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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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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시리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 하루하루가 소중하네요.

너무 소중한 나머지 제 자유시간 6시간 중 4시간을 낮잠으로 날렸습니다.

밤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생각때문에 깊은 잠을 들지 못 하는데, 가끔씩 이렇게 꿀잠을 자는 날이면 너무 개운하고 좋으네요.... 계속 이렇게 낮잠자는 습관으로 길들여지면 안 되는데 말이죠

 

  어제부터 그렇게 싸달라고 한 랜덤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볶은 참치김치, 참치마요, 매콤한 어묵볶음, 김가루랑 간 살짝한 밥입니다.

저 여기와서 참치마요 처음 해봤어요, 내가 만든 음식에서 편의점 삼각김밥 맛이 날 수 있음에 감동했네요.

다른 사람에게는 초간단 음식일지 모르겠지만, 정말 한국에서 계란후라이와 김치볶음밥 말고는 만들어보지 않은 저 기준으로 봤을 때 너무 신기합니다.

 

 

 이건 지안이 도시락이에요. 어젠 좀 더 큰 세덩이로만 쌌는데 오늘은 그보다 조금 작은 여섯덩이로 쌌어요. 학교마치고 설거지하려고 도시락을 열어봤는데, 주먹밥 모두 다 먹었더라구요

주먹밥 만드는게 꽤 귀찮은 일이긴 해도, 지안이가 잘 먹으니까 계속 싸주고 싶은 맘이 드네요.

 

아, 그리고 매운어묵볶음 주먹밥은 친구들이랑 벌칙 주먹밥으로 먹었다는데, 너무 매워서 혀가 아팠대요ㅋㅋ

그건 매운거 좋아하는 저한테도 너무 매운 음식이었는데, 오죽했겠어요..

그래도 진짜 맛있는 양념이라 한국에서 공수해온 특별 매콤 소스라서 저는 내일 떡볶이 만들어먹으려구요

 

 

이건 저의 아침밥으로 남겨놓은 것입니다.

지안이가 가고 나면 남은 밥으로 제 아침을 먹는데요..

상감마마와 궁녀가 따로 없습니다. 오늘 아침 주먹밥이 너무 좋았는지, 제 아침을 반 이상 다 먹어버렸네요.

영화 <광해>에서 보면 임금이 수라를 다 먹어버리면, 궁녀들이 먹을게 남지가 않는다던데... 

지금 도쿄에서 저는 수라간 궁녀가 된 기분입니다....

 

여기와서 절대로 먹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한국라면이었는데, 제 친구들이 선물해준 라밥...이 보이더라구요

라면이랑 밥이랑 같이 들어있으니, 덜 죄책감을 느끼려구요.

 

 

맛있게 맵다니 기대를 해봤습니다. 일단 가장 좋은건 여기다 물부어서 5분만 기다리고 따로 그릇에 덜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설거지 머신으로 살고 있는 저에게는 이런 제품이 정말정말 고맙네요

 

 

진짜,....진짜!!!! 맛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일본 특유의 심심하고 니글니글하기도 하면서 짭조름한 맛들만 먹다가, 이렇게 자극적으로 얼큰한 음식을 먹으니 오장육부가 싹 쓸어내려갈 정도로 시~~원합니다!

 

아, 이렇게 지안이가 가고 자유시간을 느낄 때쯤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듭니다.

친동생에게 내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더니, 제가 한국에 있을 때 평일 아침에 엄마한테 "나 병원가게 차로 데려다줘."라고 했더니, 엄마가 해주긴 하셨지만 세상 온갖 짜증 다 내면서 너가 뭔데 내 자유시간을 뺏냐며 억울해하셨습니다.... 저는 그 때 너무 웃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에게 아침드라마보면서 맥심 한 잔 타먹을 꿀같은 시간이었는데 말이죠... 흑흑흑

 

도쿄에 와서 지안이의 육아일기만 잔뜩 쓰고 갈 줄 알았는데, 정말 내 취미 외에 주변의 것에 아무 것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저의 '성장일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행복한 꿈도 간간이 꾸면서 꿀같은 잠을 자고 나니, 1시 반이네요....

