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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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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대망의 지안이 학교 안 가는 날입니다.

오늘 뭔가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밖에 비가 줄곧 내리는 날이라 바깥에 일절 나가지 않았네요.

지안이는 비오는 날은 저만큼이나 극혐하는 지라 비 오는 날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정말 그거 하나는 우리 둘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매일 일어나는 시간이 습관이 되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자꾸 일찍 깨더라구요.

그리고 날이 습해서 자꾸 깨는 것 같기도 했구요. 정말 둔해빠지던 제가 점점 예민하게 바뀌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네요. 예민한 저는 아침 9시에 거실로 나가 잠이 듭니다.

 

오늘은 지안이와 약속했어요. 일어나는 시간 정하지 않고 푹 자기로!

그래서 오늘은 11시 반에 딱 일어났습니다. 지안이는 벌써 일어나서 태블릿을 만지고 있더라구요ㅎㅎ

 

오늘은 카레를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유튜브로 공부했습니다.

남들은 쉽다고 하지만 저는 뭐가 쉬운건지 잘 상상이 안 됐거든요...

 

그래서 딱 카레를 만들기 위해 재료 준비까지 딱 맞췄습니다!

 

 

나름 깍둑 썰기를 해봤는데요.

 

 

집에 이 커리가 있다는 것만 알고, 어떻게 생긴지가 너무 궁금했는데요!

 

 

카레 곽만 남아있고, 안의 내용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장난하나요? 다 썼으면 버려야죠....

 

이건 분명 그 전에 일하던 베이비시터의 소행이었을 겁니다..;;

 

겨우 양파와 당근 정도 썬 것 뿐인데, 준비한게 너무 아깝습니다ㅜ

 

지안이가 며칠 전부터 해달라고 하던 오무라이스를 만들려고 합니다!

저는 사실 오무라이스도 어떻게 만드는 지 몰라서 또 찾아봅니다;;

 

 

오무라이스 만드는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그런데 일본식 오무라이스 라고 계란을 잎사귀 모양으로 만들어서 칼로 중간을 가르면 따뜻하고 촉촉한 계란이 샥- 펴지는 걸 유튜브로 봤는데, 혹시 지안이가 이걸 원하는 건가 했는데 다행이 엄청 간단한걸 바라더라구요.

 

아직까지 저런 오무라이스를 보지 못한 것에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제 끓였던 된장찌개와 함께 상을 차렸습니다.

저는 오무라이스 볶음밥에 케첩을 넣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왜냐면 저는 오무라이스라는 메뉴 자체를 잘 안 먹거든요....

 

지안이가 냠냠꿀꺽 맛있게 먹어주니 너무 행복합니다.

 

다 먹고 나서 설거지 하는 동안 지안이가 피아노 숙제를 시작합니다. 정말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지 저랑 많이 친해져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아주 딱딱 알아서 잘 합니다!

 

 

피아노 숙제를 끝내자 몸풀기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몸을 엉키면서 손발을 지정한 색깔에 맞춰 두는 건데요.

지안이가 그래도 저보다 근육이 많아도 팔다리가 짧아서 그런지 제가 다 이겼습니다.

제가 다 이겨버리자 본인이 이길 때까지 하고 싶어서 '제발 한번만~'하면서 졸라대네요ㅋㅋ

그래서 마지막 판은 제가 풀썩 쓰러지는 척 하며 내가 졌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판을 접네요. 무서운 녀석...

 

근데 이게 은근히 체력소모가 장난이 아니에요. 겨우 30분 좀 넘게 했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

오늘 하루 바깥에 한 발자국도 못 나가는데 이렇게 나마 몸을 좀 풀어서 다행입니다.

 

 

햇빛을 못 보니 이렇게나마 비타민을 보충시켜줘야겠죠..

그치만 제가 반 이상 다 먹었네요.

왜 지안이는 계속 배가 고프고, 저는 왜 계속 배가 부른지 알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게임을 마치고, 우노.., 스팟잇?? 등등 다양한 게임을 합니다.

