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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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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최고최고최고 힘든 날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지안이의 함께 있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심지어 친동생마저 오늘 아침부터 와서 화장실청소와 집안 청소, 빨래를 해놓고, 친동생이랑 지안이 밥 해먹이고, 또 외출준비까지..... 정말 아침에 동생이 몇 시에 우리집에 올지 몰라서 잠도 깊이 못 자고 두통이 너무 심하게 올라옵니다....

 

8시부터 동생한테는 계속 카톡이 오고, 집에 오면 문 열어줘야하니 정말 잠을 제대로 자지 않았습니다.

 

친동생은 대만에서 교환학생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도쿄 놀러오면서 대만의 과자와 치약을 사다줬습니다. 치약은 일본 치약이랑 칫솔이 조금 별로인듯 하여 대만 치약을 사다달라고 했는데, 5개씩이나 있어서 괜히 재산이 는 기분이었습니다.

 

화장실청소를 하는데, 동생이 도움은 안 줄 망정.... 세면대 위에 물을 잔뜩 튀기고, 흘리고.....

청소기로 집안 싹 돌리고 있는데, 제 방 안에서 쓰레기 휙휙 버려두고....;;;;

언니가 이렇게 일터에서 일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면서 안쓰러워 하지만 절대로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혹시 도와주려고 했는데, 워낙에 습관이 저래버려서 무의식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봐야겠죠?

같이 자고 일어나서 내일 아침 같이 씻을 때 화장실이며, 제 방이며 한 번 더 점검을 해야겠네요.

왜냐면 고용주님이 이 모습을 보시고, 굉장히 못마땅해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 집과 직장이 분리가 되지 않는건 너무 너무 힘든 일입니다!!!!

이번 일로 이 집에는 그냥 아무도 들이지 않고, 제가 나가는게 나은 것 같네요....

 

 

 

동생은 매콤한 떡볶이, 지안이는 간장 떡볶이......

두가지 음식을 동시에 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건... 정말 저와 다른 세계 사람들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요...

지안이는 음식이 식으면 절대 입에 대지 않고, 친동생은 배가 고파 징징 울어대니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런데 이와중에도 대충 만들어도 잘 먹어준 두 사람이 너무 고맙네요ㅜㅜ

 

동생이랑 지안이랑 셋이서 하루를 보내려고 했지만, 동생에게는 짧은 여행인지라 시간이 아까울 것 같아 따로 약속을 잡아 놀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안이 우리 동네에서 1시간이나 걸리는 닛포리라는 동네에 가서 고양이 카페를 가자고 며칠 전부터 약속을 하고, 지안이 어머니께 용돈까지 받은 지라 어쩔 수 없이 애 씻기고, 옷 입히고, 대충 필요한 짐 몇 개 챙겨서 2시에 나왔네요.....

 

혹시 제 글에서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한 시도 쉬지 않음이 느껴지시나요?

지금 간략하게 쓰는 중이라 잘 안 느껴지신다면 다시 말씀드릴게요.. 정말 풀노동이었습니다.

정말 대가없이 일하시는 어머니들 존경합니다. 아버지들은 분발하시구요......

 

 

네즈역에 도착했습니다.

네즈역 근처에는 '넨네코야'라는 고양이 카페가 있습니다. 꽤 유명한 곳인 듯 합니다.

 

https://goo.gl/maps/Q54fr7UKQEH2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볼면 좋을 듯 합니다.

 

'넨네코야'는 1층에는 카페를 2층에는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고양이를 총 5마리를 키운다고 하더라구요.

지안이는 전에도 여길 몇 번이나 와봤는 지, 항상 선물을 받고 집에 돌아온다며, 이번에는 본인이 주인아주머니한테 줄 선물을 갖고 왔습니다.

 

 

지안이와 제가 앉았던 자리입니다.

카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다락방같은 컨셉입니다. 아늑하니 좋으네요.

 

 

카레라이스를 시켰습니다. 이렇게 고양이데코로, 카레라이스, 토마토스파게티, 비프하이라이스(?!) 세 가지 종류가 식사메뉴입니다. 음료는 다양하게 있구요. 식사할건지 음료마실건지는 따로 정하면 되지만, 우리는 고용주님 따님덕분에 두세시간은 기본으로 있을 예정이라 예의상 식사를 주문했습니다......

 

 

고양이가 지안이에게 안 온다며, 슬픈 눈을 하고 풀이 죽어있으니 주인아주머니께서 직접 고양이를 지안이 앞으로 데리고 와주셨습니다.

 

 

이 고양이는 22살입니다.....

나이탓인지 꽤나 노련미가 있습니다. 애교도 부릴 줄 알고, 여기저기 한 바퀴씩 돌아주는 팬서비스도 겸비했네요.

 

지안이가 저보고 한 번만 만져보라고 사정사정하길래 딱 한 번 만졌는데, 뭔가 내심 서운한 눈빛이 담겨있었지만 저는 생명체에게 스킨쉽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도 재미없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구석에서 잠이 스르륵 들었네요.

한 10분동안 졸았는지 지안이가 화장실 어딨냐고 어깨를 흔들며 깨우길래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네요...ㅜㅜ

 

 

이 친구를 보니... 동병상련을 느끼네요... 내가 얹혀 살고 있는 집이라 일을 해야하고, 그치만 일은 하기싫고.....

 

 

하여튼 주인아주머니랑 가기 전에 잠깐 얘기를 나누었는데, 7월에 2주동안 서울을 다녀오신다며, 고양이 카페 사장님들끼리 커뮤니티가 있는지 미팅도 하신답니다. 한국에서 쇼핑을 많이 할 것이라며 말씀하셨는데, 쇼핑리스트는 전부 고양이 관련 악세사리....였습니다.

정말 친절하신 넨네코야 사장님 덕분에 나름 열심히 포스팅한거... 보이시나요?

 

 

 

이 동네가 우에노 근처라는걸 여기 와서야 알았네요. 내일 여기 근처 다시 올건데...헿

 

 

 

 

여기 다녀오고 정말 일찍 자고 싶었는데, 지안이는 엄마가 새벽한시쯤 들어오시는데 굳이 기다렸다가 잠들겠다며 때를 씁니다..... 그래서 지금 밤 12시 14분이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제 뒤에 침대에서 컴퓨터 게임하느라 키보드 타닥타닥 두들기고 있습니다.....

 

너무 지친 오늘 하루.... 정말 하루종일 지안이 친구와 같이 있는 날엔 그냥 집에만 있으려구요...

제가 미쳤었나봐요.... 왜 나갔을까요 ?

정말 약간의 미소조차 지어지지않는 주옥같은 토요일이었습니다.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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