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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워킹홀리데이

도쿄, 워홀 D+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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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말 그대로 집에서 살았네요. 정말 쓸 말이 없지만 그래도 매일 블로그로 저의 기록을 남기는 것을 스스로 약속했으니 지켜보겠어요.

 

아침에 일어났다고 보기 힘들겠네요. 침대에서 기어 나온 시간이 낮 12시 정각이었으니까요.

도쿄에 와서 처음으로 이렇게 늦잠잔 것 같아요. 사실 중간에 계속 깼었는데, 아침 8시부터 바깥에서 고용주님과 지안이 막내 이모 그리고 이모 친구 분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시길래 굳이 문 밖으로 나가고 싶지않아 계속 침대에 있었어요.

저를 전혀 불편하게 하시지 않지만 제가 나가서 그 분들이 이야기 흐름이 끊길 수도 있으니까요ㅋㅋ..

사실 그냥 침대에 계속 눌러붙고 싶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제 못 다 쓴 블로그를 썼습니다. 왜 하루종일 집에만 있고 대화한 사람도 별로 없는데 블로그를 쓰는 시간이 한시간 이상 걸리는 걸까요? 그냥 이렇게 매일 노트북으로 쓰지 말고 그냥 모바일로 때때로 쓸까봐요.. 근데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로 한 번 해봤는데 그렇게 하니 그냥 하기가 싫어지더라구요.

 

오늘 아침에 산타클로스가 왔다 간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언니가 저를 위해서 요가매트를 선물해주셨습니다.

고용주님은 제가 여기에 처음 왔을 때, 저와 많은 얘기를 나누시다 이 곳에 있는 시간들을 헛되이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안이 케어하면서 자기 시간을 많이 쓰지 못할 수도, 유용하게 쓰는 건 모두 자기 재량인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말이 백 번 옳은 말씀이셨죠.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하니, 식사, 수면, 공부, 운동 등등을 밸런스있게 지켜나갔으면 좋겠다고 하니 언니가 공부하는 방법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운동들을 많이 추천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했었는데, 언니가 그 모습이 보기 좋으셨는지 한 달된 기념 선물로 요가매트를 선물해주셨어요ㅠㅠ

 

이렇게 잘 해주시는데, 고용주님을 위해 현재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에 대해 심히 고민이 됩니다...

맡은 바에 최선을 다 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겠죠?

 

 

아주 맘에 듭니다! 저 태어나서 처음으로 요가매트 가져봅니다ㅋㅋㅋ

 

 

이렇게 침대 옆에 두고, 매일매일 스트레칭을 해야겠습니다!!!

 

 

 

지안이는 오늘 한시가 넘어서 일어났습니다. 아마도 어제 디즈니씨를 다녀와 여독이 풀리지 않았나봅니다. 지안이가 일어나고 나서 같이 과자먹으면서 드라마도 보고, 만화도 봅니다.

배가 고파 요근래 가장 먹고싶었던 비빔국수를 해볼까 합니다. 이제는 일본음식은 하나도 안 먹고싶고, 한국음식만 찾게되네요.

 

 

소면이 되게 짧고, 얇습니다. 오늘 달걀 하나 삶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어제 막내이모가 사다놓으신 반숙 계란이 있어서 이걸 쓰면 딱일 것 같네요.

 

오늘 소스를 만들 때, 김치 약간, 간장, 설탕, 고춧가루, 참기름, 고추장, 식초를 넣어서 만들었는데, 저는 왜 이렇게 양조절을 못 할까요?ㅋㅋㅋ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어서 고추장 맛만 나는 소스를 언니가 매실액과 식초를 더 넣어 살려주셨어요... 면만 제가 끓였지, 거의 반 이상은 언니가 한 셈입니다.

언니한테 맛있는 비빔국수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지만 실패했네요...;;

 

 

왜 이렇게 조금만 먹냐구요...? 면을 분명 세 개를 삶았는데, 지안이꺼는 참기름과 간장에 따로 비벼서 만들어주다 지안이 국수를 더 많이 넣어버려서 언니와 저는 이렇게 소량만 남았네요...

그래서 더 삶았습니다.... 사진엔 저 양일 뿐이에요.

언니가 옆에서 같이 간도 봐주시고, 도와주셔서 맛있는 비빔국수로 탄생했습니다.

저는 짜고 매운 음식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다 먹고 나서 지안이와 함께 신나게 베개싸움을 했습니다.

지안이가 먼저 제안한 게임이지만 오늘 배부르게 비빔국수도 먹었겠다 앞으로 바깥으로 나갈 계획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지금 이 때가 가장 많이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 최선을 다 해 베개싸움을 했습니다.

지안이는 몇 번이나 저에게 강력한 스매싱을 맞고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덤볐습니다. 뭔가 베개로 때리는 건 재밌지만 이 오뚝이 근성이 저를 항복하게 만드네요.