지안이에게 수학문제 풀 시간이라고 하니 집안 구석구석에서 듣도보도 못한 게임을 다 들고 오네요.

저도 한 승부욕 하는지라 너무 재밌더라구요.

다만 안타까운건.. 제가 이길 것 같으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제발 봐줘!!!!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한 판 이기면 다른 게임으로 바꿉니다..;;

 

맞습니다.... 지안이가 갑질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런닝맨 보고 싶다고 해서 수학문제를 2장이나 풀어서 1시간 24분의 자유시간을 얻었습니다.

 

 

정말 배를 잡고 웃으면서 보네요.

지안이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런닝맨이랑 개그콘서트입니다.

뭐가 그렇게 웃긴지... 꺽꺽 소리에 숨 넘어가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안이가 런닝맨을 시청하는 사이, 책을 읽었네요..

 

지안이 앞에서 핸드폰 자주 안 만지는 모습 보여주려고 노력하는건데, 저 핸드폰 중독자라 손이 달달 떨립니다. 오늘 누가 카톡 보냈는지 확인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이렇게 하루종일 같이 있는 날은 정말 저의 손발이 묶인 것 같은 기분이 아주 살짝쿵 드네요.

 

그래도 제가 핸드폰을 잘 안 만지니 지안이도 태블릿이나 노트북에 집착하는 모습이 조금 덜 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다 보고 5시쯤 안 돼서 가스점검하러 오시는 분이 예약 방문 했습니다.

그 분이 자꾸 뭐라뭐라 말씀하시는데, 뭐라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고 하잇...하잇! 했습니다.

근데 무슨 설명 어쩌고 저쩌고를 하다가 안내서를 주길래.. 감사합니다 했더니

일본어 읽을 줄 아냐고 묻더라구요.. 아니요... 모르는데요? 그랬더니 한국어 설명서를 줍니다.

진작에 그렇게 해주시지;;

 

런닝맨이 끝이나고, 지안이한테 이제 우리 자유시간 다 썼다! 했더니, 지안이가 뭉클한 말을 합니다.

지안이가 "우리 이제 친해진 것 맞아?"라고 물어보는데, 너무 뭉클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해줬어요. "지안이가 일본에서 언니의 제일 친한 친구야." 그랬더니,

"나랑 엄마가 제일 친하지?"라고 말해서 "아니, 엄마보다 지안이를 더 많이 보니까 언니한테는 지안이가 제일 친해."라고 대답해줬습니다. 그랬더니 뭔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씨익-보이더라구요.

 

뭔가 더 잘해주고 싶고, 자주 같이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5시가 넘어가고, 지안이가 오늘 비도 오고 쉬는 날이라 짜파게티를 먹고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두개만 끓였는데, 저는 점심에 먹은 오무라이스 배가 아직 안 꺼져서 정말 먹기가 괴롭네요...

지안이가 옆에서 요리할 때 보조요리사가 되어 줍니다.

 

앞으로는 지안이랑 같이 요리를 해야겠네요. 요리할 때마다 자기 심심해서 할게 없다고, 태블릿 만지면 안되냐고 살살 설득하는데, 이렇게나마 요리보조를 하면 시간을 벌 수 있으니까요.

 

 

 

밥을 다 먹고 같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시청 했습니다.

지안이와 7시까지 딱 보고, 샤워하고 책읽는 시간 갖자고 했는데 정말 말을 잘 들어주네요.

 

다만 잠들기 까지, 1시간 반이나 걸려 10시가 넘어서야 저의 진정한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오늘 하루 지안이와 꽤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오늘 먹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아 좀 운동하고 자야겠네요!

 

아, 그리고 저를 위한 휴가도 오늘 준비했습니다.

 

정말 가난한 저는 백팩 하나만 매고 저가타고 갑니다.

지금은 이렇게 쿨하게 싸게 끊어놓고, 또 막상 당일이 되면 후회할 수도 있겠네요...;;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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