주러 나가기 싫은 날이네요.

 

일요일부터 이틀 내내 비가 온 터라 빨래가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다행히 집에 제습기가 있다는 좋은 소식을 들었네요.

비 한 방울이라도 맞은 옷을 옷장 안에 넣는다면 정말 옷들이 전부 곰팡이로 전멸위기에 처합니다.

그래서 비 조금이라도 맞은  옷은 빨래하기 조금 힘든 옷이라며 햇빛 쨍쨍한 날에 바싹 말려놓아야 합니다.

그게 힘들다면 제습기라도 돌려야지요...

그래도 꿉꿉한 향과 눅눅한 느낌을 없애려면 확실하게 빨래를 하고 말리는게 최선이죠!

 

오늘 그래서 빨래를 돌리면서 우리 집에 있는 제습기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습기가 일본꺼라... 설명서도 일본어로 되어있습니다...

 

 

시작 버튼과 타이머 말고는 아무 것도 모르겠네요....

 

 

일단 주말에 입었던 옷들을 제습하는 실험부터 해볼 예정입니다.

 

 

학교다닐 때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지만, 저의 보물같은 옷들을 지키기 위해 까막눈이 노력을 좀 해봅니다.....

 

이 제습기의 장점은 '에코나비'기능인데요.

이 기능은 빨래의 양을 감지해서 알아서 제습해주고 자동으로 꺼지는 겁니다.

전기세도 절약할 수 있다고 그러는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에코나비를 켜는 방법을 모르겠더라구요.

 

결국 타이머 설정을 끄고 설정하면 에코나비가 알아서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일본어지만 이렇게 기기 만지는 건 좀 재밌습니다ㅋㅋ

 

 

에코나비에 초록불이 들어옵니다.

 

약 40분 가량 제습기 공부를 하고, 빨래를 마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픕니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엔 따뜻한 국물이 있는 라면이지요.

 

 

생각보다 이 집엔 라면이 정말 많습니다.

라면킬러였는데, 일본에 오면 라면만 먹고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라면은 잘 끓여먹지 않게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아이가 있는 집이라 면보다 밥을 더 챙기게 됩니다.

 

 

김치도 미리 안 잘라 놓아서 오늘 듬성듬성 잘랐습니다.

지안이는 김치 거의 다져놔야 하나씩 먹던데... 그냥 제 스타일대로 했습니다.

라면먹을 땐 김치 다져놓으면 싫어요...

 

 

진라면 매운 맛에 고춧가루 2스푼이나 넣었는데, 계란 풀어놓으니 시원한 맛 하나도 나지 않네요.

하나도 안 남기고 밥까지 말아서 한 냄비 뚝딱했지만 생각보다 엄청 맛있다는 생각이 안 드네요.

라면은 남이 끓인거 뺏어먹는게 제맛이에요...

 

이번에 부모님께 이것저것 보내달라고 부탁드릴 예정인데, 그 중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을 꼭 보내달라고 해야겠어요... 진짜 그 얼큰한 맛 너무 느끼고 싶거든요!

 

 

밖에는 비가 휘몰아치지만 집 안 만큼은 평화롭네요.

배가 부르니 좀 누워야겠습니다. 원래 먹고 바로 안 눕고 집안일을 하려고 했는데, 주말에 너무 싸돌아다녀서 저한테는 이렇게 혼자 가만히 있는 시간이 너무 필요했거든요.

아무래도 언니와 지안이가 가족처럼 저를 잘 배려하고 챙겨주신다 한들 혼자 있을 때만큼 편하진 않죠..

저는 주말에 늦잠 백번 자는 것보다 이렇게 혼자 쉬는 평일오전이 정말 좋습니다.

 

낮잠을 자버립니다... 30분만 잔다고 누워놓고 2시간을 쳐잡니다..

오늘 밤에는 꼭 10시에 잠들려고 했건만... 그래도 노력을 해봐야죠....

 

 

원래 맥심은 종이컵에 타먹는거 아시죠?

