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첫 번째 산이 자아ego를 세우고 자기self를 규정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산은 자아를 버리고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다. 첫 번째 산이 무언가를 획득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산은 무언가를 남에게 주는 것이다. 첫 번째 산이 계층 상승의 엘리트적인 것이라면 두 번째 산은 무언가 부족한 사람들 사이에 자기 자신을 단단히 뿌리내리고 그들과 손잡고 나란히 걷는 평등주의적인 것이다.
두 번째 산을 오르는 방식은 첫 번째 산을 오르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 첫 번째 산은 정복한다. '나'가 이 산을 정복하는 것이다. 정상이 어디인지 멀리서 확인하고는 그곳을 향해 기를 쓰고 올라간다. 그런데 두 번째 산은 다르다. 두 번째 산이 '나'를 정복한다. 나는 어떤 소명에 굴복한다. 그리고 그 소명에 응답해, 내 앞에 놓여 있는 어떤 부당함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다한다. 첫 번째 산에서는 야심을 품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며 독립심을 발휘하지만, 두 번째 산에서는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친밀하며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한다.
두 번째 산에 있는 사람들은 다음 네 가지 가운데 하나 또는 전부를 위해 희생한다.
- (소명으로서의) 직업 | 어떤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그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것
- 배우자와 가족 | 결혼 상대를 결정하고 결혼 생활을 잘 꾸려가는 것
- 철학과 신앙 | 인생철학을 세우고 다듬어서 신앙을 경험하는 것
- 공동체 |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히는 것,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번성을 누리도록 노력하는 것
Part 1 두 개의 산
Chapter 1 가장 바람직한 삶은 어떤 삶인가
공동체는 해체되고 개인들 사이의 결속은 끊어지며 외로움은 확산된다. 이 상황은 좋은 삶을 살아가는것, 즉 사랑과 연결을 바라는 깊은 인간적 갈망을 채우는 것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든다. 모든 연령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지만 특히 청년들이 더 그렇다. 이들은 구조화되어 있지 않고 불확실하기만 한 세상에 던져진다. 믿고 의지할 권위나 방호책도 거의 없다. 그런 것들은 오로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자기 인생 여정에 올려놓는 일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어렵다.
개인의 삶에는 자유, 권위, 의미, 성과 판단 등으로 많은 것들을 이룩하면서 살아간다. 작가는 개인의 삶을 끝으로, 우리는 공동체의 행복한 결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동체를 위해 내가 희생하고 나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개인을 넘어 다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어떠한 소명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스스로 상처받고 오갈데 없는 나 자신도 버거운데, 어찌 다수의 행복까지 고려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느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직 나의 개인은 무언가 정의내릴 수 있을만큼 성장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두 개의 산>의 서론을 읽고, 조금은 다른 마음을 갖게 되었다. 첫 번째 산을 오르고, 두 번째 산 또한 내 인생에서 거쳐야 할 관문이라면 그 두 가지의 방향을 생각해놓는 것도 내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 같다.
Chapter 2 인생은 단지 경험의 연속이 아니다
- 도대체 나는 내가 품고 있는 커다란 질문들의 대답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여러 해에 걸쳐 모험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장기적인 미래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19세에서 24세 사이 청년 중 96퍼센트는 "언젠가는 내가 인생에서 원하는 위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 그러나 이들의 현재는 방랑, 외로움, 분리, 의심, 불완전 고용, 상심, 지독한 직장 상사 등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한편 이들의 부모는 서서히 미쳐 간다.
- 심미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문제는, 인생을 경험의 가능성으로만 볼 뿐 충족해야 하는 어떤 프로젝트 또는 살아가면서 실천해야 하는 어떤 이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람은 온갖 것들을 건드리기만 할 뿐 결코 하나에 정착하지 않는다. (...) 이 사람의 인생은 어떤 성취를 쌓아 가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일시적인 순간들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다.
두 번째 산을 오르기 전, 첫 번째 산조차 오르지 못한 젊은 사람들, 우리는 주어진 자유 안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수많은 경험과 모험으로 축적이 되면 멋지기만 할 것 같은 30대, 40대는 내가 계속 정착을 하지 못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영원히 방황으로 남을 수도 있다다.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 이 삶이 끝나기 전까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방향을 못 잡고, 도파민에 절여져 스마트폰만 찾는 젊은이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Chapter 3 경쟁은 영혼의 나태함을 부추긴다
- 의지할 것이라고는 오로지 자기 신분과 직책밖에 없을 때, 이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Chapter 4 고통은 때로 지혜로 나아가는 관문이다
- 텔로스(telos;목적) 위기 | 텔로스 위기에 빠진 사람은 자기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철학자 니체는 인생을 살아갈 '이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과정'이든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 목적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여정에서 만나는 온갖 고난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기 목적을 모르는 사람은 아주 작은 고난에도 쓰러져 버린다.
