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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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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 밤 핸드폰 만지다 결국 늦게 자버려 오늘 아침엔 일어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오늘은 뭔가 지안이에게나 언니에게나 맛있는 아침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저번에 배운 핫도그를 만들어봤습니다.

 

 

이상하게 파슬리만 뿌리면 되게 맛있어보이는 마법의 가루 같네요ㅋㅋ..

 

지안이가 맛있게 먹어줬으면 해서 정말 많이 기대했는데, 지안이가 몇 입 먹더니 안 먹습니다. 그래서 왜 안 먹냐고 물으니, 맛이 없다고 하네요... 순간 빡이 확 쳤습니다. 엄마가 만들어준 것과 똑같이 만들었는데, 맛이 없다고 하는건 엄마가 만들었을 땐 맛없어도 그냥 꾸역꾸역 먹는거고, 제가 만든건 당당하게 말해도 되는건가요?

어린아이 상대로 확 빡쳐서 저번엔 잘 먹었잖아? 라고 물으니, 그냥 별로야.. 이럽니다.

그러더니 자기가 전날 밤 미니 크레페를 만들어 놓은 게 있었는데, 저에게 먹으라고 선물을 줍니다. 마음은 예뻤지만 저도 치사한 어른 인간인지라 나도 맛없다고 복수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앞섰네요.

근데... 미니 크레페 맛있었어요......;;; 짜증...

 

언니가 지안이더러 왜 저번엔 잘 먹었는데, 왜 남겼냐고 묻자 저번에 엄마가 만들어줬을 때는 그냥 먹었지만 앞으로 소스같은거 얹지 말고, 소세지만 올려달라고 피드백을 했다네요. 그럼 나한테도 말을 해줬어야지..ㅡㅡ

 

하여튼 아침에 좀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이젠 밥 남긴다고 뭐 더 챙겨주진 않습니다.

뭐 더 챙겨주니, 계속 미슐랭 기준으로 맛평가를 하더라구요.

 

 

 

지안이를 데려다 주고, 저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오늘을 핫하게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부엌에 들어오니,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계십니다. 아침부터 왕거미님께서 행차하셨네요.

아침에는 거미를 죽이는 거 아니라고 하지만 저는 아침이든 저녁이든 저런 털많은 왕거미는 못 죽입니다...

결국 한 번 잡아서 멀리 보내려고 시도 한 번 하려다가 이 친구가 점프를 한다는 것을 알게 돼서 세상 쫄았습니다.

그래서... 너 운... 좋았다.. 한 번만 더 마주치면 진짜 죽일거다... 하며 그냥 가던 길 가라고 보내줬습니다.

 

 

다시 핫하게 시작해볼게요...

 

 

순대볶음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언니가 어제 저녁에 마침 집에 있던 냉동순대를 삶아서 반 정도 남겨놓으셔서 제가 요리해 먹으려구요. 저는 원래 내장을 즐겨먹지 않지만 유일하게 즐겨먹는 내장은 순대입니다.

 

 

원래 야채같은거 별로 넣는거 좋아하지 않지만, 나중에 볶음밥을 위해 양배추 정도는 썰어넣습니다.

아, 그리고 양념장은 지안이의 전 베이비시터 분이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정말 매운 양념장입니다. 저에게는 만능 소스나 다름없지요.

 

 

일단 마늘부터 볶습니다. 항상 요리할 때, 마늘 먼저 볶으면 괜히 맛있는 요리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양배추도 같이 볶아주다 물 조금 넣고, 양념장 크게 한 스푼 그리고 색내기 위해 고춧가루 두 스푼 정도 넣습니다.

 

 

얼추 순대볶음 같네요.

 

 

어제자 미스 함무라비를 보며, 신나게 식사하려구요. 아, 이 때 아마도... 8:45 AM 이었을걸요...?

 

아침부터 매운 요리 먹으니, 정말 즐겁습니다. 스트레스 확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마무리로 야무지게 볶음밥까지 클리어 했습니다.

 

 

이렇게 잘 먹고 한국드라마 한 편만 마저 더 보고,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 4화는 왜 이렇게 진도가 안 나갈까요? 뭔가 보려고 하면 항상 인터넷이 느리거나, 자꾸 제가 중간에 자버리네요...;;

 

네, 그래서 잠들었습니다. 먹자마자 9시 반부터 잠들었는데, 꿈을 세 편이나 꿨습니다.

 

집 안에 벌레가 들어와서 놀래 뒤로 자빠지는 꿈을 꿨습니다. 아까 거미를 보고 놀래서 이 꿈을 한 번 더 꾼 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민망한 꿈이고, 세 번째는 완전 드라마입니다.

