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23

반응형

 오늘부터 지안이 도시락은 안 챙겨도 됩니다. 야호-

 오늘은 간단하게 물과 간식만 챙겨주면 되는데요. 오늘은 고용주님께서 회사를 연차내셨습니다. 왜냐면 지안이의 반이 세이굿바이 파티를 하기 때문이죠. 부모님을 위해 약간의 장기자랑을 보여주고, 부모님들은 수업을 참관하기도 합니다.

 저는 안 가도 되지만 찍새로 참여해봅니다. 그리고 지안이네 반 친구 부모님들과 얼굴보며 인사도 하고 싶었구요.

 저 약간... 가상 부모 체험하는 기분이네요.

 

오늘은 아침부터 별로 준비할 것이 없어 스트레칭 한 번 쭉 하고 천천히 하는데, 고용주님이 알아서 다 챙겨주시네요.. 연차내고 쉬시는거라 좀 침대 껌딱지가 되어 주면 좋으련만 정말 부지런한 고용주님은 제가 할 일을 다 해주셨습니다.... 흑흑 분발해야겠네요!

 

 

어제 비가 왔던게 무색해질 만큼 하늘에 필터 씌운 것 마냥 너무 예쁜 파스텔 톤을 띄우고 있습니다.

날씨를 봤더니 당분간 장마더라구요...

 

살림꾼으로 취업한 저는 벌써부터 빨래 걱정이 앞서네요. 다행히 제습기가 있다고 하니, 제 사비를 털어 빨래 건조대를 사야겠습니다. 저는 이 집에 처음 오자마자 빨래 건조대가 없다는 사실에 얼른 하나 장만해야 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네요.

여태껏 빨래 건조대 없이 되게 잘 살고 계셨지만, 전 빨래 건조대없이 못 삽니다.

빨래에 엄청 민감하거든요..

 

 

 

오늘은 대망의 일본어 수업을 받으러 가는 날입니다. 제가 다니는 센터는 산겐자야에 있는데요. 산겐자야는 늘 구경하고 싶은 동네라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이 계속 기다려지네요.

 

 

 

이 센터에서 진행하는 일본어 수업은 일본에서 직장을 은퇴하시거나 시간의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 외국인을 상대로 일본어를 가르쳐주신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런 수업을 봉사로 진행하셔서 저는 운좋게 외국인과 말 섞을 기회가 생기네요.

 

다양한 외국인들이 많이 있네요. 여기서 어떻게 말 좀 걸어서 친해져 봐야겠습니다.

 

저의 일본어 선생님은... 성함이.... 아, 정말 일본어 이름은 기억이 안 나요!

다음주에 가서 조심히 여쭤보고 수첩에 고이 적어놔야겠습니다. 오늘은 너무 날씨가 더워 정신까지 헤까닥 나갔나봅니다.....

 

하여튼 많이 봉사를 해보신 분인지, 교재까지 가져오셔서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고, 마지막엔 프리토킹을 했었는데, 나름 서당개 삼년으로 커피 좀 먹어봤다고 그거 일본어로 설명하니 재밌어서 술술 나오더라구요.

역시 외국어는 관심사부터 공략하고 공부해야 되나 봅니다.

 

 

수업이 10시 반에 시작해 12시에 끝이 나고, 저는 1시 반에 지안이 세이굿바이 파티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전부터 가고싶었던 카페를 찾아갑니다.

 

 

cafr obscura라는 카페입니다.

저의 블로그 카테고리에 '카페'에 관한 글은 따로 빼놨는데, 왜 여기다가 써놨냐구요...?

저는 맛있는 카페만 적거든요... 여긴 그냥 그랬어요. 아, 물론 제 기준입니다. 

이 카페가 인기가 정말 좋은 카페고, 어떤 사람들은 커피가 아주 맛있다고 하던데 저 기준에는 별로였기 때문에 따로 빼놓지 않았던 것 뿐입니다.

 

왜 인기가 좋냐면요.

 

 

 

이렇게 아담하고 깔끔한 카페인데요.

거의 테이크아웃을 많이 해가지만, 그래도 여기 앉아서 마시고 즐기기엔 충분히 아늑하고 좋습니다.

그리고 직원분도 상당히 친절하구요.

 

 

저는 런치 세트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아침부터 한 끼도 안 먹어서 좀 배고팠거든요.

그래서 바질치킨샌드위치와 사이퐁으로 내린 커피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을 테이블만한 걸 갖다줍니다...;; 누가보면 저 '노안'온 줄 알겠습니다...

저는 산미있는 커피를 즐기는 편이라 에티오피아를 주문했습니다만, 사실 만만한게 에티오피아라서 호호^^*

 

 

이렇게 사이퐁 커피를 내립니다.

사실 사이폰 커피가 부드럽다고는 한다만.. 제 취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향이 조금 부족해서 향이 덜 살아나는 것 같네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취향이니까요.

 

 

커피를 한 입 먹어본 순간, 흠....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럴리가 없어. 내가 카페투어를 실패할 리 없어! 라고 두 번 세 번 먹어봐도 맛이 별로에요.

저 얼마 전에 된장찌개 만들다가 미각 잃은게 맞을까요?

 

근데 미각을 잃은 것 같지는 않네요. 샌드위치가 맛있어요.