- 개인주의가 낳은 4가지 위기
1. 외로움의 위기
2. 불신의 위기 | 사회적인 질서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끼거나 이것을 이해할 수 없거나 또는 속임수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마음 상태
3. 의미의 위기 | 사람들이 자기가 믿을 수 있고 또 자기 인생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어떤 커다란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스스로를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
4. 부족주의 위기 | 부족주의는 애착 관계에서 분리된 개인을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 소외계층 생성.
- 고통이란?
"고통에는 본질적으로 우아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고통은 감사를 가르치고, 공감 능력을 키워준다. 고통은 어떠한 대응을 부르고, 우리의 허상을 깨줄 수 있다.
자기계발, 자기성장, 부와 명예 그리고 자산으로만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서문을 읽었기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믿고 있다. 고통, 자신이 믿고 있는 이런 삶을 끝까지 가 본 사람만이 두 번째 산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첫 번째 산을 오른 자만이, 허황된 물질이 덧없음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혹은 영원히 모를 수도 있겠지만...)
Chapter 5 자기 인생에 귀 기울인다는 것
- 내가 지금까지 잘한 일은 무엇일까? 내가 지금까지 못한 일은 무엇일까? 보수나 대가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또는 기대한다고 생각하는 표정을 지은 적이 있었을까?
- 우리는 대부분 자기 인생의 표면에 딱딱한 껍질을 만든다. 이 껍질은 두려움과 불안정함을 숨기고 남에게 인정받고 성공을 거두기 위한 것이다. 당신이 자기 자신의 핵심으로 다가간다고 치자. 이때 당신은 전혀 다르며 훨씬 더 원초적인 어떤 경지를 발견할 것이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깊은 열망을 발견할 것이다.
Chapter 6 새로운 인생은 행복한 추락 뒤에 온다
- 궁극적인 욕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 되기, '나-너'의 유대, 모든 것을 진정으로 내려놓기, 순수한 결합, 공포를 초월하는 친밀함을 성취하겠다는 욕구이다. (...) "사랑에 빠진 경험이 사라지고 없더라도 사랑 자체는 남는단다. 그리고 이건 기술인 동시에 행복한 사건이지. 네 어머니와 나는 그걸 가졌어. 우리는 땅 속에서 서를 향해 성장하는 뿌리를 가지고 있었지.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의 모든 가지에서 떨어져 버렸다 하더라도 우리가 둘이 아닌 한 나무임을 우리는 알았단다."
- 소크라테스는 인생의 목적은 자기 영혼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 즉 영혼이 동경하는 선함을 깨닫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모든 사람들은 선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자 했다.
- 자기의 흔적을 남기며 자기만의 정체성을 쌓아 나가기 위해 '자아의 자기'를 개발한다. 하지만 이것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 더 깊은 자기가 그 아래 존재한다.
갑자기 챕터6을 읽다가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다. 내가 아이가 있다고 가정할 때, 아이가 나에게 물어본다. "엄마 왜 난 공부를 해야 돼?"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이 세상을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기 위한 옳고 그름(언어, 철학과 사회), 내가 타고, 입고, 마시고, 자는 모든 것들에 대한 원리(과학, 수학), 내 몸을 쓰는 방법(체육),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본적인 안목(미술, 음악) 등... 이 세상을 살기 위한 방법을 체득하는 것이다. 그렇게 배운 것을 토대로 당신의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쓸모'를 갖고 살아간다. 그 쓸모는 즉, 일이라는 것이고, 그 일은 이 세상을 굴러가게 해주는 톱니바퀴의 일부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인지라 남을 위해 나의 '쓸모'를 사용한다면, 언젠가는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아 오랫동안 그 일을 할 수 없기에 '대가(돈)'을 받고 사명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챕터 5,6장을 읽고 왠지 모르게 우리의 인생의 목적은 돌고 돌아 바로 눈 앞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 나의 환경은 변함이 없지만, 내 마음가짐에 따라 이 세상은 바뀌는 것이다.
