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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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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째네요.

일상은 늘 똑같습니다. 저는 입주식 베이비시터이기 때문에, 아이케어에 포함된 모든 일을 다 합니다.

점심도시락 만들기, 등하교시키기, 설거지나 청소, 빨래같은 집안일하기, 숙제시키기 등등.. 이렇게 나열하니 꽤 많은 것 같네요. 그래도 나름 등교시키면 저만의 시간이 생깁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저의 자유시간입니다.

 어느 날은 저 자유시간에 늘어지게 낮잠잔 적도 있고, 한국에서 알았던 친구도 만난 적 있고, 개인 업무도 처리했었고, 카페도 놀러다니고, 꽤 저의 시간을 쓰기에 넉넉하다고 봅니다.

 다른 알바를 한다면 적어도 한 달 동안 2건의 알바는 빠듯하게 해야 20만엔은 벌어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 생 활이라면 이런 여유도 즐길 수 없겠죠.

 

 그래도 마냥 편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하지 않은 집안일과 아이를 놀아주는 것 말고는 한 번도 케어한 적이 없었는데, 안 하던 것을 하려니까 녹록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의 워킹홀리데이는 지안(제가 케어하는 아이)이의 육아일기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주먹밥이 먹고싶다고 해서 아침부터 부랴부랴 주먹밥을 만들었는데요..

세 가지 주먹밥을 각각 다른 음식을 넣어서 랜덤으로 먹어보고 싶다는 지안양의 주문이 있었어요..

지안양은 제가 엄마의 고용자라는 것을 확실하게 아는 아이랍니다.

주문을 아주 잘 한답니다^_^

 

그렇지만 오늘 아침은 농담이겠거니 생각하고, 참치김치주먹밥을 만들었어요. 유튜브에서 참치김치 만드는 법까지 보면서 따라했어요...정말 저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바보니까요...

 

그래도 쓸 데 없이 화질이 좋네요, 아이폰7 '플러스'로 이러려고 산 건 아니지만..

 

 

 오늘은 잡곡밥을 만들었습니다. 저의 두 번째 밥인데요,

제가 한국에서 밥을 딱 한 번 전기밥솥으로 안쳐봤는데, 아마도 그 때가 5년 전 일겁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더군요;; 심지어 딸랑이가 고장이 나서 증기가 안 돼서 물이 좔좔 샙니다!

그래서 저의 고용주님(지안이어머님)께서 친히 압력밥솥을 새걸로 이번에 주문해주셨어요

지금 만든 밥은 당연히 헌밥솥으로 만든 밥이구요.

 

나름 두 번째 밥이라고 잡곡밥을 만들었는데, 저는 옛날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쌀을 여러번, 제대로 씻지 않으면 돌씹힐 걱정이 엄청 박박 씻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주변에 요리능력자들이 많아서 요즘 쌀은 두어번만 씻어도 된다고 가르쳐주더라구요. 그리고 쌀뜬물(?!) 이렇게 쓰는거 맞나요? 그게 좀 있어줘야 밥맛이 산대요.

 

저처럼 아예 모르시는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하여튼 밥하고 밥냄새 나면서 딸랑이가 쉭쉭-하면서 울리면 약불로 4분 기다리고, 10분을 뜸들이면 된답니다.

오늘 그래서 덜 탔어요 헤헤.... (탄 이유는 혹시 몰라서 4분 20초, 10분 30초 더 기다려서 였을까요..? 물의 양때문이었을까요...? 아마 압력밥솥 몇 개는 태워먹어야 마스터할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많이 밥한 오늘 하루, 빨래도 하고, 청소기도 돌리고 여유롭네요.

 

 

저.....저입니다....

저 물통 빈 병입니다... 가득찬 물통을 손가락으로 들 수 있는 괴력은 있지만, 굳이 티내고 다니진 않아요.

 

오늘은 슬슬 공부를 해야할 것 같아서, 카페에 나가서 간단한 일본어 형용사와 동사를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일찍부터 가서 죽치고 있으면, 카페 사장님이 절 싫어하게 될까봐 집에서 조금 공부하고 나가요.

 

 

되게 간지나게 공부하고 있죠...? 컨셉입니다.

제가 아이패드를 이번에 산 이유는 동영상 제작을 하기 위함이었는데, 지안이의 애니메이션보는 태블릿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태블릿 덕분에 말을 들어요.

밥 다 먹으면 애니메이션 보여줄게.

양치 다 하면 애니메이션 보여줄게.

숙제 다 하면 애니메이션 보여줄게.

 

더럽고 치사해서 안 볼 수도 있겠지만, 지안이는 애니메이션이 절실합니다.

틴타이탄즈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있는데, 시즌 3까지밖에 없거든요... 제발 시즌 20까지 나와줬으면.....!!!!!

 

 

 

오늘 하늘은 왜 이렇게 예쁠까요? 친구 연락으론 한국에선 미세먼지가 115(미세먼지 농도 단위는 어떻게 읽나요?)래요;; 친구는 미세먼지를 먹고, 저는 방사능을 먹지만, 하늘이 예쁜건 큰 위로가 된답니다.

 

 

 

지안이의 숙제폭탄때문에 5시에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노을을 바라보며, 저녁을 먹으려 했지만 눈이 부셔서 짜증이 나 커텐을 중간에 확 쳐버렸습니다.

감성이라곤 쥐뿔없습니다.

 

오늘은 친한 언니에게 배운 두부베이컨말이를 해봤는데요... 지안이가 하나 먹고 음 맛있다~ 하고 반찬 몇 개 집어먹고, 아 배부르다 하네요...

맛이 없는거니...? 계속 꼬치꼬치 물어봐도 오늘은 밥이 안 땡긴다는 말만 하네요.

쳇- 언니가 분발할게..

 

 지안이가 오늘은 확실하게 저에게 명령을 했습니다.

역시 우리의 甲지안양...

오늘 주먹밥을 학교에 가져가서 인기가 많았나 봅니다. 그런데 주먹밥에 랜덤으로 다른 맛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다 똑같은 맛이어서 그게 아쉬웠나 봅니다.

그래서 내일은 세가지 맛으로 랜덤 주먹밥을 싸달라네요..

까다로운 녀석..

 

그래서 아침에 부랴부랴 하기싫어서 미리 참치마요, 참치김치, 엄청 매운 어묵볶음을 만들었어요.

엄청 매운 어묵볶음은 지안이가 본인이 직접 벌칙 주먹밥으로 매운걸 만들어달라 주문하길래

한 번 엿먹어봐라 하면서 와사비폭탄 주먹밥을 주려다가 약간 아동학대인듯 해서..

집에서 살짝 매콤한 양념장을 오뎅을 볶아 넣어주려합니다.

 

항상 늘 저녁은 버겁네요...

지안이 어머니의 출장이 3일째인데, 어서 돌아오셨으면 좋겠어요.

고용주님, 오겡끼데스까.......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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