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

2025. 7. 17. 13:36그냥,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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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교보문고

 

 

나의 짧은 후기

 

나는 불행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주체적인 삶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행복과 불행 모두 겪을 수 있다.

근데 내가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어떻게 확신하지?

누군가에 의해 쾌락을 조종받고 있다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미디어의 세뇌라면?

시대를 아우르는 통찰력을 갖고 있는 <멋진 신세계>였다. 

와 확실히 고전은 고전이네.

 

 

 

고통받지 않는 세계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직접 임신하지 않고 내 유전자를 담긴 아이가 뚝 떨어졌으면! 

사실 요즘 대리모 출산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느냐 마느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근데 <멋진 신세계>에서는 그 누구의 몸도 희생하지 않고, 말 그대로 인공수정으로 기계들이 아기를 생산해낸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임신도 하지 않고, 스트레스도 소마(일종의 마약) 먹으면서 조절할 수 있으니 건강한 문명인들은 (명은 짧지만) 저속 노화로 진행되는 신진대사 효율이 좋은 몸을 갖고 산다. 

 

심지어, 열정이고 맹목적인 사랑, 결혼이라는 제도로 서로를 묶어 서로를 소유하는 일부일처제라는 개념을 없앴다.

그래서 서로의 관계를 제한하지 않고 모두가 공유한다는 개념으로 사람들은 사랑의 고통을 느끼지도 못한다. 

우리는 사랑을 하면 행복한 마음도 들지만, 아픔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고 느낄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 때, ... 등 이런 모든 마음들은 사랑할 때 느낄 수 있는 고통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명사회가 원하는 건? 모두 서로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면서 즐길 수 있다면, 스트레스 받을 일 없다!

그리고 아플 시간에 일해라 인간들아!

결국 아픔과 우울은 효율적인 생산을 막아낼테니 시스템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쾌락으로 사람들을 통제했다. 

 

심지어 헌 옷을 입지도 않는다. 옷이 망가지면 그냥 새 옷을 지급해준다. 

어떠한 부족함도 느끼지 않도록 체제가 음식, 옷, 집, ..등을 다 보급해주는 것이다.

그저 그 계급 안에서 마땅히 해야할 일들만 잘 하면 되는 것이다. 

 

“원하면 언제라도.” 그녀는 나무 상자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악과, 사람들이 즐기던 온갖 놀이와, 먹고 마시는 맛 좋은 음식들과, 벽에 달린 조그마한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켜지는 불과,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소리도 들리고 감촉도 느껴지고 냄새까지 나는 그림과, 훌륭한 향기를 풍기는 또 다른 상자와, 산처럼 높다란 분홍빛과 초록빛, 푸른빛, 은빛의 집들을 얘기해주었다. 슬프거나 화를 내는 적이 전혀 없고 행복하기만 한 모든 사람과, 다른 모든 사람의 소유인 모든 사람과, 세상의 다른 쪽 끝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상자들과, (모든 것이 너무나 깨끗해서 고약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오물도 없는 환경에서) 멋지고도 깨끗한 유리병에 담긴 아기들과, 이곳 말파이스에서 벌어지는 여름 무도회처럼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하게, 그보다도 훨씬 더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며 전혀 외롭지 않은 사람들과, 날이면 날마다 계속되는 행복…… 린다는 그런 얘기들을 그에게 들려주고는 했다. 그는 몇 시간씩이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멋진 신세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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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인용글은 야만인 사회에 들어오게 된 린다가 문명 사회를 그리워하면서 말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말만 들으면 나도 부럽다.

나도 여기 가서 살고 싶다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냥 스트레스 안 받고, 건강한 몸으로 룰루랄라 무념무상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그러나! 이렇게 마냥 좋아보이는 파라다이스에도 문제가 있었다. 

 

쾌락의 오류 -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저자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통해 국가가 개인의 삶, 거의 모든 측면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전체주의적 성향을 띄고 있다.

<멋진 신세계>와 더불어 국가의 통제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던 조지 오웰의 <1984>도 또한 전체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있다. 