Chapter 7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깊은 헌신
"사랑이란 헌신이다"
- 헌신은 목적의식을 가져다 준다
- 헌신은 더 높은 차원의 자유로 나아가게 해 준다
- 헌신은 도덕적 인격을 만든다
Chapter 8 인생의 계곡을 지나 두 번째 산으로
- 내가 헌신할 대상을 어떻게 찾을까? 무엇이 나에게 올바른 헌신인지 어떻게 판단할까? 헌신할 대상을 찾은 뒤에는 어떻게 봉사할까? 내가 하는 헌신들이 일관되고 집중되고 기쁨이 넘치는 인생으로 통합되게 하려면 이 헌신들을 어떻게 하나로 엮어야 할까?
나는 가끔 그런 생각들을 했다. 나와 같은 외로움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공감을 하고, 위로를 하고, 응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생각을 하면서 들었던 마음은 "정녕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할까? 내가 정녕 도움이 될까? 나의 도움이 오히려 악영향을 주게 되면 어떻게 할까? 나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이런 걱정이 들었다.
Part 2 직업에 대하여
Chapter 9 소명으로서 직업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 조지 오웰이 글을 쓰는 4가지 이유
1) 순전한 자아도취
2) 심미적 열정
3) 역사적 충동
4) 정치적 목적
- 조지 오웰이 작가가 되기 위해 결심한 것
1)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 필요가 있었다.
2) 새로운 글쓰기 방식으로 만들어 냈다. 논픽션을 문학적인 형태(우화)로 승화 시키기
3) 철저하게 정직하기
Chapter 10 아름답고 경이로운 깨달음의 순간
사실 깨달음의 순간과 관련해 까다롭고 어려운 점은, 이런 순간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런 순간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세상은 아름다운 것들과 경이로운 순간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때로 이런 것들은 우리가 중요하다고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냥 휙 지나가 버린다. 흔히 우리는 자기의 깨달음의 순간을 의식하지 못한다. 다만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돌이켜 볼 때야 비로소 이런 순간들이 있었음을 알 뿐이다.
Chapter 12 심장을 깨우고 영혼을 자극하는 일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들어가려고 하는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 합리적인 의사 결정 방법의 함정
1) 준비단계(문제 확인하기, 목적 설정하기)
2) 검색 단계(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 사람들이나 직업군의 목록 작성하기)
3) 평가 단계(차트를 만들고 다양한 특성에 따라 각 선택들을 1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하기)
4) 대립 단계(불편한 질문 던지기, 기존의 전제들을 무너뜨릴 건설적인 반대하기)
5) 선택 단계(점수의 총합 산출하기, 각 선택의 미래 결과 예측에 도움이 될 도표 만들기)
- "10-10-10 규칙" : 이 결정이 10분 뒤, 10개월 뒤, 10년 뒤에 어떻게 느껴질지 따져 보는 것
- 어떤 직업을 선택할 때 흥미나 관심보다는 재능이 우선이라는 말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 직업 탐구에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결정적인 부분은 자신의 심장과 영혼, 즉 장기적인 동기 부여이다. 지식은 널려 있지만 동기 부여는 희소하다.
- 스와니커의 직업 탐색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최종적인 두 가지 특성
1) "무엇이 나의 깊은 욕구를 건드리는가?", "어떤 활동이 나에게 가장 깊은 만족을 안겨 주는가?"
2) 자신의 깊은 기쁨이 이 세상의 깊은 갈망과 만나는 바로 그 지점을 찾는 것이다.
Chapter 13 천직을 찾아 통달의 경지로 나아가라
- 일자리는 생계 수단이지만 일은 인생이 그 사람 앞에 놓여 있는 의무를 다하는 특정한 존재 방식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데는, 주차 위반 딱지를 끊는 일이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이든 책을 쓰는 일이든 간에, 자기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서가 붙는다. 능숙하고 유능하게 하는 일이어야만 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그 기여가 나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지에 집중하라는 말인 것 같다. 사실 나는 동기부여보다는 보여지는 행동을 믿는 편이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이 상대를 바라볼 때 하는 말인거고, 실제로 나 자신은 내 동기부여가 중요하긴 하지.
