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24. 13:42ㆍ그냥, 독서로그

기이한 책
성경의 상당 부분은 체계적으로 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기이할 뿐이다. 수많은 익명의 저자, 편집자, 필사자 등이 9세기에 걸쳐 지리멸렬한 문서들을 혼란스럽게 엮고 짓고 수정하고 번역하고 왜곡하고 '개정한' 선집에서 기대할 만한 바로 그런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게? 성경이라는 성서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편찬해 왔는데 그 글에 대한 신빙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왜 사람들은 증거 없는 '카더라'에 이렇게 목을 매는 것일까?
구약성서
물론 신학자들은 우리가 더 이상 〈창세기〉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항변할 것이다. 바로 그것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다! 우리는 성서에서 어느 부분은 골라서 믿고, 어느 부분은 상징이나 우화로 간주한다. 그렇게 취사선택하는 행위는 무신론자가 절대적인 근거 없이 이 도덕 규정이나 저 도덕 규정을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적 판단의 문제다. 어느 한쪽이 ‘직감에 좌우되는 도덕’이라면 다른 한쪽도 그렇다
"만들어진 신"중에서
교보eBook에서 자세히 보기: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D160303320
사람들이 성경에 대해 무엇이 우화이고, 무엇이 실화인지 구분 못해?라고 말해서 리처드 도킨스가 무엇이 우화이고, 무엇이 실화인지 한 번 사례를 갖고 왔다.
소돔과 고모라(성적 일탈, 도덕적 퇴폐 등 '죄악의 도시'로 멸망한 곳), 롯의 아내가 소금기둥으로 변한 것, 이삭을 제물로 바친 아브라함, 레위인의 첩과 집주인의 아내를 강간한 것, 하나님의 명을 받고 3,000명 이상 죽인 모세,.. 등 너무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우화고 무엇이 실화일까? 우화든, 실화든 십계명을 보면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유추할 수 있다. 하나님 아래 같은 인간이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없었다. 그들만의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이 성경을 이용했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미국의 유명한 낙태 반대 운동가인 마이클 브레이 목사를 인터뷰할 때, 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다른 어느 누구의 생활에도 피해를 주지 않는 동성애 같은 개인의 성적 취향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자기 방어 같은 것을 생각나게 했다. 신이 ‘범죄자’가 있는 도시에 자연 재앙을 내릴 경우 무고한 시민들이 부수적 피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2005년 뉴올리언스라는 멋진 도시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물에 잠기는 재앙을 겪었다. 그런데 미국의 가장 유명한 텔레비전 복음 전도사 중 한 명이자 대통령 후보로 나선 적도 있는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 목사가 뉴올리언스에 살고 있는 레즈비언 코미디언 때문에 허리케인이 닥친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당신이 전능한 신이라면 좀 더 표적을 좁혀서 범죄자를 해치우지 않았을까? 단지 레즈비언 코미디언의 집이 거기에 있다고 도시 전체를 파괴하기보다는 아마도 현명하게 그녀에게 심장마비를 내리지 않았을까.
"만들어진 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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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독교인들은 동성애를 싫어할까? 사실은, WEIRD(위어드)라는 책을 봤을 때, 질서에 맞게 번식을 하지 않는 부류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이번에 7장을 읽어보니 다른 시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여성을 재산으로 생각했고, 언제든 내어줄 수 있는 소유물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롯의 아내는 롯이 뒤돌아봤다는 이유만으로 소금기둥이 된 것이다. 네가 원하는 소유물은 네가 잘 참아야 가질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듯?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은 앞으로 대를 이어야 하기 때문에, 살짝 시험한 것이다. 하지만 <판관기> 11장에 등장하는 입다의 딸은 재물로 무조건 바쳐야 했다. 롯은 자신의 두 딸을 임신시켰지만, 술 취해 잠들어 있다는 콘셉트로 죄가 없음을 입증했다. <판관기> 19장에서 이름 모를 사제가 첩과 함께 기브아로 여행을 가던 중, 한 노인의 집에 묵었는데 도시 남자들이 쳐들어왔다. 노인은 남자는 건들지 않는다면, 자신의 부인과 사제의 부인을 넘겨주겠다고 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동성애가 왜 무서운지 알 것 같았다. 여성들은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기에 동성애는 무조건 말이 안 됐지만, 남자들은 아마 서열 우위를 따지고 들면 동성 강간이 허용됐을지도 모른다. "우리 남자들끼리 이러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여성을 내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애초에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동성애를 혐오하게끔 시스템을 만든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다시 한 번 십계명을 읽어봤다.