  • 조지 오웰 <1984> : 너는 복종하지 않으면 고통을 받을 것이다.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 너는 복종하면 즐겁고, 자유는 필요 없다고 느낄 것이다.

정리한 김에 개념도 한 번 찾아봤다.


  • 전체주의 : 국가가 국민의 삶 전체(정치, 경제, 문화, 사상)를 통제하는 극단적 권위주의 체제
  • 사회주의 : 생산수단(공장, 토지 등)을 사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운영하자는 경제・사회 이념
    • 공산주의 : 이상적인 사회주의의 궁극적 종착점; 계급, 국가, 사유재산이 모두 사라지고, 완전한 평등이 실현된 사회

칼 마르크스(Karl Marx)는 사회주의를 주장했다. 

  •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다 => 지배 계급(부르주아) vs 피지배 계급(프롤레타리아)
  • 자본주의는 결국 붕괴하고, 사회주의로 이행해야 한다 => 사적 소유 철폐, 노동자가 주인 되는 사회
  • 사회주의는 공산주의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단계다 => 궁극적으로 국가도 사라지고, 계급없는 완전한 평등사회(공산주의) 이룸

“이제는 어찌나 크나큰 발전이 이루어졌는지 노인들도 일을 하고, 성행위를 하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길 짬을 낼 틈도 없고, 쾌락 이외의 시간이나 여유를 짜낼 수가 없으며, 어쩌다가 불운한 우발적 상황으로 오락으로 꽉 짜인 그들의 생활에 그런 시간의 공백이 생겨난다고 해도, 그럴 때는 항상 진미의 소마가 마련되어 있어서, 반공일을 위해서는 2분의 1그램, 주말을 위해서는 1그램, 화려한 동양으로의 여행을 위해서는 2그램, 그리고 달나라에서 어둠의 영원성을 누리기 위해서는 3그램만 복용하면 그만이지. 그런 휴식에서 돌아오고 나면 그들은 공백을 극복해서 견고한 땅을 밟고 안전하게, 날마다 일을 하거나 오락을 즐기고, 촉감 영화를 찾아다니며 구경하고, 발랄한 여자들을 즐기고, 전자 골프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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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엔 올더스 헉슬리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를 복합적으로 그려낸 작품이 <멋진 신세계>가 아닐까 싶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문명인들은 소마(마약)을 통해 쾌락을 주고, 태아 때부터 훈련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도록 정신 교육을 받는다. 근데 모두가 다 공평하면 생산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 저자는 머리를 썼다. 

 

모두 똑같이 분배하면 당연히 더 갖고 싶은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시키는 일이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인간은 비교와 분류를 하는 자연스러운 본능이 있는데 이걸 통제하지 못하면 전체주의와 사회주의 시스템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태어난 사람들은 다른 계급을 질투하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은 이 사회에 큰 보탬이 된다고 주어진 계급에 감사하도록 최면학습을 받는다. 

 

그래서 크게 문명사회에서 5가지 피라미드 계급으로 분류한다. 

알파 (Alpha) 최상위 계층 키 크고, 잘생기고, 지능 최고 과학자, 관리자, 정책 결정자 "너는 최고야"라는 반복 세뇌
베타 (Beta) 상위 계층 알파보단 조금 떨어짐 기술직, 행정 보조 자율성 부여, 하지만 한계를 인지하게끔 세뇌
감마 (Gamma) 중간 계층 평균 이하 지능 단순 관리, 기계 조작 집단행동, 개인주의 억제
델타 (Delta) 하위 계층 지능 낮음, 외모 유사 단순 노동, 생산직 복제 다수, 동일성 강조
엡실론 (Epsilon) 최하위 계층 매우 낮은 지능, 키 작음 가장 단순한 노동 교육 없음, 본능적 순종 유도

 

 이 중 엡실론은 태아 때부터 산소를 정상적인 수준에서 75% 정도로 낮게 공급받는다. 그래서 난쟁이로 태어나서 광부, 직조공, 철강 근로자와 같은 단순한 노동을 한다. 이 사람들이 거의 시스템을 돌아가게 만들어줄 기본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엡실론을 대량생산하고 지능을 아예 없애 거의 도구화로 만들다시피 한다. 