결국 한 시간이나 지안이와 베개싸움을 하고 항복은 제가 했습니다.

물론 지안이가 거의 저한테 얻어터졌지만요ㅋㅋㅋ

 

 

 

오늘 이 베개들이 터진 것 같은 이 기분은 뭐죠...?

 

 

지안이는 꼭 놀면 자기가 치울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어질러 놓습니다ㅋㅋㅋ.... 돗자리를 집 안에 깔라고 제가 선물해준게 아닌데요....?

 

돗자리하니까 생각이 나네요. 피크닉할 때, 예쁜 돗자리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제가 쓰고 싶기도 하고, 지안이와 언니, 저 셋이서 같이 피크닉가면 좋을 것 같아 2주차에 로프트에서 구입해서 지안이에게 선물을 했는데요.

돗자리가 영어로 뭔 지 도무지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그래서 친동생 조혜연이랑 같이 돗자리가 뭘 까 엄청 고민하다 결국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이상하게 전혀 상관이 없는 blanket(담요)만 머리에 맴돌 뿐이었어요...

 돗자리는 영어로 Mat였습니다....;;; 이 쉬운 매트가 생각이 안 났네요.

딱 보고, 아~ 하고 탄성을 나왔지만 아마 사전을 안 찾아봤으면 저는 절대 몰랐을 겁니다.

이럴 때보면 한국어가 참 표현이 좋습니다. 돗자리만큼 딱 입에 착착 붙는 게 없어요. 물론 제가 한국인이라 그런거겠지만요.

 

하여튼 저 돗자리는 지안이의 수학문제를 다 풀고나서야 접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가한 주말에 수학 문제가 너무 풀기 싫었던 지안이는 엄청 산만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하기싫으면 하지마. 지안이 할 일이고, 지안이 스스로와의 약속이야. 이 한 마디에 알았어.. 하면 되잖아... 하면서 열심히 수학문제를 풀더라구요.

수학문제 채점할 때, 틀린 문제가 있으면 엄마 눈치를 엄청 봅니다. 엄마가 주변에 있으면 정말 제 말을 잘 듣습니다. 정말 어이없는 게 엄마가 옆에 있으면 밥도 다 잘 먹습니다...;;;

그렇다고 언니가 엄청 지안이에게 눈치를 준다던지 무언가를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하기 싫으면 안 시키고, 스스로 할 수 있게끔 유도하시는데 가끔씩 엄마가 차가워지는 눈빛을 보면 지안이는 세상에서 그 눈빛이 가장 무서운 것 같습니다.

 

 

이제... 저도 공부를 해야겠죠....? 정말 인터넷 강의 듣기 시작하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계속 할 수가 있는데, 강의 들으려고 자리에 앉기 직전이 가장 힘듭니다..

 

나날이 배울 수록 알아야할 것이 많아지지만 모두 실생활에 쓰는 말이라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겠네요.

 

지안이와 언니는 오늘도 막내이모와 이모친구와 함께 시부야에서 저녁을 약속해서 나갔습니다.

또 저 혼자 집에 있네요. 전 참 이 순간이 좋습니다. 그래서 뭔가 쪽잠을 잤습니다. 쪽잠이 길었네요. 2시간은 잔 듯 합니다.

 

 

 

일어나서 뭔가를 먹어야하는 기분이 들어 쿠지라이식 라면을 한 번 끓여볼까 합니다.

쿠지라이식 라면이 유튜브에 많이 있길래 도대체 이게 뭔가 찾아봤는데, 만화에서 쿠지라이 선배가 끓여먹는 라면 레시피인데, 국물이 없는 라면을 끓이는 거랍니다.

어차피 제가 먹을 라면은 불닭볶음면이라 국물이 없는 라면이지만 한 번 끓여보겠습니다.

 

 

후라이팬에 머그컵 기준으로 한 컵 정도 되는 물을 넣고, 물이 팔팔 끓이면 면을 넣습니다. 면을 1분 정도 살살 풀어주고, 그 위에 소스를 부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운데에 달걀을 넣으면 됩니다.

 

 

저는 스트링 치즈도 넣었습니다.

 

뚜껑을 덮고 1분 정도 약불로 두니 치즈와 계란이 살짝 익었습니다.

상당히 맛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자주 해먹어야겠습니다.

 

 

 

오늘은 블로그에 쓸 내용이 거의 없는 하루였지만(항상 별 얘기는 없었죠..^^*), 저 개인적으론 행복한 날이었네요.

그리고 블로그 뿐만 아니라 수첩에 하루 스케쥴이나 감정 등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려구요. 한국에 있을 땐 회사에 다니고, 여기 치이고 저기 치여서 가끔씩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요. 여기에 오니 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더라구요. 그래서 더 저 자신에게 집중해볼까 합니다.

 

 

 

모두들, 오야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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