솔직히 생각해보면 그렇다. 무슨 일을 하던지간에 "있어보이고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보다 내가 "좋아하고 자랑스러운"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아무리 좋은 직장이라고 한들 내가 그 직업에 자부심이 없으면, 먼 미래에 나 자신에게도 자손에게도 내 이야기가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Part 3 결혼에 대하여
이번 파트는 요즘 들어 내가 깊이 빠져있는 부분이다. 바로 "결혼"이라는 주제다. 나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고, 이 주제는 앞으로 평생 내 인생에 차지하게 될 것이다. 나는 결혼을 하여 가정을 갖게 되고, 나의 새롭게 결합된 내 가족과 남은 생을 살아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이혼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 결혼이라는 꼬리표는 언제나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사실 요즘들어 결혼에 대해서 여러 생각들을 많이 하긴 했다. 나는 결혼을 왜 할까? 정말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가 뭘까?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결혼을 하게 되면, 내가 아끼는 시간과 자유를 갈망하며 생을 보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항상 자유가 고팠던 사람이었다.)
나에게 청혼을 한 약혼자를 거부할 수 없었던 이유...? 그저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라면 미래를 상상했을 때 포근함이 느껴졌고 그 안에서 무언의 확신이 있었다. 이 사람은 나에게 청혼한 이유가 "베스트 프렌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청혼을 받자마자 행복함과 감사는 찰나였고 불안한 생각들이 덮쳐 왔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는데, 우리는 서로 좋은 안목을 갖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까? 나는 내 자신의 모든 단점까지 사랑하는데, 상대는 진정 내 단점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어디까지 상대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 우리가 가족이 생긴다면 서로의 교육관이 잘 맞을 수 있을까?
Chapter 14 두 사람이 함께 수행하는 희망의 혁명
결혼은 하나의 혁명으로 다가온다. 여태껏 하나로만 살다가 갑자기 둘이 된다는 것. 이것은 일종의 침범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상도 뒤따른다. 길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은 인생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다. 이들은 행복한 사람, 축복받은 사람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를 유혹하는 결혼의 아름다운 꿈이다. - 조지 엘리엇 <애덤 비드> 중
결혼을 공격하는 세 가지 요인
1. 이혼이 흔하고 이혼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매우 큰 문화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안전제일주의 전략을 따른다.
2. 많은 사람들은 그다지 대단하지도 않은 결혼 생활을 이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자기가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허용할 수 있는 결혼 생활의 정의를 받아들인다. 열정이 없는 우애 결혼.
3. 개인주의 문화가 최고의 결혼 생활을 갉아먹는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이론에 따르자면, 헌신하는 인생에서 최고의 결혼 생활은 공동의 인간관계를 위해 자아를 희생하는 영웅적인 탐구로 여겨진다. 헌신이라는 정신 속에서 결혼 생활은 인생의 도덕적 소우주이며, 이 안에서 각 개인은 상대방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또 더 큰 가치를 지닌 무언가를 수행하기 위해 서로에게 의존한다.
결혼이 건강한 일상이 될지, 만만찮은 시련이 될지, 건설적인 위기가 될지, 또는 재앙과 같은 악몽이 될지는, 두 사람이 얼마나 기꺼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가 하는 데 달려 있다. - 마이크 메이슨, <결혼의 신비> 중
왜 파트너십과 같은 관계가 행복한 결혼 생활로 이끌 수 없는걸까? 결혼이라는 제도는 (사랑한다는 가정 하에) 인간의 무분별한 번식 욕구를 보다 법 안에서 좋은 가정을 유지하라고 도운 파트너십 계약 관계라고 나는 생각했다. 사랑을 통한 관계 유지를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명분이랄까?
어쨌든 14장을 읽었을 때, 결혼 생활에 희생과 헌신을 자꾸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왜 결혼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주장하는걸까? 생각해봤는데, 작가는 결혼에 있어서 무조건 사랑 그리고 열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Chapter 15 친밀함이 꽃피는 여러 단계들
- 대화 단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공포이다.
1. 자기의 연한 살을 고스란히 노출했을 때 상대방이 이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고는 그냥 가 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
2. 자기로서는 제공할 수 없는 어떤 미래를 상대방이 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지 모른다는 것
3. 자신을 상대방에게 드러낼 때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자신이 이해하게 될지 모른다는 것
Chapter 16 친밀함이 무르익는 여러 단계들
"용서할 줄 아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사랑할 줄 아는 힘도 가지고 있지 않다."
Chapter 17 결혼 전에 스스로 물어야 할 질문들
결혼 생활에 실패하는 일보다 더 나쁜 것은 거의 없다
- 당신이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들
1. 나는 진정으로 결혼을 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했는가? 압도당할 준비가 되어있느냐?
2. 나는 그 사람 곁에 있을 때의 내 모습을 좋아하는가? 상대에 따라 바뀌는 인격
3.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며, 그 사람이 그 문제를 채워 줄까?