 

“그들은 책과 꽃을 보기만 해도 심리학에서 흔히 ‘본능적인 증오’라고 일컫는 반응을 보이도록 성장한다. 변하지 못하도록 유도된 조건반사 때문이지. 그래서 그들은 평생 책과 식물로부터 안전해진다.” 국장은 보모들을 향해 돌아섰다. “아기들을 다시 내보내.”

아직도 악악거리는 황갈색 아기들이 식기 수레에 실려 나갔고, 그들의 뒤에는 시큼한 우유 냄새와 지극히 기분 좋은 침묵만이 남았다.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비록 그는 하급 신분 계층 사람들이 책 때문에 공동체의 시간을 낭비하도록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또한 그들이 지닌 조건반사를 풀어버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유발할 책을 읽게 될 위험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도 쉽게 납득이 갔지만, 그래도…… 그렇다, 그는 꽃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왜 델타들에게 심리적으로 꽃을 좋아하지 않도록 유도하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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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델타 아기들은 어렸을 때부터 책과 꽃을 보기만 해도 '본능적인 증오'라는 반응을 유도하는 훈련을 시켰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되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추후 야만인 존의 이야기) 그리고 꽃을 좋아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낭만을 없애려고 했던 것이다. 꽃(자연)을 좋아하게 되면, 사랑을 하고 싶다던지, 여유를 즐기고 싶을 수 있다. 그러면 하급 계층들은 일을 해야 하는데 낭만에 정신 팔려 생산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각자 계급에 만족하도록, 다른 계급이 절대 되고 싶지 않지만 존경하도록 훈련받았다.

완벽한 시스템인줄 알았으나...

늘 어디에나 버그는 있었다. 

 

버나드 마르크스는 알파 계급에서도 알파 플러스로 설계되었다. 

알파 플러스는 키 크고 근육질 몸매에 잘생긴 얼굴, 지능까지 갖춘 완.벽.남이다. 

하지만 버나드 마르크스가 태아 시절 혈액 속에 알코올이 들어가서 키도 몸도 작게 태어났다.

사람들은 아무리 알파 플러스라도 버그는 걸러냈다. 그는 이 사회에서 외톨이였다. 

 

(+)추가로, 여성들 또는 유색인종들은 전부 높은 계급에 있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알파 계급을 가진 여성들은 작품에서 언급된 것을 못 봤고, 

낮은 계급에 있는 사람들은 아시안, 흑인, 멕시코인 등 다양한 인종들이 언급됐지만 알파에서 디폴트가 백인으로 느껴졌다. 

<헬리콥터에서 보낸 3주일>이라는 촉감영화에서도 야만인은 흑인으로 묘사되었다. 

그리고 문명인들은 딱히 어떤 인종이라는 표시가 없었다. 

근데 야만인 존이 파란 눈을 가진 백인이고, 잘생겼다는 칭찬을 두루 듣는 것으로 봐서 알파 계급은 백인 남성층이 주를 이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결국, 전세계를 통합해 안전한 계급 체제를 만들었지만, 계급 안에서도 차별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 세계관의 오류:  '버나드'와 '존'

 

위에서 말했다시피 버나드는 알파 플러스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외모로 태어났기 때문에 은따를 당했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공유할 수 있어 언제든 성관계를 나누는 이 세계에서도 

여성들은 버나드랑은 딱히 엮이고 싶어하지 않았다. 

