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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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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십팔년 유월 이일, 도쿄 18일 째 체류 중입니다.

 

 어제 지안이와 자기 전에 원치 않는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지안이가 더 놀고 싶은데, 11시에 잠드는게 너무 아쉬웠던지 내일 11시까지 못 일어나는 사람 벌칙주자고 하더라구요....

 제가 11시까지 못 일어나는 경우, 지안이 몸을 침대를 향해 풀파워로 던져주기로 했고....(;;)

지안이가 11시까지 못 일어나는 경우, 수학 문제 2장 더 풀기로 했습니다.

 

 저는 제 버릇 못 고치고, 밀린 드라마와 영화를 보다 새벽 5시에 잠들었는데, 너무 두려웠네요... 못 일어나게 되면 꽤 무거워진 지안이를 던져주는 놀이를 해야하니까요... 흙흙

 

 다행히 지안이나 저나 하기싫은 벌칙을 피하기 위해 오늘 10시 50분에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아침부터 엄청 바빴네요. 금요일 쯤 되면 빨래가 많이 쌓이는데, 빨래개고, 빨래널고, 밥 안치고, 점심밥 차려줘야 하고....

 

 

오늘은 참치 김치찌개를 한 번 끓여봤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자주 먹던거랑 얼추 비슷한 맛이 나더라구요. 역시 김치들어간 요리는 김치가 맛있어야합니다.

김치찌개와 팽이버섯전을 만들었는데요.

팽이버섯전이 저는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와구와구 먹었는데, 지안이는 팽이버섯까지는 잘 먹으면서 그냥 버섯 들어갔다고 하니까 에베베베베 하며 손도 안 댑니다...

지안이는 아침부터 간식을 너무 많이 까먹어서 밥도 잘 먹지 않네요...

 

뭔가 기름들어간 음식 많이 안 하려고 했는데, 아직 요리초보인 저에게는 기름 안 들어간 음식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아침 겸 점심을 다 먹고 나서 지안이가 제일 하기 싫어하던 수학 숙제를 시작했습니다.

지안이가 수학숙제를 싫어하면 저도 싫습니다... 그거 시키는데 너무 진이 빠지거든요.

하지만 둘이서 어떻게든 재밌게 해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ㅋㅋㅋ

 

지안이는 수학숙제를 하고 자유시간을 달라더군요...

저도 자유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이 친구들과 함께요...

 

진짜 설거지 하기 싫었는데, 그래도 어느새 다 끝냈네요...

 

지안이는 학교 숙제 하나가 더 남아있어서, 제가 내기를 제안합니다.

지안이의 학교숙제랑 제가 집안 청소기 한 번 싹 돌리는 거랑 누가 더 일찍 마치냐 하는 내기였는데요.

지안이가 더 빨리 끝내면 제가 편의점에서 뭐 하나 사주기로 했고, 제가 이기면 저녁 시간에 밥 한 그릇 남김없이 해치우기로 했습니다. 둘이서 치열한 방해공작을 펼치다 결국 무승부가 됐지만요.

쪼끄만게 벌써부터 도박의 묘미를 알아버렸습니다.

 

 

지안이 던지기 놀이하다가 이렇게 누렇게 멍이 들었네요;;

고용주님, 산재 처리.... 다이죠부데스까?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지안이가 언니!!!!! 하면서 부릅니다.

왜? 하고 가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뭐 좀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니 이렇게 하는거야, 그렇게 하는거 아냐 등등의 폭풍같은 잔소리를 들으며 겨우 완성했습니다.

이거 이렇게 완성해서 얼마나 갖고 놀았게요...

1시간을 갖고 놀았습니다.

배를 쥐고 깔깔대며 엄청 웃으면서 재밌게 놀더라구요...

 

 

지안이에게 오늘 기누타 공원가기로 했는데, 이제 씻어야한다며 재촉했더니 내일 가자고 하더라구요...