낮잠 두시간을 자고 나니 꿀같은 자유시간이 끝나가서 급하게 맥심이라도 한 잔 들이켜보려고 주섬주섬 일어났습니다.

맥심 종류는 화이트 골드인데, 저는 원래 김연아 있는 맥심보다 이나영있는 맥심이 더 맛있는데 여기선 뭐든 다 맛있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집에 드립백 몇 개씩 사다놔도 자꾸 이상하게 맥심에만 손이 가네요.

 

 

저의 이 자유시간은 유일하게 남 눈치 안 보고 핸드폰 만지는 시간입니다.

지안이 눈이 있으면 핸드폰만지기가 영 어려워요... 밀린 카톡도 답장해보고 친구들 소식도 몰아 봅니다.

 

 

 

지안이는 3주동안 학교에서 스포츠 캠프를 다닙니다. 이제 방학을 시작했지만, 학교에서 진행하는 스포츠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신청한 사람들은 3주동안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고 배웁니다.

여름에 지안이가 안 했으면 3주동안 무얼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을까 아찔해집니다.

아침 8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만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평소 학교를 다닐 때보다 20분 일찍 마치기 때문에 저도 20분 일찍 나가야합니다. 도시락을 안 싸서 아침에 30분 늦게 자도 되는 장점이 있지만 저의 자유시간은  20분 줄어들었네요...;; 조삼모사같지만 이 3주를 즐겨야지요ㅋㅋ

 

 

지안이의 3주 런치 식단입니다. 집에서 싸가는 것보다 백 배는 좋네요.

 

 

아이스 스케이팅타고, 수영다니고, 볼링배우고 학비가 비싼 이유를 확실히 알겠네요...

 

 

지안이의 학교는 국제학교라서 모든 학생들이 전부 스포츠 캠프를 신청을 한 건 아닙니다. 부모님이 외국인 이셔서 부모님의 나라로 돌아가거나 다른 나라로 캠프를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안이의 친구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비도 오기 때문에 더 놀고간다는 소리는 안 하네요ㅋㅋ

 

집에 데려오는 동안 빗물을 일부러 튀기네요... 정말 옷에 비 이 정도로 많이 묻히고 싶진 않았는데, 하지말라니까 더 재밌어서 계속하네요... 휴 그래요... 어차피 세탁할 생각이었으니 그냥 마음을 놔버립니다.

 

집에 들어오니 샤워하기 전에 저에게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보라고 건넵니다.

 

 

허쉬 아이스크림인데 이 과자 안에 초콜렛 바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있습니다.

오, 웬 일로 지안이가 제대로인 걸 골랐네요. 맨날 고르는 아이스크림 하면 뭔가 맛은 둘 째 치고, 보기만 해도 손이 진득거릴 것 같은 모양이라 만지기도 싫었거든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둘이 같이 샤워를 했습니다. 확실히 날이 추워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니 몸이 늘어집니다.

 

그리고 지안이와 나름 게임을 하면서 놀았습니다. 게임을 계속 하니 숙제를 너무 하기가 싫었나봅니다. 아무래도 태블릿을 더 만지고 싶었던거 같은데 자유시간을 이미 다 쓴 터라 태블릿을 할 수도 없었네요.

그래서 어떻게나마 절 꼬셔서 태블릿을 하고 싶었지만 제가 거절하니, 삐져서 침대에 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소세지 야채 볶음을 만들어봅니다.

한국에서 학교 급식으로 몇 번 나올 때 먹어본 게 다인데, 지안이 맛난거 먹으라고 최선을 다 하는 중입니다.

 

미소국도 같이 끓였어요.

 

지안이는 꽤 깊게 잠이 든 것만 같아 깨울 수가 없어 이건 이따 언니가 오면 같이 저녁으로 먹을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오늘 매일 스포츠를 하니 집에 와서 샤워를 하면 몸이 노곤노곤해져서 금방 잠이 들 수밖에 없죠.

 

저번 주 너무 물흐르듯 잘 흘러가 '이거 너무 쉬운데?'라고 생각했던 제가 오만했다는 걸 또 깨닫습니다...