 

버나드 마르크스. 위에서 언급한 칼 마르크스와 같은 성을 썼다. 사실 Marx라는 이름은 흔한 이름이라고 하지만, 나는 올더스 헉슬리가 괜히 이 이름을 사용한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버나드는 정말 누구보다도 평등한 대우를 받고 싶어했다. 잘생긴 미남으로 태어났어야 할 그게 장애를 가짐으로써 무수한 차별을 느꼈을테니. 그가 존과 린다를 데려오고, 달콤한 권력의 맛을 보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가 데려온 야만인 존을 만나게 해달라고 졸랐고, 그는 매니저 처럼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저자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헛소리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인간은 달콤한 권력을 누리면 평등을 외치기 보다 우위에 서고 싶어지는 본능을 버나드를 통해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레니나는 베타 계급인데, 여성들 중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핫걸 of 핫걸이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에게 관대했고, 버나드와 잠자리를 갖는 것에도 거부감이 없었다. 

그렇다고 버나드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에게 다가갔던 이유는 버나드가 뉴멕시코를 여행갈 수 있었는데, 레니나는 그를 통해 야만인 보호 구역을 체험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레니나와 버나드는 원주민들의 마을의 들어가 그들의 생활을 구경(....)하고 있었다. 동물원 구경꾼 처럼 버나드는 감탄하고, 레니나는 악취나고 혐오스럽다며 구역질을 하고 가관이 아니었다. 그 때, 그들은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야만인 존을 처음 만났던 순간이었다. 야만인들은 미국에 살고 있는 원주민처럼 묘사했는데, 자신들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야만인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워 했다. 

 

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또 사연이 기구하다. 

버나드의 국장 토마스가 25년 전, 베타 마이너스인 린다와 함께 뉴멕시코를 놀러갔다. 둘이 산도 타고, 말도 타면서 여행을 즐기다 린다가 실종된 것이다. 결국 린다를 찾지 못한 채 토마스 혼자 영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린다가 임신을 한 것이다. 대부분 여성 태아는 불임이지만 30% 정도는 정상 발육하도록 내버려두는데, 린다가 바로 임신을 할 수 있었던 케이스였다. 그 당시 린다는 야만인 마을에서 존을 낳았다. 

 

사실 린다는 (이 세계관의) 문명인의 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인지라, 남녀가 원하면 언제든지 쾌락을 위해 성교를 할 수 있다고 배워왔다. (이 세계관의) 야만인의 마을에선 일부일처제가 기본인데, 남의 집 유뷰남을 꼬셔 자주 잠자리를 했던 것이다. 그래서 기혼녀들이 찾아와 린다를 패면서 참교육을 해줬다... 린다는 야만인 보호구역에서는 그저 창부일 뿐이었다. 

 

존도 버나드처럼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전혀 다른 외모의 소유자로 통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따돌림 받기도 하고, 창부의 아들이기도 한지라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름 마을 사람들은 존을 보호해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린다가 유부남한테 껄덕거리는게 아니꼬울지라도 존에게 소쿠리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고 마을 행사에 참여도 많이 시켜줬다.

존은 엄마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외롭고 혼란스러웠을까? 

 

버나드는 거북한 기분으로 낯을 붉혔다. “그건 말이죠.” 그가 시선을 피하고 우물우물하면서 말했다. “내가 대부분의 사람들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인가 봐요. 만일 누군가 태아 숙성 과정에서 어쩌다가 다르게 된다면…….” “예, 바로 그겁니다.” 젊은이가 머리를 끄덕였다. “남들하고 다른 사람은 외롭기 마련이에요. 사람들이란 냉혹하니까요. 그들은 철저히 모든 것에서 나를 배척했어요. 산에서 밤을 보내라고 다른 소년들을 내보낼 때, 그러니까 자신이 성스럽게 섬겨야 할 동물이 무엇인지 꿈을 통해 만나게 하기 위해 내보낼 때, 그들은 내가 같이 가도록 허락하지 않았고, 어떤 비밀도 나한테는 알려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해결했습니다
"멋진 신세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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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와 존은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할 수 있었고, 버나드는 존을 린다와 함께 런던으로 초대했다. 

존은 자신이 있는 이 곳과는 다른 <멋진 신세계>를 꿈꾸며 같이 떠나게 되었다. 