간음하지 말라.... 즉, 남의 배우자를 탐내지 말라는 뜻이다. 그 어디에도 강간하지 말라는 십계명은 없다.
다른 사람의 배우자를 탐내지 말라는 것은 타인의 소유물을 건들지 말라는 표현일 것이다.
근데 그 소유물이 어떤 일을 당해도 서로가 눈만 안 맞는다면 만사 오케이라는 뜻인 거다.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는 이런 말을 했다. “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한다. 그것이 있든 없든, 선한 사람은 선행을 하고 나쁜 사람은 악행을 한다. 하지만 선한 사람이 악행을 한다면 그것은 종교 때문이다.” 파스칼(내기를 건 바로 그 사람)도 비슷한 말을 했다. “사람은 종교적 확신을 가졌을 때 가장 철저하고 자발적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여기서 내 주된 목적은 우리가 성경으로부터 도덕을 이끌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다(비록 그것이 내 견해이긴 하지만 말이다). 내 목적은 우리, 그리고 대다수 종교인들이 사실 성경에서 도덕을 이끌어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거기에서 도덕을 이끌어냈다면, 우리는 안식일을 엄격하게 지킬 것이고, 지키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 처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신랑이 신부에게 만족하지 못했다고 선언한다면, 자신이 처녀임을 증명할 수 없는 신부를 돌로 쳐 죽일 것이다. 우리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처형할 것이다. 우리는…… 잠깐만. 내가 좀 편파적인 듯하다. 훌륭한 기독교인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계속 항변했을 것이다. 《구약성서》의 내용이 아주 불쾌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고 말이다. 예수의 《신약성서》가 명예를 회복하고 바로잡았다고 말이다. 과연 그럴까?
"만들어진 신"중에서
교보eBook에서 자세히 보기: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D160303320
참 과학자, 수학자들은 명제를 잘 활용한다..ㅋㅋㅋ 종교를 가졌다고 모두가 선하지 않기에, 종교가 도덕체계의 중심이 되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다른 신을 섬기면 혹독한 벌을 내리는 주님... 이렇게 질투심 많은 신이 어떻게 공정할 수 있을까?
네 이웃을 사랑하라
하텅의 재미있는 논문에는 흥미진진한 내용이 더 많이 실려 있으며, 한 번 더 그것을 추천하면서 그 인용문을 소개한다.
성경은 대량 학살, 외집단의 노예화, 세계 지배에 대한 명령들을 구비한 내집단 도덕의 청사진이다. 그러나 성경이 악한 목적을 지닌 것도, 살인이나 잔혹 행위나 강간을 찬미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고대의 많은 작품들이 내집단 도덕을 담고 있다. 《일리아드(Iliad)》, 아이슬란드 전설, 시리아의 옛이야기, 고대 마야인의 암각화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일리아드》를 도덕의 토대로 판매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다. 성경은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안내서로 판매되고 구매된다. 그리고 그것은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만들어진 신"중에서
교보eBook에서 자세히 보기: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D160303320
아가페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네 이웃을 정말 사랑하고 있지 않은 기독교인... 같은 종교, 같은 가치관이 아니면 철저하게 배척한다. 리처드 도킨스도 인간의 종교와 상관없이 내집단에 충성하고 외집단을 적대하는 강한 성향을 인정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내집단 내에 이단아가 발생하면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 학대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도덕적 시대정신
시대에 따라 도덕적 기준은 변화한다. 사실 성경 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여성, 피부색이 다른 인종, .. 등이 소외 당했다는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냥 그 당시 도덕적 기준이 그랬기 때문이다. 도덕이라는 것은 사회적 질서라고 생각하는데, 당시에는 그렇게 해야 질서가 바로 잡을 수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현대의 도덕 기준은 무엇이 될까? 사실 <만들어진 신>은 2006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아무래도 기독교의 위상이 컸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기독교의 위상이 많이 내려가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많은 이단 종교들이 생겨나고 있다. 요즘같은 시대에 성경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외에 다른 종교나 미신이라도 보이지 않는 신에게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나도 보이지 않는 신이 있을거라 믿는다.
예전엔 내가 벗어날 수 있는 울타리가 한정적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한정적이라 주어진 삶을 살아가기 바빴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현대인은 많은 자유와 공허가 동시에 존재한다.(물론, 이마저도 안되는 국가도 많지만) 현대인들은 공동체, 소속감, 사랑, 안정감을 원해서 종교를 찾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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