 

저는 어느 시골집의 세자매 중 둘째 딸인데, 저를 되게 괴롭히던 아줌마가 로또 3등에 당첨된 것입니다. 그게 너무 얄미워서 당첨된 용지를 훔쳐서 태워버렸습니다. 근데 제가 훔쳐간 것을 되게 무서운 아저씨가 알게 되고 저더러 당첨된 용지 내놓으라고 엄청 협박을 합니다. 그런데 꿈 속에서 저의 아버지로 출연하신 분이 그건 타서 없어진 지 오래라며, 본인이 이번에 로또 1등에 당첨이 됐다고, 그걸 전부 그 무서운아저씨한테 준다는 겁니다.

그래놓고, 제가 아버지로 출연하신 분에게 물어봤죠. 어떻게 내가 태운걸 알았냐고, 제가 로또용지를 숨기는 걸 보고 뒤따라 갔더니, 불에 태우고 있던 걸 봤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감동받아 엉엉 울었습니다. 저의 명예때문에 1등 당첨된 로또를 엉뚱한 아저씨한테 주다니 말이죠..

네, 개꿈이 길었죠?

그냥 이 꿈 얘기 오늘 낮에 꾸고 꽤 감동적이어서 글로 남기고 싶었어요.

 

 

 

하여튼 눈을 떠보니, 2시 가까이 되어있네요.

참... 공부는 개뿔, 겁나 잤습니다.

 

하여튼 눈을 뜨고, 슬슬 지안이 픽업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다 쇼파를 보니, 아까 그 왕거미 친구가 부엌에서 쇼파까지 왔더라구요..... 이젠 정말 이대로 냅둘 수 없을 것 같아 청소기를 들고왔습니다.

 

그래서 점프하는 왕거미를 우여곡절 끝에 잡아서 청소기로 빨아들여서 가둬놨습니다.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잡고도 소름이 돋습니다.

 

 

 

바깥이 이렇게 하늘이 예뻤지만, 이렇게 예쁜 하늘도 한 달 내내 보니, 그냥 똑같아 보입니다.

벌써 감성 잃었네요...

 

 

지안이는 오늘 학원에 가는 날입니다. 그래서 저는 4시부터 6시까지 저의 자유시간을 가집니다.

 

오늘은 한 푼도 쓰지 않겠다 다짐을 했지만, 저는 돈까지 뽑으면서 썼습니다.

 

 

제가 먹고 싶은 것들을 사봤습니다. 오히려 일본에서 외식하는 것보다 장보는게 훨씬 쌉니다.

진짜 식료품들은 전부 저렴해서 계속 카트에 담게 되네요...;;

 

 

 

 

오늘은 카레를 만들어보려구요.

카레는 첫 도전인데, 다들 쉽다고 하지만 저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는데요.

 

일단 백종원 카레를 보니, 이렇게 당근과 감자를 채썰더라구요.

저는 깍둑 써는게 더 익숙하지만요. 그래도 친구가 이렇게 자르면 빨리 익으니까 좋다고 말해줘서 역시 백종원 선생님은 항상 일리있게 가르쳐주신다는 걸 마음에 새기게 되네요.

 

 

일단 버터에 양파를 볶았습니다. 양파를 꽤 오래 볶아야 하는데요. 양파 갈색을 띄우며 흐물흐물 해질 때까지 볶아야 한답니다. 이 과정을 '양파 카라멜라이징'이라고 한다네요.

 

 

전 고체카레 처음봐요...

사실 가루형 카레도 안 봤어요... 저는 3분 카레만 알아요....

 

 

 

양파가 다 볶아지면, 감자와 당근도 동시에 넣고 살짝 볶은 다음, 물을 머그컵 가득 한 컵 부어줍니다.

그리고 고형 카레를 넣는데요. 그냥 한 번에 다 넣어도 된다고 그랬는데, 저는 그냥 잘라서 넣었어요.

 

 

 

뭔가 얼추 색깔이 나왔습니다. 근데 너무 짜서 물을 계속 넣었네요.

그리고 다른 친구가 팁을 줬는데, 여기다 우유나 생크림을 부어주면 좀 부드러워 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조언을 듣고, 바로 우유를 반 컵 정도 넣었는데, 진짜 진짜 맛있어 졌습니다!!|!!

 

 

 

비쥬얼은 별로지만.... 나름 맛있는 한 끼 완성됐습니다.

지안이가 카레를 3그릇을 먹었습니다....;;;;


 

 

지안이에게 카레 맛있게 잘 먹어줘서 고마워! 그랬더니

츤츤거리며, 난 원래 카레 좋아해!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맛있다고 해주면 덧나니? 그랬더닠ㅋㅋㅋㅋㅋ

맛있어~♥

해주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얘가 아주 저를 갖고 놉니다. 지안이의 한마디에 서운해하고, 기분좋아지는건 우리가 많이 가까워 졌다는 걸까요?

 

 

 

오늘의 포스팅은 조잼의 삼시세끼네요...;;

 

내일은 정말 공부만 하느라 쓸 게 없어 안 쓰는 지경까지 이르는 블로그가 되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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