 

사랑과 탐욕 그 어딘가(feat.셰익스피어)

격렬한 열정이라면 이미 넘쳐나서 오히려 골치가 아플 지경이 아니던가!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주사기를 다시 채웠다. “존.”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존…….” 그러다 그녀는 잠시 헷갈렸다. “포드 님 맙소사. 내가 여기에다 수면병 주사를 놓았나, 안 놓았나?” 그녀는 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두 번이나 주사를 놓는 위험을 무릅쓰진 않겠다고 마음먹고는 줄지어 늘어놓은 다음 유리병으로 옮겨 갔다. 그로부터 22년 8개월 4일 후에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 알파 마이너스 관리가 므완자-므완자에서 트리파노소마증trypanosomiasis•••으로 죽게 되는데, 그것은 반세기 만에 처음 벌어진 사고였다. 레니나는 한숨을 지으며 일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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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레니나를 처음 본 순간부터 첫눈에 반해버렸다. 레니나는 다른 남자들처럼 저돌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존을 관찰하다보니 어느새 그에게 푹 빠지게 되었다. 레니나는 런던의 문명세계에서 핫걸인지라 웬만한 남자들과는 다 자봤다. 사람들도 당연히 레니나가 야만인과 이미 진도를 뺐을 거라고 생각해 후기를 물어봤는데, 레니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존도 분명 본인에게 끌리는 것 같은데 영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의 인용문을 보면 왜 문명세계가 사랑을 금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레니나는 존을 생각하느라 업무에 집중을 못해서 수면 주사를 두 번이나 놓는 실수를 해서 22년 8개월 4일 후에 생명들을 수면증으로 죽게 만들었다. 사랑이란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정신을 뒤집어 놓는 위험한 감정이 확실하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레니나.” 그는 거의 절망에 빠진 상태로 말했다. 놀라움과 황홀함으로 내면에서 밀려오는 파도처럼 피가 레니나의 뺨으로 왈칵 몰렸다. “그거 진담이에요, 존?” “하지만 난 그런 얘기를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무슨 고민에 빠진 듯 주먹을 불끈 쥐고 야만인이 소리쳤다. “때가 되기 전에는……. 내 말을 잘 들어봐요, 레니나, 말파이스에서는 사람들이 결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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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결국 사랑을 확인했다. 하지만 사랑은 사랑일 뿐, 가치관이 너무나도 다른 문명인과 야만인이었다. 

레니나는 육체적 사랑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고, 결혼, 육아, 출산은 상상할 수 없는 문명인이었다.

존은 순결한 여성을 사랑의 상징이라 생각하고, 결혼을 하고 영원을 약속하고 싶은 야만인이었다.

존은 레니나가 옷을 벗고 진도를 빼려고 하자, 뻔뻔스러운 화냥년이라며 화를 냈다. 

 

근데 존의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는 세상을 셰익스피어로 배웠다. 린다가 존에게 문자를 알려줬는데, 외톨이었던 존이 의지할 곳이 책밖에 더 있겠나. 그리고 엄마는 맨날 약에 쩌들어 몽롱해 있다가 사내놈들이랑 부둥겨 안고 놀기만 하고... 그러다 동네 아줌마들한테 두들겨 맞고...! 책이 없는 야만인 보호 구역에서 포페라는 청년이 다 찢어져 가는 <셰익스피어 전집>을 구해줬다. 

 

셰익스피어 책 중, 언급된 작품은 아래와 같다. 

햄릿, 템페스트,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오셀로, 로미오와 줄리엣, 리어 왕, 맥베스, 존 왕, 자에는 자로....

 

이 중 <오셀로>, <템페스트>,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을 자주 인용했던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책은 지금 다시 읽어도 클래식 그 자체였는데, 노베이스인 상태에서 읽은 존에게 셰익스피어는 그냥 세상이었겠지.