4. 내가 설정한 기준은 얼마나 높은가? 안주하거나 "그냥"이라는 말로 결정하지 않기. 대안으로 사람을 결정하지 않기
5. 나는 평생 이 사람과 즐겁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5에 '그렇다'일 경우, 세 가지 잣대를 말할 수 있다
1. 심리적 관점 | 성격 특성을 파악하는 방법? 상대의 인간관계 배경 및 애착 유형 본다
2. 정서적 관점 | 사랑의 성격을 파악해야 함 => 우정(필리아), 열정(에로스), 아낌없이 줌(아가페)
3. 도덕적 관점 | 삶을 살아가는 태도 파악
- 이 사람은 정직한가? 이 사람은 성실한가?
- 나는 이 사람을 깊이 존중하는가?
- 이 사람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킬까?
- 이 사람은 내 소중한 아이들이 물려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성정을 가지고 있는가?
- 이 사람에게서 교육 수준, 기술 능력, 지금까지 거둔 성취, 그리고 온갖 스펙들을 다 빼고 나면 이 사람에게 남는 알맹이는 무엇일까?
- 이 사람이 내렸던 판단을 내가 나중에 비판한 경우가 많았던가?
- 이 사람은 출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자기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랫사람에게 잔인하게 굴거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거나 하는,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행동을 자랑한 적이 있는가?
-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기심은 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가?
Chapter 18 결혼은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다
결혼을 통해 주어진 과제
- 각자의 어린 시절 가족과 정서적으로 분리되기 => 새로운 가족에 집중
-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지고서 친밀함 구축하기 => 혼자만 하는 희생은 No! 서로 노력해야한다.
- 부모의 역할을 받아들이고 '우리 아기 폐하'의 등장에 따른 충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 인생에서 맞이하는 불가피한 위기들과 정면으로 맞서기
- 왕성한 성생활 하기
- 차이를 표현할 수 있는 안전지대 마련하기
- 서로에 대해 처음에 가졌던 이상적인 이미지들을 계속 유지하기
"어느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며 ... 정의롭고 영원한 평화를 성취하고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합시다"
미국의 소설가 리디아 네처가 <15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15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포스트의 내용
- 화가 난 채로 잠자리에 들어라 | 맑은 정신으로 다시 생각해라
- 자랑스러워하고 떠벌여라 | 배우자를 자랑하고, 배우자 귀에 들어가게 해라
- 남편 욕은 시어머니에게 하고 친정어머니에게는 하지 마라
- 배우자를 믿어라
- 충실하라
-...
두 번째 사랑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최악의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 몇 번이나 용서하고 또 용서받은 사람들, 그리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리란 걸 알기에 위안을 받는 사람들이 비로소 누리는 사랑이다. 당신은 앞으로 이런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이것이 당신의 인생이다. 두 번째 사랑은 두 번째 산의 사랑이다. 첫 번째 산의 스릴과 계곡에 떨어졌을 때의 고통을 거쳐서, 이제 더 크고 더 이타적인 인생의 단계에 함께 올라서는 것이다.
그래, 사랑을 해서 결혼을 약속했다. 사랑하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화해하고 용서하고 공유하고... 평생 과제가 된 것이다. 사람들이 비혼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지만, 그 중 일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이렇게 힘든 사회에서 집에서라도 편하게 있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결혼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쨌거나 평생 "밀당"을 하고 살아야 한다. 혼자 살면 생각하지도 않아도 되는 타인에 대한 이해를 평생 하고 살아야 하고, 나 자신 혹은 배우자를 업신여기지 않아야 하며, 행복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신도 차리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냥 살기에 살게 되었고, 행복하다고 세뇌해야지"가 아니라, 결혼을 했해서 나의 가정이 생겼다면 진정으로 가정에 최선을 다 하라는 말이었다. 어설프게 배우자 한 쪽에게 희생을 강요하지도 말고, 무심하지도 않고, 혼자 다 짊어지려고 하지도 말고, 평생 노력하라는 말이다.