역시 제가 계획이란걸 하면, 생각대로 된 적이 단 한 번이 없어요..

 

뭔가 시간은 때워야할 것 같아 영화 보자고 했더니, 그루트 보여달라고 난리입니다.

그래서 같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을 봤습니다.

 

우리 스타로드 뚠뚠근육이 참 맛깔나네요....

지안이는 그루트만 보고, 저는 피터 퀄만 봤습니다.

 

정말 이렇게 있다가는 제 시간을 단 한 시간도 못 가질 것 같아 언니 공부할거라고 식탁에 앉았습니다.

 

 

그랬더니 앞에서 따라 앉아 자기도 수학공부를 하더라구요.

'깨비퀴즈'라고 어린이들 학습용 사이트가 있는데, 게임이나 이야기 형식으로 국어 수학 영어 과학 등등의 다양한 과목을 교육시키는 겁니다. 되게 공부하는 것 같지 않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곱셈, 덧셈 하는 것을 보니 너무 예쁘네요.

 

저는 정말 일본어 단어가 잘 안 외워집니다. 본격적으로 어떻게든 현지인을 찾아 친구를 만들어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지안이 학교에 가면서 4살 된 애기랑 얘기하면서 조금 단어가 늘었지만, 이대로 멈춰질 수는 없으니까요;;

 

 

 

하루종일 뭔가 지안이랑 같이 계속 간식을 먹어서 배가 너무 부른데,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지안마마님께서 말씀하옵셔 토마토스파게티를 급하게 만들어봅니다.

 

낮에 설거지 망까지 진짜 광나게 닦았는데..... 너무 아깝네요....

정말 집안일이란 잘하면 본전, 못하면 욕먹는게 맞는 말입니다..

 

 

저는 너무 배불러서 조금만 덜었는데요.

지안이 스파게티는 좀 더 많이 넣었어요. 그래도 저거 다 먹어줘서 기쁘더라구요.

 

밥 다 먹고 각자 하고픈 일 하기로 해서 지안이는 런닝맨을 보고, 저는 고용주님이 많이 사다 놓으셨던 한국책들을 꺼내 읽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쳐다도 안 보는 책들이지만 괜히 이 곳에서의 한국책은 그냥 품고싶네요ㅎㅎ

 

지안이보고 혼자 샤워하라고 하면, 또 화장실이 많이 더러워질 것 같아 같이 샤워를 합니다.

이 정도면 18일만에 청소강박증이 생겨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병적으로 치우려 듭니다...;;

지안이가 과자 껍데기만 살짝 뜯어놔도   바로 가져가서 쓰레기 통에 버립니다.

 

샤워를 다 하고 지안이가 자기 앨범을 공유합니다.

 

 

지안아, 손가락 왜 그러고 있니?

 

지안이는 어릴 때 참 귀엽습니다. 말도 잘 들었을 것 같은 비쥬얼입니다.

 

9시가 넘어가자, 10시에 이닦고 잘 준비하자고 했더니 배고프다고 난리입니다...

솔직히 말해... 너 일부러 그러는거지?

 

 

누룽지 뜨거운 물에 대충 부어 줍니다. 이렇게 잘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배고프다고 징징합니다...

 

다행히 10시가 되기 전에 지안이 어머님께서 돌아오셔서, 당고를 사다주셨네요!

 

 

지안이는 엄청 좋아하면서 한 꼬챙이 먹고는 또 즐겁게 춤추며 돌아다닙니다.

왜 배고픈지 알겠네요. 음식을 먹자마자 소화시키는 저 능력때문인 듯 합니다.

 

 

자가리코 환장한 저를 위한 선물도 사다주셨네요

우리 천사같은 고용주님, 오늘도 오야스미나사이

 

어떻게 오늘도 별거 아닌 하루 끄적여봤습니다. 아직까지는 꽤 부지런한 제가 기특하네요.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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