희극과 비극, 순결한 사랑, 인종의 한계, 부모 자식간의 컴플렉스,...등 

 

셰익스피어는 시대 감안해서 보면 순결한 여성에 대한 찬양, 순수한 사랑의 끝은 결혼이라는 걸 주제로 썼다. 존은 자신의 엄마에게 사랑을 느낀 동시에, 더럽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의 연인 포페를 죽이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결국 린다는 죽는 순간까지 포페만 불러댔고, 존은 그 모습에 화도 못내고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자신이 첫눈에 반했던 아리따운 레니나가 직접 옷을 벗고 밝히는 것을 보니 얼마나 실망스러웠을까?

근데 레니나 입장에선 그게 당연한건데..ㅠㅠ 

 

너네 둘 너무 답답해!

 

 

신을 닮은 인간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 대해서 「파리 리뷰The Paris Review」의 조지 윅스와 레이 프레이저 기자와의 면담을 통해 스스로 이렇게 밝힌다.  

문 : 『멋진 신세계』는 어떻게 착수하게 되었나요?

답 : 글쎄요, 처음에는 H. G. 웰스Herbert George Wells의 『신을 닮은 인간Men Like Gods』의 장난스러운 비유로서 시작했지만,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발전하더니 처음에 내가 의도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를 이루었어요. 주제에 대해서 점점 더 관심이 깊어지자 나는 본디 목적에서 점점 벗어나고 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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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다의 죽음을 구경하러 온 어린 쌍둥이들을 보고 눈깔이 돌아간 존... 그 쌍둥이 클론들은 그저 죽음이 별거 아니라는 훈련을 받으러 온 것이지만, 존 입장에서는 하나뿐인 어머니가 죽은 것이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전혀 알 리 없는 문명인들에게 공감은 커녕 위로도 존중도 못 받는 이런 상황에 현타를 세게 느껴 소동을 일으켰다. 

 

 이렇게 소동을 일으키자 통제관 무스타파 몬드가 야만인 존, 버나드, 헬름홀츠 3명과 아주 젠틀하게 면담을 나눴다. 이렇게 잘못을 해도 처벌을 약한 사회라면 꽤 살만 하잖아? 하여튼 이 장면이 올더스 헉슬리가 현재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파트라고 생각한다. 

 

 거의 2장 가까이 과학 발전과 종교의 무의미에 대해 연설을 했다. 거의 통제관이 이 문명사회의 신처럼 느껴졌다. 

“과학적인 발전에 관해서 우리 포드 님의 시대에 사람들이 어떤 글을 썼는지 읽어보면 기분이 묘해. 그들은 다른 분야와의 관계는 상관하지 않고 과학의 발전이 무한히 계속되도록 내버려두어도 좋으리라고 상상했던 모양이야. 지식은 가장 고귀한 선善이었고, 진리는 가장 숭고한 가치를 지녔으며, 나머지 다른 모든 것은 부수적이고 이차적이었어. 물론 그 시절에도 사람들의 관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건 사실이야. 우리 포드 님 자신도 진실과 아름다움보다 행복과 안락함에 중요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지. 대량 생산이 그런 변화를 요구했으니까. 만인의 행복은 바퀴들을 끊임없이 돌아가게 해주지만, 진실과 아름다움은 그러질 못해.

"멋진 신세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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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산업혁명으로 인한 대량생산과 더불어 전체주의, 사회주의 등의 체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때였다고 생각한다. 올더스 헉슬리는 과학 발전이 무한히 계속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인간을 방치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생각한다. 마치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처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감정없이 기계처럼 쳇바퀴처럼 일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삶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무분별한 과학 기술의 발전에 브레이크를 거는 의견이었다. 

 

존재라는 현상이 내면이나 외부로부터의 인상들에 의해서 더 이상 속박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존속하는 무엇에―그러니까 절대적이고도 영구한 진실처럼 절대로 우리에게 거짓된 장난을 치지 않는 어떤 현실에 의존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감각들의 세계에 생명과 매력들을 부여하는 모든 힘이 이제는 우리로부터 흘러나가기 때문이라는 확신을 얻게 된다. 그렇다, 우리는 불가피하게 신에게로 향하기 마련인데, 그 까닭은 이 종교적인 감정이 본질상 너무나 순수하고, 그것을 경험하는 영혼을 매우 기쁘게 해주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의 모든 다른 상실을 보상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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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작가가 엄청 대단하다고 느꼈다. 지금도 무신론자보다 유신론자가 더 많은데, 당시에는 종교를 가진 독자들이 얼마나 많았겠어?