아마도 저의 주업무가 지안이 밥먹이고, 숙제 도와주는거라 제 할 일부터 끝내고 싶은 욕심때문에 지안이와 시간을 더 안 보낸걸 수도 있습니다. 너무 끌려다니는 것도 안 되지만, 우리 지안이가 甲이라는 걸 잊지 않아야겠네요.

 

조금만 즐겁게 놀아주면 상당히 말을 잘 들을텐데..ㅋㅋ

왜 항상 지안이가 삐치고 나서야 이걸 깨닫는 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지금 초저녁인데 지안이가 쪽잠을 자고 있지만.. 이따가 밤에 재우기가 영 힘들 것 같네요...

 

 

 

어제 주말에 산 에코백입니다. 에코백 자랑이 늦었죠?

너무 피곤해서 아무 것도 자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 이번주 수요일에 지안이의 막내이모가 놀러옵니다. 주말에 제가 놀러나갔을 때, 지안이와 언니는 막내이모와 막내이모의 친구의 선물을 사러 마트에 나갔었는데 깜빡하고 몇가지를 안 샀었나봅니다. 그래서 언니가 요가역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지안이가 혼자 나가 같이 깜빡한 선물을 마저 고르기로 했습니다.

혼자 나간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뭔가 삘이 저랑 같이 나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비바람이 몰아치는 데 아이 혼자 어떻게 나가겠어요... 언니는 지안이 혼자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지만...

 

하여튼 아까 삐친 채로 잠들었지만 조금 자고 나니 꽤 기분이 좋아졌는지 엄마랑 만나러 가는 길을 킥보드를 타면서 가고 싶다고 하네요... 제가 그래서 비오는 데 어떻게 탈거야? 라고 물으니, 저보러 우산씌여달랍니다ㅋㅋ

이럴 줄 알았다.. 

 

언니를 만났는데 언니가 저를 배려해 먼저 들어가라고 말해주십니다... 정말 천사같은 분♡

 

그리고 지안이와 같이 나가는 길에 내가 먼저 지안이에게 사과했습니다. 더 놀고 싶었을 텐데 내 스케쥴대로 움직여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우리 최소한 7시 안에는 저녁밥 먹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니 지안이가 머쓱한 지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훈훈하게 마무리됩니다.

 

 

 

오늘은 지안이와 언니와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제가 만든 반찬은 소세지야채볶음이랑 미소된장국 뿐인데,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들을 꺼내니 상당히 많이 차린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물론 지안이는 소세지야채볶음에서 소세지만 건져 먹어서 좀 슬펐지만 그래도 오늘은 기분좋게 한 그릇 뚝딱했습니다.

 

 

매일 미소된장국만 먹을 수 없으니, 언니가 북어국을 끓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무를 썰어 넣은 채로, 물 조금, 황태 조금 넣습니다.

그리고 지안이의 친할머니가 손수 만드신 참기름을 한바퀴 뺑 둘러줍니다.

그리고 살살 저어가며 조금 팔팔 끓는 기미가 보이면 물을 원하는 양만큼 넣어주는데요.

집간장으로 조금씩 덜어가면서 간보면 끝입니다.

마지막에 팔팔 끓을 땐 약불로 줄여주고 더 끓여주면 깊은 맛이 난다고 합니다.

 

언니가 설명해준걸 기억나는 대로 적었긴 한데, 뭐 이렇게 하는거 맞겠죠..?

 

 

저는 너무 궁금한게.... 과연 한국에 돌아가면 이 음식을 차려먹을까? 의문입니다.

매일 엽떡만 시켜먹을 것 같네요...;;

 

 

 

지안이가 내가 이 자가리코를 환장하는 걸 알고 엄마랑 마트갔을 때 언니꺼 하나 사달라고 졸랐나봅니다..

흙흙 너~ 자꾸 이러면 내 지갑 거덜날 거 같아 고마워 지안아♥

 

 

 

내일은 정말 포스팅쓸 주제가 없을 정도로 공부만 할 겁니다! 진짜로!

 

 

 

여러분,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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