그래도 나가기 전에 커피 한 잔은 사먹고 싶어 부랴부랴 준비를 합니다.

 

 

여기는 가라아게 전문점입니다. 가라아게는 한국 순살치킨이랑 같은 것인데, 편의점, 대형마트, 도시락집 어느 곳에나 팔지만 괜히 이런거 보면 여기서만 사고싶어집니다.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여기 들러 가라아게 사고, 닭강정을 해 먹어볼까합니다.

 

오늘은 엄청 더운 날이네요.. 니트였지만 나름 반팔티였는데, 곁땀이 좔좔...

 

 

그래도 오늘은 지안이의 영어학원과 피아노 학원이 있어서 하교 픽업 후에 또 시간이 남네요! 천천히 밀린 집안일을 해봅니다.

 

저녁에 오늘은 금요일이라며 지안이가 파티를 하자고 해서 소박한 파티를 준비해봤습니다!

오늘 저녁은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건데요.

 

 

 

알리오올리오의 핵심은 마늘이라 마늘을 엄청 많이 넣어봤습니다! 중간에 칵테일 새우도 몇 개 보이는데, 원래 저는 큰 새우를 넣고 싶었지만 지안상감마마님께서는 큰 새우는 징그러워 보기가 역겹나봅니다...

 

 

와인잔은 웃기지만 지안이가 파티일 때는 이렇게 와인잔에 포도주스를 부어서라도 있어보이게 해야한다며 세팅을 도와줬습니다.... 설거지는 제 몫이지만 말이죠^^

 

그래도 항상 알리오올리오가 만들기 쉽지만 맛을 내기가 가장 어려운 파스타라고 생각해서 긴장했는데, 나름 성공한 듯 합니다. 지안이가 웬 일로 맛있게 먹어주더라구요! 간식을 많이 먹었음에도!

 

 

설거지하다가 갑자기 깨졌습니다..

고용주님이 내일이면 오시는데, 미리 이실직고를 해야겠네요....

왜 힘조절이 안 되는 것일까요..

와인잔이 진짜 크리스탈잔과 100엔샵에서 산 잔이 따로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생채기가 난 잔은 제발제발 100엔샵에서 산 잔이길 기도해봅니다...

 

 

제가 발에 매니큐어를 바르는게 부러웠는지, 본인도 발라달라며 이렇게 발을 내미네요ㅋㅋ

제발 쇼파와 카페트에 묻히지 말라고 쫓아다니면서 부탁하지만, 부탁 다 소용없습니다.

애니메이션 하나 틀어주면 그냥 가만있더라구요.

괜히 정서상 안 좋을거 같아서 잘 안 보여주려고 하지만 저에게도 지안에게도 애니메이션은 포기할 수 없는 마약같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지안이가 애니메이션을 보는 시간엔 저도 조금 쉴 수 있으니까요....

 

 그 동안 일찍 재운다고 8시에서 9시에 잘 분위기 만들었는데, 지안이에겐 오늘이 불금이라 늦게까지 놀고 싶다며, 늦게 잘거라고 징징~해서 12시 반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네요. 나름 보상을 해줘야할 것 같아 편의를 봐줬지만, 제가 말려든 기분은 뭘까요?

 

그래도 첫 날 지안이는 엄마없이 저랑 단 둘이 잘 때 어색해서 같은 침대를 쓰고도 멀찍이 떨어져서 등돌리고 잤는데, 두번째 날부터는 같이 씻고, 밥먹고, 얘기하니 이젠 발도 턱 올리고, 자면서 제 목에 칼침(..;)도 놓는 여유가 생겼네요.

 

오늘은 정말이지 음식한 것 말고는 한 게 없네요...

내일은 친동생이 일본으로 놀러온다고 하니, 오기 전에 화장실 청소와 집안 청소를 싹 다 해놔야겠어요.

 

여자만 사는 집은 머리카락이 치워도 치워도 왜 쌓이는 거죠...?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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