여러분들, 이 집은 커피 맛집이 아니라 샌드위치 맛집입니다.

진짜 너무 맛있어서 와구작와구작 남김없이 싹쓸했습니다.

 

카페 옵스큐라에 꼭 가야하는 이유가 있다면 샌드위치를 먹으러 가기 위함이라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속는 셈 치고... 나중에 테이크아웃으로 라떼 한 잔만 더 마셔보고 판단해볼까요....?

 

여기 맛없다 해놓고, 저는 천사같은 고용주님을 위해 드립백을 또 사갑니다... 이건 제발 맛있길!

 

 

깊이 없는 커피를 마시고, 저는 지안이의 파티를 참여하기 위해 빠르게 이동합니다! 그러다 아차 싶은 게 있었는데, 오늘은 특별히 DSLR을 꺼낸 날이었는데 메모리카드를 깜빡하고 안 들고 왔네요;;;

 

장난똥때렸네요.. 그래서 빅카메라에 가서 가장 싼 SD카드 32GB를 사고 다시 후딱 출발합니다.

 

 

지안이네 학교 카페테리아 인데요. 여기는 혼자 앉아 공부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일단 친구도 없고, 두번째로는 와이파이가 안 돼서 인터넷이 느려 공부만 집중할 수 있거든요.

그래도 제가 서너살 애기들한테는 완전 인기쟁이라 애기들이 모두 저한테 모여서 공부할 시간이 좀 없네요.

일본어를 못 해도 같이 옹알이로 얘기하니까 우리들 서로 엄청 잘 통한답니다

 

 

DSLR을 너무 오랜만에 들어봐서 창 밖을 한 번 찍어봤습니다. 정말 진부하고 50대 아저씨같은 감성이네요.

사진 취미 접어야겠습니다...;;;

 

 

 

참관수업이 이것저것 끝이 나고, 저도 지안이의 동영상과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습니다. 자꾸 지안이가 제 블로그에 자기 사진 올려도 된다고 그러지만... 저는 지안이가 훗날 흑역사로 생각할 수 있으니 지켜주고 싶습니다.

이런 관종같은 면모도 지안이와 제가 좀 비슷하네요.

 

이제 '박 터뜨리기'만 남았네요. 박을 터뜨리면 캔디가 쏟아진답니다.

 

 

아, '박'을 터뜨리는게 아니라 '수박'을 터뜨리는 거였네요....

정말 아이들 모두 다 방망이로 쳐봐도 꿈쩍 안 하던 수박이 어떤 친구 아버지가 방맹이를 휘두르니 수박이 훠이 날라가서 터집니다.

 

 

사탕 줍겠다고 개떼같이 몰려옵니다. 저는 순간 좀비들인 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

사탕을 향한 열망이 너무 귀엽습니다.

 

 

지안이와 학교에서 새학년을 위해 짐정리를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참 우리 예쁜 지안이는 놓고 온 물건이 집에 와서 생각이 났고, 왜 지안이 가방엔 다른 친구들의 물건들이 같이 있는 걸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 제가 가방 갖고 가서 놓고온 물건 가지러가고, 다른 친구들 물건들은 다시 돌려줘야겠네요.

 

지안이의 장래희망은 '패션디자이너'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남은 소품으로 저를 꾸며준다며.... 이것저것 뱅뱅 둘러싸네요.....

 

빨리 인증사진 찍으라고 옆에서 들들 볶아서 한 번 찍어봤습니다.

오늘 블로그에 좀 올리려고 되게 많이 찍고 골랐는데, 어떻게 좀 봐줄만 한가요?

와중에 지안이는 숨은 지안이찾기 해보라며 뒤에 숨네요. 모두 숨은 지안이 찾아보세요...

너무 대놓고 보인다고 무시하지 마시구요....ㅜㅜ

 

 

오늘은 지안이와 같이 시간보내는게 여유로웠습니다. 왜냐면 엄마가 집안일을 다 해주셨기 때문이에요.

과연 지안이의 엄마는 지안이와 시간을 같이 보내는게 더 좋았을까요? 집안일을 하는게 좋았을까요?

참 궁금해집니다.

 

 

언니가 만들어준 아보카도 샐러드와 크림스파게티를 한가득 먹으며 저녁을 마무리합니다.

언니한테 파스타 만드는 법을 배웠으니, 다음 번에 꼭 지안이 해줘야겠어요!

 

 

아침부터 지금까지 정신없이 바빴지만 언니덕분에 저녁 일찍 저의 시간을 갖게 된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오늘도 언니는 쉬는 날인데도 바빴겠죠...? 괜히 제 역할을 못 하는 것만 같아 너무 미안해집니다.

앞으로는 더더더더더 언니가 지안이 예뻐하는 일만 할 수 있게 분발해야겠네요

그런 의미로 미스함무라비 6화를 보다 잠들어야겠습니다.

 

 

모두들, 오야스미-

반응형

'도쿄, 워킹홀리데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쿄, 워홀 D+25,26  (4) 2018.06.10
도쿄, 워홀 D+24  (0) 2018.06.08
도쿄, 워홀 D+22  (10) 2018.06.06
도쿄, 워홀 D+21  (8) 2018.06.05
도쿄, 워홀 D+20  (6) 2018.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