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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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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한 시작이었습니다.

 

아침에 언니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스트레칭을 하고 계시기에 제가 아침인사를 드렸더니, 낮은 목소리로, "응.." 이라 대답하십니다. 어제 지안이 혼내시고 나서 굉장히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주무셨지만 아침에 일어나셔서도 그 기분의 연장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뭔가 그 이후에 저랑 눈도 안 마주치시고, 냉랭한 상태를 유지하시며 출근준비를 하시더라구요.

지안이도 분위기를 읽었는 지, 조용히 알아서 일어납니다. 지안이와 저는 아침부터 수다를 떨면서 장난도 치고 분위기가 좋은데, 안방에서 뭔가 차가운 아우라가 거실까지 흘러와 지안이도 저도 엄청 쫄았습니다.

 

고용주님(너무 무서워 이번 포스팅에선 언니라는 호칭을 못 쓰겠네요....)이 출근하시면서 우리 인사도 들은 척도 안 하시고, 그냥 문을 쾅 닫고 나가시더라구요.

 

지안이와 저는 너무 무서웠지만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더 의지를 하게됩니다.

혹시... 고용주님의 노림수...?

 

 

지안이를 등교시키고 난 뒤, 저는 약속이 있어 최대한 빨리 집안일을 끝냅니다. 빨래도 널어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그 와중에 밥까지 해먹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죽을 것 같은데도 부지런히 일을 다 마치는 저의 모습에 스스로 너무 기특합니다.

 

집에서 대충 반찬 꺼내서 먹었네요. 주말동안 뭔가 식사다운 식사를 하지 못 한 것 같았는데, 뭔가 밥을 배부르게 먹지 않아도 일단 밥이 들어가니 든든하네요.

 

오늘의 약속은 네일스쿨에 다니고 있는 지혜를 만나는 날입니다. 요즘 네일스쿨에서 큐티클 제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저에게 배운걸 해보겠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손톱 관리 안 한 지 오래였는데 잘 됐습니다.

 

지헤의 네일스쿨 학원은 오모테산도에 있는데요. 안 그래도 오모테산도를 들른 김에 한 번 가고 싶었던 카페를 들릅니다.

 

 

오늘 간 카페는 SOLANA CAFE BY REC COFFEE입니다. 이따가 어차피 포스팅할거지만요.

 

오늘 일본어 능력자 지혜랑 같이 가서 오기 전에 궁금했던 질문과 답변을 쉽게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혜가 카페투어 중이라고 열심히 저를 어필해줘서 그 분이 여기까지 찾아와줘서 감사하다고 해주시네요.ㅎㅎ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추웠습니다. 바깥 날씨는 18도에서 20도라서 오늘은 거의 가을에 어울릴만한 옷을 입고 나갔네요. 그렇다고 추워서 따뜻한 라떼를 주문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원래 카페투어를 위한 카페방문엔 무조건 따뜻한 음료를 마시니까요.

 

 

커피를 들고, 지혜가 다니는 네일스쿨로 갑니다.

네일스쿨 프론트 뒤에 자습실이 따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언제든지 연습할 수 있게, 재료 또한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혜와 저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네일 연습을 했습니다. 보통 이렇게 자습?연습?을 할 때는 예약을 해놔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몇 팀 없더라구요. 서로 거리를 두고 연습할 수 있을 만큼 여유있었습니다.

 

 

한 두시간 조금 넘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큐티클 제거만 한건데요.

지혜는 두 번째로 해보는 거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어느 강도로 힘을 주고 잘라내야 하는 건지 몰라서 좀 느리고, 큐티클을 잘 잘라내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졌는지 과감하게 자르더라구요. 피도 몇 군데 터지긴 했지만 저는 원래 이런 감각에 둔해서 상관없었지만 지혜가 정말 미안해하더라구요.

그래도 뭔가 오늘 지혜가 큐티클 제거하는 감을 좀 잡았다고 하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만난 보람이 있네요! 그리고 손도 굉장히 지저분했었는데, 잘 정리를 해준 덕분에 오랜만에 깔끔한 손이 됐습니다.

 

 

어차피 원래 제 손 본 적들 없으셔서 별 감흥 없으시겠지만... 전 느낄 수 있기에... 제 기록용으로 남기는 것이니 그냥 지나치십시오....

 

 

지안이 하교 픽업을 할 시간에 맞춰서 돌아가긴 해야하지만 지헤랑 헤어지기 아쉬워서 우리는 오모테산도에서 시부야까지 수다떨면서 걸어갑니다. 이제는 이상하게 이렇게 조금이나마 걷는 시간이 있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집 안에 있으면 활동범위가 좁아 몸이 축축 쳐지기 때문이죠.

 

 

무사히 지안이 학교에 도착해서 지안이와 함께 집에 잘 돌아왔습니다. 지안이가 오늘따라 말을 잘 듣습니다. 피아노, 수학, 샤워, 저녁식사 등등 말하는 대로 딱딱 합니다. 물론 가끔 놀아주면서 해야 집중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평소에 비해서 쉽게 공부한 편입니다.

얘도 엄마 무서운 줄은 알고 있나 봅니다. 오늘 아침에 엄마 기분이 싸했는데, 이 것 마저도 안 해놓는다면 엄마가 인연을 끊거나 이성을 끊을까 두려워 열심히 합니다ㅋㅋㅋ

 

사실 저도 아침에 고용주님께서 화낸 것이 무서워 혹시 제가 실수한 것이 있었는지 반성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제 상식 선에서는 잘못한 게 없지만 고용주님 기준으로 기분이 상하셨을 수도 있으니까요.

뭐, 그냥 갑이시자 고용주님이시기에 포스에 눌려 무섭긴 했지만 저는 끝까지 모른척합니다ㅋㅋㅋㅋ 이럴 때엔 가만있는 게 상책입니다. 여태껏 같이 살았던 베이비 시터만 몇 명이신데 알아서 컨트롤 하시겠죠 뭐...

그래도 당분간 사려야겠습니다.

 

 

고용주님께서 돌아오시고, 많이 기분이 좋아지신 듯 합니다. 어젯 밤부터 감기기운이 있어서 몸이 굉장히 안 좋았다고 하시며 저녁엔 집 안 분위기도 좋아졌습니다.

고용주님은 역시 우리 집의 "날씨"이십니다.

하늘같으신 고용주님이 웃으시니, 우리도 웃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기분좋은 하루가 되셨으면 하네요ㅜㅜ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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