결혼을 해야 성장을 한다? 피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혼자 살 때보다 안 해도 되는 일을 반복하니 정신적으로 성장을 할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인생에서는 결혼이 전부가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뭘 하나를 하더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제대로 하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Part 4 철학과 신앙에 대하여
최근 철학, 신념, 신앙, 종교 등에 대해 좀 알아보고 싶어졌다. 요즘 뜨거운 감자인 '하이브'와 '단월드'의 연관성에 대해 고민했다. 어찌보면 종교에 대한 믿음과는 별개로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모임 중 하나를 종교라고 생각한다. '단월드'라는 종교가 대형 소속사와 연관이 되어 대중 음악에 묻어 있어 대중들에게 자연스레 노출되는 것이 왜 이리 기분이 더러울까? 어찌보면, 하이브의 수장 방시혁의 소인배 같은 면모를 먼저 알게 되어 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이 세계에 있는 대표 종교와 사이비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다. 차이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기독교는 익숙해서 그럴 듯 하고, 단월드는 사이비라서 기분이 더럽다. 그래서 더욱 종교에 대해 알고 싶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최근에 봤던 영화인 '미드소마'에 관한 내용이다. 스웨덴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 하는 축제에 대한 영화인데, 그 공동체는 그들만의 문화, 관습, 종교를 갖고, 끈끈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다. 21세기에도 인간을 제물로 바친다거나, 미신을 믿는다거나, 살인을 하게 되더라도 일말의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만의 리그에선 허용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게 되면, 주인공 대니에겐 힐링 영화고, 그녀와 동행했던 친구들에게는 공포 영화이다. 이런 내용들을 접하게 되니, 어느 편에 서야할 지 알 수가 없다.
이 세계, 아니 이 우주에는 다양한 삶의 형태가 존재한다. 나는 어떠한 철학을 갖고, 어떠한 신념을 갖고, 종교에 관해 어떠한 태도를 지녀야할까? 난 항상 어느 선에 맞추고 태도를 취하고 싶은데,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다 이해가 되니 분명하게 선을 잡기가 어렵다. (만약 사업 아이템을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항상 이 세상 다수의 입장 하나하나 다 고려하려고 한다. 특정 고객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나는 도대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싶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걸까?
Chapter 19 최고의 교육은 최상의 욕구를 가르친다
시카고대학교 교수들은 우리에게 대상을 보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파성이라는 왜곡된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안의 공포와 불안과 자아도취의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지 모른다.
당신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다 듣고 났을 때 늘 불만이고, 이 불만은 늘 당신을 괴롭힌다. 게다가 불만은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이 설정한 이상적인 기준에 다가가면 갈수록 그 기준이 점점 더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기량이 더 좋아질수록 자기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포부는 점점 더 커지고 목표는 점점 더 멀어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보면 기쁨은 자기 욕구를 충족하는 데 있지 않고 자기 욕구를 바꾸어서 최상의 욕구를 가지는 데 있다. 교육을 잘 받은 인생은 더욱더 높은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
신념과는 별개로 위의 굵은 글씨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사람의 인생을 바라볼 때 부러운가? 나는 정말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건가? 지금 사는 인생에서 내가 남길 수 있는건 뭐가 있을까? 나는 작게나마 내 가정에 충실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Chapter 21 나는 어떻게 신앙에 이르게 되었는가
"신은 사람을 만들어 내는 재단사이다. 아무런 소속감도 없이 그저 머물다 가는 존재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신은 소속 자격과 가입 허가와 참여 권리를 베풀어 준다."
(어느 날 갑자기 영적인 여정을 즐기게 된 작가)
기독교인들은 모두 나보다 한 수 위였다. 영적으로 방황하는 내 이야기가 여기저기로 퍼져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십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나를 위해 기도했다. 고마운 친구들이 시카고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이야기 상대가 되어 주고 위로했다. 한 친구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을 뿐 아니라 그날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격려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주었다.
신의 존재의 유무를 떠나 이 작가가 말한 신앙을 갖게 된 이유는 어느 날 영적으로 눈을 떴을 때, 같이 뜬 사람들이 그를 공감해주고, 기도하고, 격려해주었다. 나의 일생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지만 한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인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교를 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맞는 불특정 다수가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아파해준다. 마치 미드소마에 나온 작은 마을의 공동체처럼! 처음에는 신앙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훗날엔 같은 마음을 가진 공동체가 생겨 가족같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도 읽었던 것 같은데, 새삼 다시 생각이 난다.
'그냥,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르만 헤세, 데미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1) | 2024.07.23 |
---|---|
노멀 피플, 샐리 루니, 불안하고 흔들리는 젊은 연인들 (2) | 2024.07.17 |
[철학 독서 챌린지]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2) (2) | 2024.04.23 |
켈리 최, <웰씽킹>, 끊임없는 성장 그리고 성공을 강요하는 사회 (2) | 2024.02.09 |
하와이대저택, 더 마인드, 스스로를 살기 위한 방법 (1) | 2024.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