근데 신의 존재는 믿지만 종교라는 것은 인간이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안위를 보장받기 위해 믿는 허울에 불과하다는 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시대에! 그리고 환경에 따라 종교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열심히 설명해줬다..... 

 

 신을 닮은 인간, 인간이 고통과 불행없이 쾌락과 안정, 건강 등을 스스로 누릴 수 있다면 종교가 굳이 필요있을까? 를 꼬집어줬다.

하여튼 야만인 존에게 아주 열심히 설명해줬던 무스타파 몬드씨...

사실 그냥 처벌하면 그만인데 굉장히 젠틀하게 존과 나머지 2인에게 설명해준건, 무스타파 몬드라는 캐릭터에 작가 본인의 생각을 투영시킨 것 같다. 

 

불행할 수 있는 권리, 끝이 없는 쾌락

 

버나드와 헬름홀츠는 아이슬란드로 귀향(?!)을 갔다ㅋㅋ

아이슬란드는 현생의 삶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귀향이라 불리지만 끊임없이 고뇌하고 토론하고 분노하는 그 곳이 오히려 버나드와 헬름홀츠에겐 천국이 될 수 있다고 무스타파는 생각했다. 어찌보면 편하게 누리면서 사유하는 곳이지. 여긴 내가 가고 싶다.

 

야만인 존은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받고, 외딴 곳에서 금욕 생활을 실천하려고 한다. 

사실 존은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었지만, 무스타파는 실험하고 싶다면서 돈을 쥐여주고 가고싶은 곳 가라고 한다. (아이슬란드 빼고)

존은 혼자 살면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삶에 고통을 느끼다가도 성취감을 느끼면 기쁘기도 했다. 

문명사회에서 쾌락에 빠진 사람들과 반대의 인생을 살고 싶어서 이 생활을 시작한건데,

기뻐서 콧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끔찍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생각하면 금욕해야 하는데, 자꾸 레니나가 떠올라 육욕을 원하는 자신이 또 너무 싫은거고...

그래서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아 근데 이 때부터 였을까? 무스타파의 실험은 시작된 것 같다. 

고통 속에 사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건지 보여주기 위해 혼자 살게 보내줬던거다.

근데 스스로 채찍질을 하면서 나름 또 버티고 있었다.

사람들이 채찍질하는 그를 동물원에 있는 원숭이처럼 구경오기 시작했다. 

뭔가 계획만큼 저항을 없어 레니나를 데려왔다고 나는 생각했다. 

 

한편으로 레니나는 아직 존을 사랑하고 있었고, 뭔가 이번엔 다를거라는 기대감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거의 공기 중에 뿌려진 소마에 중독된건지 레니나를 미친듯이 채찍질하고, 그걸 지켜보는 관중 또한 서로를 채찍질하기 시작했다.

광기가 가득했던 순간이 지나고, 존은 스스로 목매 자살했다.

 

일단 이 결말에서 쾌락의 끝이 자유로운 성행위와 마약에 그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쾌락은 내성이 생기기 마련이라, 존을 구경왔던 문명인들은 서로를 때리고 맞는 그 상황 또한 쾌락의 일부라고 받아들인 것 같았다.

 

존은 현타가 씨게 왔을 것이다. 일단 금욕 생활을 하면서 선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근데 자신이 벌인 난폭한 폭행 현장...;;; 

그렇게 증오했던 쾌락 기폭제인 소마로 인해 조금은 그 순간을 즐겨버렸다.

어떠한 고통이든 감내하고 살기로 했던 존이었지만, 자기 혐오라는 최악의 고통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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